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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금융협회장 "신뢰 회복·포용 확대·미래 혁신이 해법" 한목소리 (종합)
[이코노믹데일리] 국내 금융산업을 대표하는 5대 금융협회장들이 2026년을 앞두고 신년사를 통해 한목소리로 금융의 역할 변화를 주문했다. 보호무역 강화와 경기 둔화, 구조적 불확실성이 겹친 상황에서 금융이 단순 중개 기능을 넘어 신뢰 회복과 포용 확대, 미래 혁신을 통해 경제 재도약의 축이 돼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조용병 은행연합회장 "2026년, 금융의 역할이 경제 재도약 좌우" 조용병 회장은 2025년을 돌아보며 국내외 정치·통상 환경 변화와 전쟁, 관세 이슈 등으로 불확실성이 극대화된 한 해였다고 평가했다. 이런 여건 속에서도 은행권은 채무조정과 장기연체자 지원, 소상공인·서민 금융 확대 등을 통해 민생 회복의 마중물 역할을 수행했으며, 생산적 금융 확대와 자본규제 합리화 등 금융 대전환에도 기여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최근 내수와 수출이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조 회장은 2026년 경제 전망과 관련해 완만한 회복이 예상되지만, 보호무역 강화와 고환율 지속, 성장동력 약화와 양극화 심화 등 구조적 위험요인이 여전히 크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올해는 우리 경제가 정체 국면에 머물지, 아니면 재도약의 계기를 마련할지를 가를 중대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금융권이 올해 집중해야 할 가치로 △신뢰 △포용 △선도를 제시했다. 조 회장은 "건전성과 내부통제, 소비자 보호 강화를 통해 금융에 대한 국민 신뢰를 공고히 하고, 서민·청년·자영업자를 위한 맞춤형 지원과 채무조정 활성화로 포용금융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생산적 금융을 통해 산업 혁신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선도해야 한다고 밝혔다. 끝으로 조 회장은 "국민성장펀드의 원활한 조성과 운영 지원, AI(인공지능)·데이터 활용 고도화, 디지털 자산 등 새로운 금융 환경에 대한 선제적 대응을 해달라"고 주문했다. 금융산업 스스로도 혁신과 성장을 통해 경제의 한 축으로서 역할을 다해야 하며, 은행연합회 임직원들에게는 '일마당선(一馬當先)'의 자세로 변화와 혁신을 주도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철주 생명보험협회장 "생보업계, 과거 성과 벗어나 미래 변화 주도 산업으로 나아가야" 김철주 생명보험협회 회장은 "지금 우리가 서 있는 이 시점은, 생명보험산업이 그동안 축적해 온 신뢰와 경험을 바탕으로 다시 한 번 크게 도약해야 할 중요한 출발선"이라고 밝혔다. 김 회장은 올해 생명보험업계 성과에 관해 △제도 연착륙·재무적 안정 추구 △사망보험금 유동화 제도 조입 △합리적인 판매 수수료 개편 △요양 산업 및 보험 컨퍼런스 개최를 통한 산업 역할·위상 제고 등을 이뤄냈다고 평가했다. 김 회장은 내년 생보업계 도약을 위한 추진과제를 제시했다. 주요 과제는 △보험소비자 보호 산업 중심에 배치 △생산적 금융 전환 적극 지원 △보험 본업 경쟁력 강화 △확장된 보험을 통한 신시장 진출 선도 등이다. 김 회장은 "생명보험산업이 과거의 성과에 머무르기보다 국민의 삶을 지키는 본연의 역할을 중심에 두고 미래를 향해 변화를 주도하는 산업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소비자와 업계의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이고, 금융당국과는 더 깊이 소통하며, 산업과 소비자, 제도의 균형을 지켜내는 든든한 연결고리가 되도록 하자"고 말했다. 이병래 손해보험협회장 "원모심려의 마음으로 손보산업 대전환 추진" 이병래 손해보험협회 회장은 "손보업계는 전례 없는 속도로 빠르게 변화하는 격변의 시대 한 가운데 서있다"며 "모두 함께 '원모심려'의 마음으로 손보산업의 대전환을 추진해 나가자"고 밝혔다. 이 회장은 내년 한해 손보업계 전환을 위해 △리스크 대응 역량 제고 △견고한 성장 펀더멘털 확립 △미래를 위한 신성장동력 확보 △소비자 중심 가치 확대 등의 중점 과제를 제시했다. 변화하는 업황·정책 기조에 맞춰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소비자 신뢰를 강화하자는 취지다. 