검색결과 총 18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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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4대 그룹, '피지컬 AI'로 간다…로봇 투자 전면전 돌입
[이코노믹데일리] 국내 4대 그룹이 로봇 산업을 미래 전략사업으로 낙점하고 투자를 가속화하고 있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전자에 이어 SK그룹까지 산업용 로봇과 인공지능(AI) 기반 휴머노이드 개발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제조 자동화부터 생활 서비스, 범용 인공지능까지 산업 지형의 주도권을 둘러싼 본격 경쟁이 시작됐다. 각 그룹은 직접 인수 또는 전략적 제휴 등 서로 다른 방식으로 기술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글로벌 기술 변화에 발맞춰 범용 인공지능(AGI) 시대를 대비하는 전략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7일 업계 관계자는 “로봇 산업은 이제 더 이상 기술 실험의 단계가 아닌, 실제 수요 기반의 상용화 단계에 진입하고 있다”며 “삼성·현대차·LG·SK 등 국내 대기업이 확보한 로봇-AI 결합 기술이 향후 글로벌 산업 생태계에서 핵심 경쟁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SK그룹은 지난 1일 계열사인 SK온을 통해 산업용 로봇 기업 유일로보틱스의 지분 23%를 확보할 수 있는 콜옵션 계약을 체결했다. 콜옵션은 SK온 미국 법인 SK배터리아메리카가 유일로보틱스 최대주주인 김동헌 대표의 보유 지분을 주당 2만8000원에 5년 내 인수할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한다. 현재 SK온은 유일로보틱스 지분 13.4%를 보유한 2대 주주로 옵션이 실행되면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직접 인수 가능성을 열어둔 유일로보틱스 외에도 SK는 전략적 제휴 방식의 투자도 병행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산업용 로봇 제어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 씨메스에 지분 투자해 2대 주주 지위를 확보했다. 2017년에는 물류 자동화 전문기업 에스엠코어를 인수해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을 확장하고 있다. 가장 최근인 지난 1월에는 SK텔레콤의 로봇 연구 조직을 서울 을지로 본사로 이전해 그룹 차원의 기술 상용화 체계를 구축했다. 유일로보틱스는 국내에서 직교, 다관절, 협동로봇을 모두 생산할 수 있는 드문 기업이다. 지난해부터 삼성전자 출신 인재들을 중심으로 휴머노이드 전담 연구소를 신설했고 모바일 듀얼 암 시스템 개발을 핵심 과제로 설정한 상태다. 유일로보틱스의 기술은 이미 미국 조지아주에 위치한 SK온의 배터리 공장 자동화 시험에 투입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2023년 로봇기업 레인보우로보틱스와 콜옵션 계약을 체결한 뒤 같은 해 말 2675억원을 투입해 지분 35.2%를 확보하고 최대주주에 올랐다. 오는 2029년까지 지분을 60%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직접 인수 전략에 해당한다. 삼성은 오준호 KAIST 명예교수를 단장으로 영입해 미래로봇추진단을 신설했다. 현재는 가정용 이족보행 로봇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2020년 미국의 보스턴다이내믹스를 11억 달러(약 1조3600억원)에 인수한 이후 스마트팩토리 시스템에 로봇을 도입하고 있다. 미국 조지아주 메타플랜트 아메리카에는 약 200대의 자율이동로봇(AMR)과 사족보행 로봇 ‘스팟’이 배치돼 있다. 향후에는 이족보행 로봇 ‘아틀라스’도 공정에 투입될 예정이다. 현대차는 로보틱스 기술을 자율주행차, 물류, 의료 서비스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다. LG전자의 경우 전략적 제휴와 직접 인수를 병행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산업용 로봇 제조사 로보스타의 최대주주에 올라 제조 역량을 확보했고 자율주행 로봇 기업 로보티즈, 웨어러블 로봇 전문 기업 엔젤로보틱스에도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특히 지난해 1월에는 AI 기반 자율주행 서비스 로봇 기업 베어로보틱스의 지분 51%를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하며 로봇 사업을 생활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다. 이처럼 국내 4대 그룹이 로봇 사업에 공을 들이는 배경에는 생성형 AI와 결합한 지능형 로봇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로봇연맹(IFR)에 따르면 글로벌 로봇 시장은 2021년 332억 달러에서 2026년 741억 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생성형 AI와 AGI 기반의 로봇이 가까운 미래에 상용화되면서 산업용에서 가정용까지 로봇 시장의 외연이 급격히 확장될 것”이라며 “4대 그룹이 선점 경쟁을 벌이는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고 설명했다. 특히 AI가 인간의 물리적 활동을 대신하는 ‘피지컬 AI’ 개념이 부상하면서 단순한 반복 작업을 넘어 복잡하고 비정형적인 업무까지 수행 가능한 휴머노이드 개발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CES 2025 기조연설에서 “AI가 물리적 세계에 작용하는 시대가 도래했다”고 강조한 가운데 SK 최태원 회장도 현장에서 피지컬 AI에 대한 논의를 나눈 사실이 알려진 바 있다. 김정원 한국로봇산업진흥원 선임연구원은 “AI 기반의 휴머노이드는 산업뿐 아니라 생활, 방위, 물류 등 다양한 영역에서 인간의 역할을 대체하거나 보완할 수 있는 구조”라며 “대기업 중심의 수직계열화 전략은 초기 시장 주도권 확보에 매우 효과적인 방식”이라고 분석했다.
