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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이사철인데 금리인하까지... 서울 아파트 전세 부담 가중
[이코노믹데일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인하하면서 부동산 시장의 전세난이 가중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서울에서 시작된 전세난이 경기·인천 등 수도권 일대로 전세난이 확대될 것으로 보여 세입자의 주거비 부담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금통위는 이달 11일 서울 중구 한은에서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5%에서 0.25%포인트 내린 연 3.25%로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금통위는 2021년 8월 0.75%로 금리를 올린 뒤로 쭉 인상 기조를 이어갔다. 2023년 1월 3.5%까지 인상한 뒤로 지금까지 13회 연속 동결했다가 이번에 내린 것이다. 이날 금통위의 인하 결정으로 한국과 미국의 금리 격차(한국 3.25%·미국 4.75∼5.00%)는 1.75%포인트로 벌어졌다.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문에서 "물가상승률이 뚜렷한 안정세를 보이는 가운데 정부의 거시건전성 정책 강화로 가계부채 증가세가 둔화하기 시작했다"며 "외환시장 리스크도 다소 완화된 만큼 통화정책의 긴축 정도를 소폭 축소하고 그 영향을 점검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선 최근 대출 규제 강화로 매수를 미루고 임대 시장에 눌러앉는 수요에 이번 금리 인하가 겹치면서 전셋값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 전세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금리 인하로 전세물건 품귀현상이 심화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세가 73주째 이어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0월 첫째 주(7일 기준)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전셋값은 0.10% 오르며 73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에 대해 한국부동산원은 서울 전셋값은 역세권 및 대단지 등 선호단지 중심으로 임차수요 꾸준하고 거래 희망가격 상향 조정되나, 일부 단지에서 전세가격 상승 부담 등으로 거래 주춤하며 전기 상승세 유지했다고 밝혔다. 전세물건도 감소하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2만9460건으로 집계됐다. 올 초에 3만5000여건 수준을 유지하던 매물이 감소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전셋값이 급등하고 있다. KB부동산 통계를 보면 지난 8월 서울 아파트의 3.3㎡당 전세 가격은 평균 2442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2년 12월 이후 20개월 만에 최고치다. 이를 반영하듯 최고가를 경신하는 전세 계약이 잇따르고 있다. 강남구 대치동 ‘대치SK뷰(전용면적 93㎡)는 지난 7월 21억5000만원에 전세 계약이 체결됐다. 또 용산구 한강로3가 ‘용산센트럴파크(전용 135㎡)도 지난달 25억원에 거래되면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를 두고 부동산 업계에선 기준금리 인하로 부동산 시장의 전세난이 가중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가뜩이나 전세 수급불균형이 심각한 상황에서 금리가 인하되면서 월세로 전환하려는 집주인들이 증가해 전세 물건 부족이 더욱 가중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내년에 입주하는 새 아파트가 1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2025년 전국에서 아파트 총 24만8713가구(공공·민간 아파트. 임대 포함)가 입주할 예정이다. 올해 35만5000가구 대비 3분의 1가량 감소한 수준이다. 특히 이는 지난 2013년(19만9400가구) 이후 12년 만에 가장 적은 입주 물량이다. 이에 대해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집값 급등에 따른 피로감 누적, 고강도 대출 규제 등으로 시장 참여자들의 관망세가 짙어지면서 매매 수요가 전세로 선회하고, 전셋값도 오르는 등 임대 시장의 불안이 계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금리를 0.25%포인트 내려도 여전히 고금리로 임대 시장에 영향이 제한적이지만, 앞으로 추가로 금리 인하가 단행되면 이자 수익이 줄어드는 집주인들의 월세 전환 움직임이 많아질 것"이라고 했다.