이 회장은 "변화의 속도보다 중요한 것은 변화에 임하는 우리의 마음가짐"이라며 "다가오는 한해 익숙함에 안주하기보다 매 순간 혁신의 자세로 미래를 준비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우리 손해보험이 사회안전망으로서 국민 곁에서 회복을 돕는 산업으로 굳건히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 "경기 침체·규제 강화 과제 지속, 중소서민금융 선도 지원할 것"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 회장은 "우리 업계가 직면한 환경은 그 어느 때보다 복잡하고 빠르게 변화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명 한 명의 노력과 책임감 덕분에 저축은행 업계는 의미있는 성과를 이뤄냈다"고 밝혔다. 오 회장은 올해 저축은행 업계가 연체율을 6%대로 안정화하고 흑자전환을 이뤄내는 등 시장 우려를 불식시켰다고 평가했다. 이어 내년 업계 발전을 위한 △저축은행 경쟁력 제고·도약 지원 △건전성 관리·내부통제 지원 △정보기술(IT) 시스템 안정성·디지털 금융 경쟁력 확보 △금융소비자 신뢰 제고·이미지 개선 등의 계획을 발표했다. 오 회장은 "2026년에도 경기침체·규제 강화 등에 따른 영업환경 위축으로 우리가 풀어가야 할 과제는 계속될 것"이라며 "저축은행이 중소서민금융을 선도하는 중추적 금융기관으로서 위상과 역할을 공고히 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정완규 여신금융협회장 "기술 환경 빠르게 재편, 혁신 DNA로 여신금융 더 큰 역할 해내야" 정완규 여신금융협회 회장은 "최근 우리 기술 환경은 과거에 경험했던 그 어떤 때보다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며 "혁신 DNA를 바탕으로 국민 경제의 버팀목이자 상생 파트너로서 더 큰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회장은 올해 여신금융업계에서 △민생회복 소비쿠폰 상생페이백 인프라 제공 △월세 카드납부 서비스 부수업무 제도화 △캐피탈사 업무 범위 확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공동펀드 조성 △신기술금융사 모험자본 투자 토대 마련 등의 성과를 이뤄냈다고 평가했다. 정 회장은 내년 글로벌 경기 둔화·디지털 전환 가속화·대내외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한 경쟁력 확보 계획을 제시했다. 여신금융협회는 내년 △금융혁신·디지털 전환 시대 부응하는 신규 사업 기회 발굴 및 당국과 협의 △생산적 금융 대전환을 위한 여신금융사 본업 활성화 토대 마련 △서민·기업 자금공급 역할 제고 및 건전성·리스크 관리 강화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정 회장은 "끝없이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 속에서 끊임없이 준비하고 노력하는 자에게는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며 "여신금융업권이 모든 어려움을 뚫고 전진해 나아갈 수 있도록 협회는 항상 여러분 곁에서 든든한 지원군이 되겠다"고 말했다.
2025-12-31 17: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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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병 은행연합회장 "2026년, 금융의 역할이 경제 재도약 좌우"
[이코노믹데일리] 조용병 은행연합회장은 31일 신년사를 통해 "2026년 금융산업은 경제의 혈맥으로서 우리 경제의 회복과 새로운 도전을 이끌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용병 회장은 2025년을 돌아보며 국내외 정치·통상 환경 변화와 전쟁, 관세 이슈 등으로 불확실성이 극대화된 한 해였다고 평가했다. 이런 여건 속에서도 은행권은 채무조정과 장기연체자 지원, 소상공인·서민 금융 확대 등을 통해 민생 회복의 마중물 역할을 수행했으며, 생산적 금융 확대와 자본규제 합리화 등 금융 대전환에도 기여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최근 내수와 수출이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조 회장은 2026년 경제 전망과 관련해 완만한 회복이 예상되지만, 보호무역 강화와 고환율 지속, 성장동력 약화와 양극화 심화 등 구조적 위험요인이 여전히 크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올해는 우리 경제가 정체 국면에 머물지, 아니면 재도약의 계기를 마련할지를 가를 중대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회장은 금융권이 올해 집중해야 할 가치로 △신뢰 △포용 △선도를 제시했다. 건전성과 내부통제, 소비자 보호 강화를 통해 금융에 대한 국민 신뢰를 공고히 하고, 서민·청년·자영업자를 위한 맞춤형 지원과 채무조정 활성화로 포용금융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생산적 금융을 통해 산업 혁신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선도해야 한다고 밝혔다. 