2025-04-0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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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210억 달러 美 투자에 숨은 전략…'수소 생태계' 선점 노린다
[이코노믹데일리]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에 단행한 210억 달러 규모의 투자에 수소 생태계 조성이라는 중장기 전략이 포함돼 있다는 해석이 산업계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전기차 생산 확대, 부품·철강 현지화, 인공지능(AI)·로보틱스 강화 등을 명시하면서도 그 이면에 미국 내 수소 기반 상용 모빌리티 플랫폼 선점이라는 의도가 숨겨져 있다는 분석이다. 정의선 회장은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백악관 행사에 참석해 오는 2028년까지 총 210억 달러(약 31조원)를 미국에 투자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투자 범위는 조지아주 메타플랜트 전기차 공장 확대, 루이지애나 제철소 건설, 물류·철강 공급망 강화, 미래 에너지 인프라 구축 등을 포괄한다. 이러한 가운데 업계는 이번 투자에 포함된 ‘에너지 인프라 분야’가 수소 생태계 확장의 전초전이 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수소 생태계는 단순히 수소차 생산을 넘어 수소의 생산-운송-충전-활용-재활용까지 연결되는 전주기 산업 구조를 의미한다. 이는 단일 제품이 아니라 하나의 산업 지형을 설계하는 문제로 누가 먼저 표준과 인프라를 설계하느냐가 향후 수소 산업의 주도권을 좌우한다. 현대차가 미국에서의 실증 및 상용화를 서두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현대차는 이미 조지아주 공장 내 부품 물류에 수소전기트럭을 상용 투입하고 있으며 캘리포니아 항만에는 항만운송용 수소트럭 30대를 공급해 상업 운행 중이다. 수소트럭 운영 주체는 현대글로비스지만 해당 지역 이동식 수소충전소 구축 및 인프라 실증 프로젝트는 현대차그룹이 참여하고 있다. 이를 통해 미국 내 수소 모빌리티의 실효성과 경제성을 직접 검증하며 향후 확대 적용 가능성을 탐색 중이다. 현대차의 수소전담 브랜드인 ‘HTWO’는 수소 생산부터 활용까지 전 주기를 포괄하는 통합 밸류체인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단순한 차량 판매가 아니라 충전소 설치, 연료전지 시스템, 유지보수 서비스, 금융 상품까지 묶은 B2B 수소 모빌리티 솔루션을 구축 중이다. 현대차는 이를 기반으로 오는 2030년까지 북미 누적 수소 상용차 판매 1만2000대라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지난달 진행된 정기 주주총회에서 정관에도 ‘수소사업 및 관련사업’을 사업목적으로 명시하며 그룹 내 수소사업의 위상을 제도적으로 격상시키기도 했다. 이번 정관 개정은 상징적 수준이 아닌 실질적인 전략 전환을 뜻한다. 또 현대차는 사업보고서를 통해서는 “HTWO 브랜드를 중심으로 진정한 엔드 투 엔드 솔루션을 제공하는 수소 생태계를 구축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단순한 기술 개발 단계 수준에 머물러 있는 수소사업을 그룹의 미래 에너지 전략의 핵심 축으로 자리매김시키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에너지 모빌라이저 전략 역시 전기차(EV)와 함께 수소 밸류체인을 양축으로 설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수소는 이제 그룹 차원의 주력 사업으로 해석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이 미국에서 수소 생태계 구축을 노리는 이유는 미국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이후 수소 관련 보조금, 세제 혜택, 인프라 투자 등을 대폭 확대하고 있어서다. 수소 1kg 생산 시 최대 3달러까지 세액공제가 가능하고 지역 수소 허브 구축이 연방 차원에서 추진되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수소 생태계 실증과 사업화를 병행할 수 있는 최적지로 평가된다. 기술 평준화, 공급망 과부하, 가격 경쟁 심화 등으로 인해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는 가운데 수소 기반 상용 모빌리티는 아직 시장 초기 단계로 경쟁자 부재의 ‘전략적 블루오션’으로 평가된다. 글로벌 완성차 시장이 EV를 중심으로 경쟁 과열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차그룹은 이 시장에서 먼저 생태계를 구축함으로써 수소 산업의 기술·인프라·운용 표준을 선도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수소 생태계는 단기 수익보다는 중장기 구조 설계가 핵심이다. 충전소 구축, 유통망 확보, 연료전지 부품 안정화 등 해결할 과제도 많지만 한 번 설계한 생태계는 진입장벽이 높고 후발주자에게는 불리하다. 