2024-10-17 09:30:00
한국은행, 13연속 기준금리 3.5% 동결…역대 최장 기록
[이코노믹데일리]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3.50%로 동결했다. 13회 연속 동결로 역대 최장 기록을 또다시 경신했다. 22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오전 9시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3.50%로 동결했다. 한국과 미국 금리 차이는 1.5%다. 지난해 2월부터 13차례 연속 동결이다. 이로써 한은 설립 이래 가장 긴 동결 기록을 경신했다. 가계대출 증가세와 집값 상승세, 환율 변동성 등이 동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압박이 커지면서 지난달 은행들이 대출 금리를 인상했음에도 가계대출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4일 기준 719조9178억원으로 이달에만 4조1795억원 가량이 증가했다. 한은이 섣부르게 기준금리를 인하해 가계대출과 연체율을 자극할 우려가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둘째 주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가격은 지난달 대비 0.31% 오르며 6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율을 보였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2원 내린 1333.6원에 개장했다. 최근 9월 미국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으로 지난 20일 1325.2원까지 하락하면서 5개월 만에 최저치를 보이며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달 31일(현지시각)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한은도 동결 결정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보다 선제적으로 인하하기에는 부담이 됐던 것으로 보인다. 이후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는 오는 10월 11일, 11월 28일 실시될 예정이다. 미 연준은 오는 9월 17~18일(현지시각)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진행해 기준금리 조정을 결정한다. 한편 이날 한은은 수정경제전망을 발표하며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5%에서 2.4%로 0.1%p 하향했다. 물가상승률(인플레이션) 전망치도 2.6%에서 2.5%로 0.1%p 낮췄다.
2024-08-22 10:29:13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갈등만 키운 최저임금 심의
[이코노믹데일리] 내년도 최저임금이 시간당 1만30원으로 결정되자 노동계와 경영계는 볼멘소리를 앞다퉈 쏟아냈다. 지난 12일 노동계는 "최저임금이 물가상승률보다 적게 올라 실질임금이 삭감됐다"고 반발했고 경영계는 "한계 상황에 직면한 중소·영세기업과 소상공인의 절박함을 고려하면 동결돼야 했다"고 맞받았다. 해마다 다음 연도 최저임금을 심의하는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는 일정한 과정을 반복해 왔다. 먼저 최임위에 참여하는 근로자위원은 대폭 인상, 사용자위원은 동결 또는 동결에 가까운 인상을 최초 제시안으로 들고 나온다. 이후 최임위 회의는 개최와 파행을 거듭하다 공익위원이 심의촉진구간을 내고 노사 위원들은 그 안에서 각각 최종 제시안을 낸다. 그리고 두 안을 표결에 부친다. 이 과정에서 노사 위원 일부가 표결에 반발해 퇴장한다. 최임위는 노·사·공익위원 각 9명으로 구성된 사회적 대화기구지만 결과는 늘 공익위원 손에 좌지우지돼 왔다. 지난 12일 새벽 최임위 제11차 전원회의 표결에서도 결과를 계산해보면 공익위원 중 5명이 사용자위원 측 안을, 4명이 근로자위원 측 안을 지지했다. 당시 민주노총 측 근로자위원 4명이 퇴장한 가운데 최종 표결 결과는 14(1만30원)대 9(1만120원)였다. 최저임금 수준을 둘러싸고 노사가 가장 많이 부딪히는 문제는 물가였다. 올해 최임위 심의에서 노동계는 '물가를 고려해' 내년도 최저임금이 1만2600원은 돼야 한다고 했다. 경영계는 최저임금 인상의 부작용으로 물가 상승과 일자리 감소가 우려된다며 동결을 주장했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를 두고 노동계와 경영계가 매년 격론을 벌이는 모습이다. 해외 사례를 보면 대체로 물가가 비싼 나라가 최저임금도 높다. 최임위가 낸 '2023년 주요 국가 최저임금 제도'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기준 주요국 최저임금은 △영국 1만8500원 △독일 1만7900원 △프랑스 1만6800원 △미국(연방) 9980원 △한국 9620원 △일본 8300원 등이다. 나라별 물가와 환율을 이야기할 때 자주 인용되는 지표인 '빅맥 지수'는 △영국 5.81달러(약 8060원) △독일·프랑스 등 유로존 5.87달러(8143원) △미국 5.69달러(7894원) △한국 3.96달러(5500원) △일본 2.67달러(3704원) 등이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산하 연구기관인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지난해 '최저임금의 쟁점과 경제적 영향' 보고서를 통해 2024년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올리면 소비자물가가 1.05% 오른다고 추정했다. 