끝으로 조 회장은 국민성장펀드의 원활한 조성과 운영 지원, AI(인공지능)·데이터 활용 고도화, 디지털 자산 등 새로운 금융 환경에 대한 선제적 대응을 주문했다. 금융산업 스스로도 혁신과 성장을 통해 경제의 한 축으로서 역할을 다해야 하며, 은행연합회 임직원들에게는 '일마당선(一馬當先)'의 자세로 변화와 혁신을 주도해 달라고 당부했다. 다음은 신년사 전문. 안녕하십니까? 은행연합회장 조용병입니다. 그 어느 해 보다 변화가 많았던 을사년의 해가 저물고 병오년(丙午年), 붉은 말의 해가 밝았습니다. 붉은 말은 열정과 도전, 성취를 상징한다고 하는데, 여러분 모두 올 한해 열정을 가지고 도전하시어 뜻 하신 바를 모두 이루시기 바랍니다. 지난해에 우리 경제와 금융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었던 단어는 '불확실성'이었습니다. 국내외 정치환경 변화, 미국의 관세부과, 유럽·중동에서 이어지는 대규모 전쟁 등으로 인해 대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되어 우리 산업 전반과 민생경제에 어려움이 가중되었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은행권은 우리 경제의 회복과 안정을 유도하고 경제의 재도약을 지원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자체 채무조정 활성화 방안, 장기연체자 지원 등을 시행하여 소상공인·서민 등 취약계층의 회복을 이끄는 마중물 역할을 수행하였으며, 소상공인 성장 촉진 및 보증부대출 확대 등을 통해 소상공인 생태계 회복을 위해 노력하였습니다. 한편, 생산적 금융 확대 방안, 자본규제 합리화 방안을 마련하여 정책에 반영되도록 하는 등 금융 대전환에도 기여하였습니다. 정국 안정화와 대미 관세협상 타결에 따른 불확실성 완화에 금융당국과 은행권의 노력이 더해져 내수와 수출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등 경제상황이 점차 안정화되고 있어 다행스럽게 생각합니다. 올해는 내수 회복과 기업실적 개선 등에 힘입어 경제가 전년에 비해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많습니다만, 이런 회복세가 국내 경제 전반으로 퍼지기에는 제한이 많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미국 관세 정책에서 비롯된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으로 글로벌 무역환경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으며, 환율 변동성 확대에 따른 고환율의 지속 가능성은 국내 기업과 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성장동력 약화로 인한 잠재성장률 저하 가능성, 양극화 심화 등도 우리 경제의 중장기 위험요인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이에, 올 한 해는 우리 경제가 정체 상태에 머무를지, 아니면 재도약할 수 있을지를 판가름 할 중대한 분기점이 될 것입니다. 금융인 여러분! 금융산업은 경제의 혈맥으로서 우리 경제의 회복과 새로운 도전을 이끌어가야 합니다. 이를 위해 올 한 해 '신뢰', '포용', '선도'에 집중했으면 합니다. 첫째, 금융의 근간인 국민의 '신뢰'를 공고히 해야 합니다. 우리 금융산업은 견고한 건전성 유지를 최우선으로,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우리 경제의 효율적 자금흐름을 책임져야 합니다. 그러한 건전성의 토대 위에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제고하고, 내부통제의 실효성을 강화하며, 사전 예방적인 금융소비자 보호체계를 확립해야 하겠습니다. 이와 같은 노력을 통해 금융산업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가 자연스럽게 축적되도록 합시다. 둘째, 민생경제 안정을 위해 '포용금융'을 강화해야 합니다. 고환율·고물가 등으로 위축된 민생경제가 부담을 떨쳐내고 자생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금융산업의 체계적인 지원체계 마련이 시급합니다. 서민·청년·자영업자 등에 대한 맞춤형 자금지원을 확대하고 취약계층의 금융접근성을 제고하는 한편, 채무조정 프로그램 활성화를 통해 채무부담을 경감하는 등 포용금융을 강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금융산업이 서민의 삶을 뒷받침함으로써 양극화 완화와 민생경제의 선순환 구조 전환에 기여해야겠습니다. 셋째, 생산적 금융을 통해 경제 재도약을 '선도'해야 합니다. 생산적 분야에 대한 적극적인 자금공급을 통해 우리 경제의 대전환과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끌어야 합니다. 그간 축적해 온 역량을 총동원하여 올해 본격 가동되는 국민성장펀드의 원활한 조성 및 운영을 지원하고, 생산적 금융을 확대하여 산업과 기업의 혁신 수요를 뒷받침해야 하겠습니다. 