현대차는 이러한 구조적 특성을 이해하고 먼저 깃발을 꽂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정관 개정, 수소전담 브랜드 독립, 북미 실증 확대 등은 모두 그 일환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투자를 통해 현대차가 전기차 경쟁 과열 국면에서 수소 상용차라는 블루오션에 전략적으로 진입하고 있으며 미국이라는 정책·수요·보조금 기반의 시장에 선제적 거점을 구축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 기업 대부분이 배터리 전기차에 집중하는 사이 현대차는 수소라는 틈새시장을 구조화해 나가는 중이다. 나아가 모빌리티를 넘어 에너지 플랫폼 기업으로의 변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수소 생태계는 아직 완성된 산업이 아니지만 지금 움직이는 기업이 생태계를 설계할 수 있는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된다”며 “현대차는 단순한 차량 제조사를 넘어 에너지 플랫폼 기업으로 변모하려는 전략을 실행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2025-04-01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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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31조원 미국 투자…전기차부터 AI까지 미래시장 '정조준'
[이코노믹데일리]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 내 생산 거점 확장과 미래 산업 역량 강화를 위해 오는 2028년까지 총 210억 달러(약 31조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 관세 정책을 비롯한 미국 통상 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면서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전환기에 선도적 위치를 확보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24일(현지시간) 현대차그룹은 자동차, 부품·물류·철강, 미래 산업 및 에너지 분야를 아우르는 21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의 생산 능력을 기존 30만대에서 50만대로 늘리고 앨라배마·조지아 등 기존 공장 현대화를 통해 미국 현지 연간 생산 능력을 120만대까지 끌어올리는 것이다. 나아가 루이지애나주에 270만톤(t) 규모의 전기로 제철소 건립도 추진한다. 이는 저탄소 고품질 자동차 강판을 미국 내에서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도록 해 관세 및 공급망 리스크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부품·물류 부문에서도 총 61억 달러를 투입해 부품 현지화율을 높이고 전기차 핵심 부품 조달 체계를 강화한다. 현대차그룹은 미래 산업 부문에서도 63억 달러를 투자한다. 여기에는 자율주행차 개발을 위한 미국 자율주행기술 회사 웨이모와의 협력, 엔비디아와의 인공지능(AI) 및 ‘소프트웨어 정의 자동차(SDV)’ 분야 공동 프로젝트, 보스턴다이나믹스의 지능형 로봇 개발, 슈퍼널의 도심항공교통(AAM) 기체 상용화 계획 등이 포함된다. 에너지 인프라 측면에서는 원자력, 재생에너지, 전기차 충전소 확대 등에 대한 투자도 병행된다. 국내 투자도 역대 최대 규모로 이뤄진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총 24조3000억원을 국내에 투자할 계획이다. 특히 전동화 전용 공장 설립, 자율주행·AI 등 미래 기술 연구개발(R&D), 전기차(EV) 인프라 확충 등에 자금을 집중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의 대규모 국내외 투자는 글로벌 불확실성 속에서도 미래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다지기 위한 전략적 결단”이라며 “과감한 투자와 기술 내재화를 통해 인류를 위한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2025-03-25 09:3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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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미국 첫 제철소 건설 추진...글로벌 철강 기지 확장
[이코노믹데일리] 현대제철이 현대자동차그룹의 글로벌 전략에 발맞춰 미국에 첫 제철소를 건설하며 철강 산업 기지 확장에 나선다. 이는 미국 현지에서 자동차용 강판을 직접 생산해 모회사 현대차그룹과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구축하려는 장기적 계획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현대제철의 첫 해외 제철소는 조 단위의 대규모 투자가 예상된다. 성공적으로 가동된다면 철강 업계 부진을 타개할 돌파구가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재윤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13일 “해외 생산을 적극적으로 늘려야 하는 상황으로 경영 환경이 바뀌어 가고 있다”며 “철강 보호무역주의는 계속 심화되고 있고 국내에서 내수 여건이 안 좋아지면서 일정량의 밀어내기 수출을 해야하는데 수출 환경도 안 좋아지다 보니 현지 진출에 대한 적극적인 검토가 계속 있어왔던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현대제철은 현재 인천, 당진, 포항 등 국내 3곳의 제철소에서 쇳물을 생산하고 있다. 