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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총장 선임, 1년 멈춘 시계...26일 다시 도나…수장 공백 언제까지
[이코노믹데일리] 대한민국 과학기술의 심장인 KAIST(한국과학기술원)가 1년 가까이 이어진 리더십 공백 사태의 분수령을 맞는다. 2024년 말 비상계엄 사태와 조기 대선이라는 정치적 격랑 속에 표류하던 총장 선임 절차가 오는 26일 임시이사회를 통해 재개된다. 하지만 청와대 일각에서 기존 후보군에 대한 부정적 기류가 감지되면서 '원점 재검토' 가능성까지 거론돼 과학계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3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KAIST는 오는 26일 오후 5시 서울 양재동 김재철AI대학원에서 임시이사회를 개최한다. 이번 이사회의 최대 안건은 제18대 신임 총장 선임이다. KAIST 총장후보선임위원회는 이미 지난해 3월 이광형 현 총장, 김정호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 이용훈 전 UNIST(울산과학기술원) 총장 등 3인을 최종 후보로 확정한 바 있다. 그러나 1년이 지난 현재까지 차기 총장은 안개 속이다. 이광형 총장의 임기가 지난해 2월22일 만료됐음에도, 비상계엄 사태와 대통령 파면, 5월 조기 대선으로 이어지는 국가적 혼란 탓에 의사결정이 올스톱됐기 때문이다. 이번 이사회의 핵심 쟁점은 기존 3배수 후보 중에서 최종 낙점할 것인지, 아니면 판을 엎고 재공모에 나설지 여부다. 표면적으로는 1년이라는 시간 경과가 재논의의 명분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달라진 정치 지형이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 "과학의 정치화 멈춰라" 내부 반발 확산 복수의 과학계 소식통에 따르면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실은 최근 사석에서 3명의 후보 전원에 대해 '부적격'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특정 후보의 과거 보수 정당 특위 활동 이력이나, 현 정부의 국정 철학과의 결을 문제 삼는 분위기다. 이에 대해 청와대 측은 "이사회가 결정할 일"이라며 선을 그었지만, 이사회가 정부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한 구조적 한계를 고려할 때 재공모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만약 이사회가 재공모를 결정할 경우, 후보자 검증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므로 최소 수개월 이상의 추가적인 리더십 공백이 불가피하다. 현장 연구자들의 피로감은 극에 달했다. KAIST 교수협의회가 최근 실시한 투표에서 참여 교수의 99.1%인 428명이 "조속한 신임 총장 선임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는 단순한 행정 공백 우려를 넘어, 정권 교체기마다 반복되는 '낙하산 논란'과 '코드 인사'에 대한 거부감으로 해석된다. 익명을 요구한 KAIST 교수는 "이미 검증된 석학들을 정치적 잣대로 재단해 탈락시킨다면 이사회는 거수기로 전락하는 것"이라며 "1년간의 식물 총장 체제가 더 길어진다면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에서 KAIST의 도태는 불 보듯 뻔하다"고 비판했다. ◆ IBS도 1년째 공석…흔들리는 기초과학 리더십 수장 공백 사태는 KAIST만의 문제가 아니다. 연간 수조원의 예산을 집행하는 기초과학연구원(IBS) 역시 전임 노도영 원장 퇴임 후 1년 넘게 후임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IBS는 결국 지난달 20일 원장 재공모 공고를 내고 이달 23일까지 후보자를 다시 모집 중이다. IBS 원추위가 지난해 3배수 후보를 추리지 못한 채 멈춰 선 사이, 유력 후보들이 출마를 철회하는 등 인재 이탈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핵심 연구기관들의 리더십이 동시에 표류하면서 국가 R&D(연구개발) 전략의 컨트롤타워 부재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과학계는 26일 KAIST 이사회의 선택이 향후 공공기관장 인선의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배경훈 과기정통부 장관(부총리) 체제 하에서 치러지는 첫 대형 기관장 선임인 만큼, 현 정부의 과학기술계 장악력을 확인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재공모가 현실화될 경우, 과학계의 거센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정권의 입맛에 맞는 인사를 앉히기 위해 절차적 정당성을 훼손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반면, 기존 후보 중 선임이 강행된다면 정부와 KAIST 간의 불편한 동거가 시작될 수도 있다. 결국 이사회가 정치적 외풍을 차단하고 대학의 자율성과 미래 경쟁력을 최우선 가치로 둔 결단을 내릴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1년 넘게 멈춰 선 KAIST와 IBS의 시계가 다시 정상적으로 돌아갈지, 아니면 또 다른 정치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지 과학계의 이목이 26일 양재동으로 쏠리고 있다.