이에 더해 금융산업도 우리 경제의 한 축으로서, 자체적인 혁신과 성장을 위해 힘써야 할 것입니다. AI·데이터 활용 고도화, 스테이블 코인 등 디지털 자산 도입에 대한 선제적 대응 등을 통해 혁신 역량을 제고하고, 자산관리 서비스 강화, 플랫폼 금융 확대 등 성장동력을 발굴해야 합니다. 은행연합회 임직원 여러분! 산업과 기술의 흐름이 격변하는 변화의 기로에서, 전 세계는 보이지 않는 경쟁의 파고 속에 있습니다. 우리 경제에 새로운 성장동력이 요구되는 지금, 금융의 역할과 책임에 대한 사회의 기대가 그 어느 때보다 큰 상황입니다. 금융이 사회의 기대를 뛰어넘는 성과를 이루기 위해서는 은행연합회 임직원 여러분의 선도적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입니다. 임직원 여러분 한 분 한 분의 리더십이 은행산업과 우리 경제의 새로운 활력을 여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 생각하며, '앞장서서 길을 여는 말'이라는 뜻을 가진 '일마당선(一馬當先)'의 자세로 변화를 주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금융인 여러분! 그리고 은행연합회 임직원 여러분! 피터 드러커는 "미래를 예측하는 최선의 방법은 미래를 만드는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변화에 끌려가면 우리의 미래를 알 수 없지만, 변화를 주도해 나간다면 미래를 준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함께 한국 경제와 금융산업의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 나갑시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감사합니다!
2025-12-31 13: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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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를 넘는 인사, 진보의 후퇴가 아니라 성숙이다
진보 정권에서 보수 출신 인사를 등용할 때마다 반복되는 질문이 있다. “왜 굳이 그 사람인가.” “개혁을 위해 우리 편을 써야 하는 것 아닌가.” 이 질문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한국 현대 정치에서 진보 진영은 늘 ‘개혁의 주체’였고, 동시에 ‘기득권과의 싸움’을 숙명처럼 떠안아 왔기 때문이다. 인사는 곧 권력의 배분이며, 개혁 동력의 원천이라는 인식도 깊이 뿌리내려 있다. 그런 점에서 최근 이재명 대통령의 인사 정책은 진보 진영 내부에서도 엇갈린 반응을 낳고 있다. 지난 정부 인사 일부를 유임한 데 이어, 신규 예산 관련 핵심 직책 후보로 이혜훈 전 의원, 김성식 전 의원 등 보수 진영 출신 인사들을 지명 또는 임명한데 대해 “개혁의 색이 옅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 인사 흐름을 단순히 ‘타협’이나 ‘후퇴’로 해석하는 것은 사태의 본질을 놓칠 위험이 있다. 오히려 이재명 대통령의 인사 기조는 진보 정치가 한 단계 성숙하는 과정으로 읽을 필요가 있다. 진보의 목표는 특정 진영의 장기 집권이 아니라, 사회를 더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바꾸는 데 있다. 그리고 그 목표를 달성하는 방식 역시 시대에 따라 진화해야 한다. 한국 진보 정치의 지난 성취는 분명하다. 권위주의 체제를 넘어 민주주의를 제도화했고, 복지와 노동, 공정이라는 의제를 공론의 중심으로 끌어올렸다. 그러나 동시에 한계도 분명했다. 정권 교체가 곧 ‘전면 부정’으로 이어지면서 정책의 연속성이 약화됐고, 공직 사회는 늘 정치적 충성도에 흔들렸다. 개혁을 외치면서도 국정 운영의 안정성은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않다. 이 대통령의 최근 인사는 이러한 진보 정치의 딜레마에 대한 하나의 해답으로 볼 수 있다. 즉, 개혁의 방향은 유지하되, 집행의 방식은 넓히는 것이다.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의 대통령이지만, 동시에 대한민국 전체의 대통령이다. 국가 운영은 선거 캠프의 연장이 아니라, 수천만 국민의 삶을 책임지는 행정의 영역이다. 특히 재정과 예산 정책은 이념적 순수성보다 전문성과 균형 감각이 중요한 분야다. 재정은 복지 확대의 수단이자, 동시에 미래 세대에 대한 책임이다. 진보 정부가 재정을 무기로 삼으려면, 그만큼 재정 운용의 신뢰도 역시 확보해야 한다. 보수 진영에서 정책 경험을 쌓아온 인사를 기용하는 선택은 바로 이 지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이는 보수에 대한 양보가 아니라, 진보 정책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다. 