해외 생산 기지는 없는 상태로, 자동차용 강판은 충남 당진제철소에서 전량 생산해 현대차 및 기타 완성차 업체에 공급하고 있다. 이번 미국 제철소 건설은 현대제철이 해외에서 처음으로 제철소를 운영하게 되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이 미국 내 자동차 생산을 확대하는 가운데 현대제철이 자동차용 강판을 현지에서 직접 생산해 현대차그룹의 공급망을 강화하고자 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현재 현대차그룹은 미국 앨라배마주와 조지아주에서 완성차 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연간 약 120만대의 자동차를 생산 중이다. 특히 조지아주에 위치한 전기차 공장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의 본격 가동을 앞두고 있어 강판 조달 수요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번 투자 계획은 미국 내 자동차 생산 생태계를 강화하려는 현대차그룹의 전략과 궤를 같이한다. 현대제철은 그간 ‘스틸서비스센터(SSC)’를 통해 강판을 가공해 현대차그룹의 해외 공장에 공급해왔다. 현지 제철소가 설립되면 관세 장벽과 물류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이는 북미 시장에서 현대차그룹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는 발판이 될 것이다. 또 현대제철의 미국 제철소는 전기차와 같은 친환경차 시장 확대에 대비하는 데 중요한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전기차 배터리의 열 관리 시스템은 경량화와 고강도를 동시에 요구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미국 현지에서 이러한 기술력을 실현할 경우 현대제철은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강력한 경쟁 우위를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 현대제철의 자동차 강판 글로벌 판매 비중은 2021년 16%, 2022년 17%, 2023년 18%로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현대제철의 품질이 글로벌 완성차 제조사들에게 신뢰를 얻고 있음을 나타낸다. 전문가들은 미국 제철소를 통해 북미 시장에서 추가 고객사를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하고 있다. 무엇보다 북미 시장은 철강업계에서 떠오르는 시장이다. 이재윤 연구위원은 “미국은 다른 철강 선진국과 다르게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유망한 시장”이라며 “일본제철이 US스틸을 인수하려고 했던 것도 그 같은 맥락”이라고 말했다. 현대제철이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서는 배경에는 최근 철강업계의 악화된 실적도 자리 잡고 있다. 국내 건설 경기 침체와 중국산 저가 철강재 유입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며, 현대제철의 영업이익은 2022년 1조6165억원에서 2023년 7983억원으로 절반가량 감소했다. 올해는 3000억원대로 더 축소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실제 최근 악화된 경영 상황에 따라 현대제철은 감산 조치에 나섰다. 인천 2철근 공장은 13일부터 27일까지, 포항 철근공장은 22일부터 31일까지 가동을 중단한다. 이미 인천 소형공장은 지난 9일부터 생산 라인을 멈춘 상태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국내 건설 경기 침체로 철근 수요가 급감해 감산을 결정했다"며 "1월에만 약 7만 톤 규모의 감산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제철소의 생산 방식으로는 탄소 배출량이 낮은 전기로 활용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전기로는 고로 대비 탄소 배출량이 적지만, 높은 전기료가 단점으로 꼽힌다. 그러나 미국의 산업용 에너지 가격이 한국보다 낮아 전기로 운영의 경제성을 기대할 수 있다. 연간 생산량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조 단위 투자 규모를 감안할 때 최소 수백만톤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제철의 미국 제철소 건설은 철강업계의 전환점을 만드는 시도가 될 전망이다. 관세 장벽을 넘어선 경쟁력 확보, 친환경차 시장에 대응한 기술 개발, 그리고 북미 시장에서의 확장 가능성 등 다각적인 효과를 노리는 이번 프로젝트는 현대제철의 글로벌 위상을 한층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현대제철이 북미 시장에서 안정적인 생산 기지를 확보하면 글로벌 자동차 강판 시장에서 강력한 입지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 철강업계 전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2025-01-14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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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앞으로 이뤄낼 혁신 강조…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 방문