만약 최저임금을 지난해(9620원)와 같은 수준으로 동결하더라도 소비자물가는 0.63%p 오를 것이라고 봤다. 실제 올해 6월 말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4% 올랐다. 최저임금은 지난해 9620원에서 올해 9860원으로 2.5% 올랐다. 전년 대비 최저임금 인상률이 16.4%를 기록한 2018년에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1.5%에 그치기도 했다. 물가라는 한 가지 경제 지표만으로도 노동계와 경영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데서 보듯 최저임금 심의 과정이 지나치게 소모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2일 논평을 내고 "최저임금이 객관적 지표를 바탕으로 결정될 수 있도록 갈등을 최소화하고 예측 가능성을 높일 방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했다. 정부도 최저임금 결정 구조와 기준을 개선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15일 입장문을 통해 "(내년도) 최저임금을 고시하는 8월 5일 이후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논의체를 구성해 합리적인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2024-07-21 06:00:00
드디어 '최저임금 1만원'…'상대적 빈곤' 우려는 커졌다
[이코노믹데일리] 내년에 적용되는 최저임금이 시간당 1만30원으로 결정되면서 상대적 빈곤을 측정하는 지표인 1인 가구 기준 중위소득과 월 최저임금 간 격차가 크게 벌어질 전망이다. 1988년 최저임금제 시행 후 37년 만에 '최저임금 1만원' 시대를 맞게 됐지만 최근 고물가 상황을 고려하면 내년도 최저임금이 너무 조금 올랐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12일 이코노믹데일리가 관련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1인 가구의 기준 중위소득(222만8445원) 대비 월급으로 환산한 최저임금(206만740원) 비율은 92.5%였다. 이는 시간당 최저임금이 역대 두 번째로 높은 16.4%(1060원) 오른 2018년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간 것이다. 기준 중위소득은 전 국민을 소득에 따라 일렬로 나열했을 때 중앙에 있는 사람의 소득을 말한다. 과거 정부가 생계·의료급여를 산정하는 기초 자료가 된 최저생계비 개념 대신 도입된 지표로 상대적 빈곤을 가늠하는 척도다. 이날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가 제11차 전원회의에서 심의한 최저임금을 월급으로 환산하면 209만6270원이다. 주 40시간 근무, 주휴수당 포함 월 209시간으로 계산한 금액이다. 내년도 기준 중위소득이 아직 발표되지는 않았지만 최저임금 인상률이 1.7%(시급 170원)에 그친 탓에 기준 중위소득과 월 최저임금의 차이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기준 중위소득을 심의하는 중앙생활보장위원회는 지난 11일 회의를 열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최근 기준 중위소득과 월 최저임금 간 격차는 계속해서 벌어지고 있다. 1인 가구의 기준 중위소득 대비 월 최저임금 비율은 10년 전인 2015년 74.6%에서 꾸준히 증가해 최저임금 인상률이 2년 연속 두 자릿수(10.9%·820원)를 기록한 2019년 102.2%로 역전 현상이 일어났다. 이후 최저임금 인상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여론이 형성되며 2021년 다시 100% 미만(99.7%)으로 떨어져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최저임금법이 '근로자의 생활 안정과 노동력의 질적 향상을 위한 임금의 최저 수준'으로 최저임금을 정의하기 때문에 최저임금이 기준 중위소득을 뛰어넘는 상황은 상당히 이례적으로 평가됐다. 그 격차가 다시 벌어지며 이러한 현상이 해소됐지만 문제는 물가다.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1.7%)은 지난해 소비자물가상승률(3.6%)의 절반도 안 되고 올해 상반기(2.9%)보다도 한참 낮다. 국민 생활과 밀접한 식료품·비주류음료와 주택·수도·전기·연료 항목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각각 5.5%, 5.0%에 달했다.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는 끝났지만 금액을 둘러싼 논란은 어느 때보다 클 것으로 관측된다. 최임위는 전날(11일) 제10차 전원회의를 열어 밤샘 논의 끝에 회의 차수를 변경, 사용자위원(1만30원)와 근로자위원(1만120원)가 낸 최종안을 표결에 부쳐 사용자위원 안으로 정했다. 노동계는 공익위원이 제시한 심의 촉진 구간(1만30~1만290원)이 경영계에 일방적으로 유리했다고 반발했다. 12일 최임위 전원회의에 참석한 민주노총 측 근로자위원들은 표결에 불참하며 회의장을 나가버렸다. 한국노총은 표결에는 참여했지만 회의 직후 성명을 내고 "최저임금이 1만원 넘었다고 호들갑 떨 일이 아니다"라며 이번 심의 결과에 대해 "명백한 실질임금 삭감"이라고 비판했다.
2024-07-12 14:5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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