진보 측에서 가장 우려하는 지점은 이것일 것이다. “보수 인사를 쓰다 보면 개혁이 희석되지 않을까.” 그러나 인사의 출신과 정책의 방향은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누구였느냐’가 아니라 ‘지금 무엇을 하느냐’다. 개혁 정부의 기준은 인사의 과거가 아니라, 현재의 성과와 책임성에 있어야 한다. 고전에서도 이 문제에 대한 통찰을 찾을 수 있다. 맹자는 군주의 덕목으로 “백성에게 이로운가 아닌가”를 최우선 기준으로 삼았다. 어느 편 사람인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논어에서 공자가 말한 ‘정명(正名)’ 역시 직함에 맞는 역할과 책임을 다하는 것이 정치의 핵심이라는 뜻이다. 진보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우리 사람’을 쓰는 것이 아니라, 역할에 맞는 사람을 쓰는 것이다. 서양 정치사에서도 진보적 개혁은 종종 통합적 인사를 통해 완성됐다. 미국의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은 뉴딜 정책이라는 급진적 개혁을 추진하면서도, 재정과 금융 분야에서는 보수적 전문가들의 조언을 적극 활용했다. 그 결과 개혁은 이념 논쟁을 넘어 제도로 정착될 수 있었다. 링컨의 ‘라이벌 팀’ 역시 마찬가지다. 분열된 사회를 통합하기 위해 그는 반대파를 배제하지 않았다. 한국 사회는 지금 심각한 정치적 피로 상태에 놓여 있다. 진영 간 대립은 일상화됐고, 정치에 대한 불신은 깊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진보 정부가 또다시 “우리 아니면 적”이라는 구도를 반복한다면, 개혁의 정당성은 오히려 약화될 수 있다. 통합적 인사는 진보가 스스로의 도덕적 우위를 증명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이 대통령의 인사 정책은 바로 이 점을 겨냥하는 것으로 보인다. 여야를 가리지 않는 등용은 보수를 끌어안기 위한 정치적 제스처라기보다, 진보 정부가 더 이상 진영 정치에 갇히지 않겠다는 선언에 가깝다. 이는 진보의 후퇴가 아니라, 자신감의 표현이다. 자기 철학이 분명할수록, 타인의 전문성을 활용하는 데 두려움이 없다. 물론 조건은 분명하다. 통합 인사는 성과로 증명돼야 한다. 보수 출신 인사라 할지라도 개혁 방향에 어긋나는 행동을 한다면 과감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 반대로 진보 출신이라고 해서 무조건 보호받는 구조도 사라져야 한다. 이 원칙이 지켜질 때, 여야를 넘는 인사는 진정한 의미를 갖는다. 진보 정치가 지향해 온 공정의 가치 역시 여기에 있다. 공정이란 출신과 배경이 아니라, 역할과 성과로 평가받는 구조다. 인사에서조차 진영 논리가 작동한다면, 공정을 말할 자격은 약해진다. 이재명 대통령의 인사 기조는 공정을 제도적으로 구현하려는 시도로 해석할 수 있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공직 사회에 주는 신호다. “정권이 바뀌어도 능력이 있으면 일할 수 있다”는 메시지는 행정의 안정성과 전문성을 높인다. 이는 결국 진보 정책의 실행력을 강화하는 효과로 돌아온다. 정권 초반의 속도전보다, 중장기적 성과가 중요한 이유다. 이 대통령이 보여주고 있는 여야 통합 인사는 아직 완성형이 아니다. 시작 단계이며, 평가 역시 유보적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적어도 지금까지의 흐름은 “더불어민주당의 대통령”을 넘어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 가려는 방향성을 분명히 보여준다. 이는 진보 정부가 오래 가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길이다. 『서경』에는 “사람을 얻으면 나라가 안정된다”는 말이 있다. 여기서 말하는 사람은 같은 편이 아니라,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이다. 이재명 대통령의 인사 정책을 놓고 여권은 당장 감정적 불편함보다, 장기적 국정 성과와 사회 통합이라는 큰 그림을 놓고 평가할 때다. 여야를 넘는 인사는 진보의 포기가 아니라, 진보의 진화다. 개혁은 혼자서 완성되지 않는다. 다양한 사람을 쓰되, 분명한 방향으로 이끄는 것. 그것이 성숙한 리더십이며, 지금 이 대통령이 보여주려는 정치의 모습이다. 이제 중요한 것은 말이 아니라 결과다. 그 결과가 국민의 삶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이어진다면, 오늘의 인사는 내일의 성과로 평가받게 될 것이다. 진보 정부가 통합을 말할 수 있을 때, 그 개혁은 비로소 사회 전체의 자산이 된다. 지금의 인사 흐름이 그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2025-12-28 18:5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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