2026-02-03 16: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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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베이징서 '벽란도' 띄웠다... "천만금보다 귀한 韓中, 함께 돛 달자"
[이코노믹데일리] 중국을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한중 경제 협력의 새로운 청사진으로 '벽란도 정신'을 제시했다. 5일(현지시간) 베이징 댜오위타이(조어대) 국빈관에서 열린 한중 비즈니스 포럼에서다. 이 대통령은 기조연설을 통해 "양국 기업인은 천만금보다 귀한 이웃"이라며 "외교적 갈등 속에서도 교역을 멈추지 않았던 고려의 벽란도처럼 제조업 혁신과 문화 콘텐츠 교류라는 두 돛을 달고 새로운 항로를 개척하자"고 역설했다. 이날 포럼에는 한국 측 경제사절단 400여 명과 중국 측 기업인 200여 명 등 총 600여 명이 참석했다. 한국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가 총출동했고, 중국 측에서는 시진핑 주석의 최측근이자 경제 사령탑인 허리펑 국무원 부총리를 필두로 CATL, 텐센트, TCL 등 주요 기업 수장들이 자리해 무게감을 더했다. ◆ '벽란도 정신' 소환... "갈등에도 교역은 멈추지 않는다" 이 대통령이 언급한 '벽란도'는 900여 년 전 고려와 송나라의 활발한 교역 중심지였다. 이 대통령은 "벽란도는 단순한 시장을 넘어 사람과 기술, 문화가 오가던 교류의 장"이라며 "주목할 점은 외교적 긴장 시기에도 교역이 중단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미중 갈등과 한반도 정세 변화 등 대외적 변수 속에서도 양국의 경제 협력만큼은 흔들림 없이 지속되어야 한다는 강력한 메시지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이러한 '벽란도 정신'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제조업이라는 단단한 고려지 위에 서비스와 콘텐츠라는 색채를 입혀 새로운 가치를 써 내려가자"고 제안했다. 전통적인 제조 공급망 협력을 공고히 하되, AI와 문화 콘텐츠 등 소프트파워를 결합해 협력의 질을 높이자는 구상이다. 이 대통령은 양국 교역액이 3000억 달러 수준에서 정체된 현실을 지적하며 '새로운 항로'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과거의 관성에만 의존하면 중요한 전환점을 놓칠 수 있다"며 AI 기술 협력과 소비재 및 문화 콘텐츠 시장 개척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구체적으로는 제조업 전반에 AI를 접목하는 혁신 협력을 주문했다. 또한 "서울 문화 탐방과 K-뷰티 체험이 중국 청년들에게 인기"라며 관광을 넘어 콘텐츠와 플랫폼 등 생활 서비스 전반으로 협력 범위를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한중 FTA 서비스·투자 후속 협상을 가속화해 기업 간 교류의 물꼬를 트겠다는 정부의 의지와도 맞닿아 있다. ◆ 시진핑 "이사 갈 수 없는 이웃" 인용... 밀착 행보 가속 이 대통령은 연설 도중 시진핑 주석의 발언인 "한국과 중국은 이사 갈 수 없는 이웃"을 직접 인용하며 친밀감을 과시했다. 그는 "저 멀리서 친구를 찾지 말고 떼려야 뗄 수 없는 한국과 중국이 서로 사귀어 달라"고 당부했다. 사전 간담회에서도 "한중은 같은 바다에서 같은 방향으로 항해하는 배"라며 운명 공동체임을 강조했다. 이에 화답하듯 중국 측 허리펑 부총리 역시 "국제 정세가 복잡해질수록 중한 양국은 건강하고 안정적인 무역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며 "AI와 녹색산업 등 신분야 협력을 통해 경제 교역의 질적 향상을 이뤄내자"고 호응했다. 이번 포럼은 9년 만에 열린 대규모 한중 기업인 행사라는 점에서 그 자체로 상징성이 크다. 이 대통령이 '벽란도'라는 역사적 키워드를 꺼내 든 것은 경제 협력을 매개로 경색된 한중 관계를 풀고, 나아가 한반도 비핵화와 같은 안보 이슈에서도 중국의 협조를 이끌어내겠다는 포석으로 읽힌다. 특히 4대 그룹 총수가 전원 참석하고 중국 역시 경제 실세와 핵심 기업인들을 대거 내보낸 것은 양국 모두에게 '실질적 협력'이 절실함을 방증한다. 미국 주도의 공급망 재편 속에서 중국은 한국의 기술력과 파트너십이 필요하고, 한국 역시 최대 교역국인 중국 시장을 놓칠 수 없는 상황이다. 다만 '한한령'의 완전한 해제나 서해 구조물 문제 등 민감한 현안들이 경제 협력 논의와 맞물려 얼마나 진전을 이룰지는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이 대통령이 제시한 '신항로'가 선언적 구호를 넘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이번 정상회담과 후속 조치 과정에서 양국 간의 치열한 외교적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2026-01-05 16: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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