[이코노믹데일리] "우리가 함께 이루어 내고 있는 혁신과 불가능한 도전들을 돌파해 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감명을 받았습니다. 우리의 여정은 지금까지도 훌륭했습니다. 하지만 진정한 최고의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습니다."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회장이 12일(현지시간) 그룹의 대표 혁신 거점인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에서 진행된 타운홀미팅에서 임직원들에게 이같이 말했다. HMGICS는 싱가포르 서부 주롱 혁신지구에 위치해 있으며 2023년 11월 준공해 아이오닉 5, 아이오닉 6, 자율주행 로보택시를 생산하고 있다. HMGICS의 새로운 도전과 성취에 대해 임직원들에게 감사를 표하는 동시에 앞으로 이루어 낼 혁신에 대한 기대를 표명한 것이다. 이와 함께 또 다른 도전의 역사를 써 내려갈 현대차그룹의 가능성에 대한 자신감과 그룹 인재들에 대한 신뢰의 의미도 담고 있다. 타운홀미팅에는 장재훈 사장, 정준철 제조부문 부사장, 박현성 HMGICS 법인장, 알페시 파텔 HMGICS 정보기술 최고 책임자(CIO) 등 경영진들과 300여명의 임직원이 참석했다. HMGICS 타운홀미팅은 정의선 회장이 직접 제안했다. 준공 1주년을 맞아 소프트웨어 중심 공장(SDF)으로의 전환 등 새로운 도전을 펼치고 있는 직원들과 수평적이고 열린 소통을 통해 비전을 공유하고 신뢰를 강화하기 위한 차원이다. HMGICS는 현대차그룹이 지능형, 자동화 제조 플랫폼 기반 ‘기술 혁신’, 다품종 유연 생산 시스템 중심 ‘제조 혁신’, 고객 경험 기반 판매 모델 구축 등 ‘비즈니스 혁신’을 바탕으로 인간 중심의 미래 모빌리티를 연구하고 실증하는 테스트베드다. 현대차그룹이 미래 사회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미래 모빌리티 퍼스트무버로 나아가는데 필요한 연구·생산·비즈니스 혁신을 가속화하기 위한 곳이다. 특히 인공지능(AI), 정보기술(IT), 로보틱스 등 첨단기술을 융합한 인간 중심의 제조 시스템을 개발 및 실증하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이 제조 플랫폼은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비롯 국내외 전기차(EV) 전용공장에 단계적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이날 타운홀미팅은 HMGICS 300여 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시작됐다. 타운홀미팅은 HMGICS 전 직원들로부터 취합한 질문과 현장 즉석 질문들로 진행됐다. HMGICS의 전략적 역할, 미래 비전, 싱가포르에 HMGICS를 설립한 배경부터 직원들에 대한 조언, 일상적 내용까지 다양한 질문이 쏟아지며 2시간가량 이어졌다. 타운홀미팅을 마련한 이유에 대한 질문에 정의선 회장은 “여러분이 지난 1년간 보여준 열정과 성과를 잘 알기에 꼭 직접 방문해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었다”며 서두를 열었다. HMGICS는 그룹 최초 모빌리티 혁신 글로벌 허브로서, 가동 후 1년간 혁신적인 제조 기술을 발빠르게 검증하고 실제 공장에 적용될 수 있도록 실체화하는 등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정의선 회장은 "빠른 변화 속에서 HMGICS의 정확한 역할이 무엇이며, 현대차그룹 비전과는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등 궁금해하는 사안들에 대해 솔직하게 소통하기 위해서 타운홀미팅을 제안했으며, 같은 목표를 향한 공감대를 만들고 미래를 향한 여정을 함께 하는 중요한 일원으로서 자긍심을 높이는 시간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HMGICS 설립 배경에 대해서도 상세히 설명했다. 정의선 회장은 "HMGICS에 대한 구체적인 구상은 2018년에 시작했다. 미래를 미리 대비하기 위해서는 현재를 넘어서 혁신적인 플랫폼을 만들어야 한다는 고민이 컸다. 더욱 다양해질 모빌리티 니즈에 맞춰 연구와 생산을 진행할 수 있고, 그룹 내 다양한 부문과 적극 소통하면서 민첩하게 도전하며 성장할 수 있는 테스트베드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HMGICS라는 최적의 답을 찾았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 중장기 전략 속 HMGICS의 역할과 의미에 대해서는 현대차 장재훈 사장이 답변했다. 장재훈 사장은 "2030 전략은 우리가 모빌리티 뿐만 아니라 에너지 분야에서 능력을 갖추고 균형 있게 성장하기 위한 전략이며, HMGICS는 모빌리티, SDF, 에너지 분야를 한 공간에서 실증할 수 있는 거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울러 정의선 회장은 싱가포르에서 가장 인상깊은 장소, 미래 리더로 성장하기 위한 조언 등 직원들이 궁금해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진솔하게 얘기했다.
2024-12-13 10:4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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