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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손보, 공동생활가정 아이들에 53번째 'KB 희망의 집' 선물
[이코노믹데일리] KB손해보험이 울산 남구에 위치한 일곱빛 공동생활가정을 새롭게 단장한 'KB 희망의 집 53호' 완공식을 진행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완공식에는 강상준 KB손해보험 부산대구본부장, 남궁규 밀알복지재단 사무처장 등 KB손보 임직원과 관계기관 주요 인사가 참석했다. 'KB 희망의 집짓기'는 2005년부터 19년간 지속해 온 KB손보의 대표적인 사회공헌 활동으로, KB손보 임직원들이 매월 일정 금액을 자발적으로 적립한 'KB희망나눔기금'으로 운영되고 있다. 열악한 주거 환경에서 생활하는 아동들에게 쾌적하고 안전한 보금자리를 제공해 삶의 질을 높이고 있으며, 에너지 효율 설비 시공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등 환경보호에도 기여하고 있다. 이번 53번째 KB 희망의 집의 주인공인 '일곱빛 공동생활가정'은 6명의 여자 아이들이 함께 생활하는 공동생활가정으로 1990년대 지어진 노후 건물로 인해 벽면과 장판, 화장실 타일에 곰팡이가 발생하는 등 아이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협하는 요인들이 많아 주거환경 개선이 필요했다. 이에 KB손보는 아이들이 건강하고 심리적으로 안정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한 달여간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해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강상준 KB손보 부산대구본부장은 "6명의 아이들이 새롭게 변모한 이곳에서 건강하고 안전하게 생활하기를 바란다"며 "앞으로도 KB손보는 미래의 희망인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날 수 있도록 돕고,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쳐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KB손보는 미래의 희망인 '어린이'를 위한 지원 사업으로 KB 희망의 집짓기 외에도 미혼 한부모 양육물품 지원, 발달장애아동 감각통합치료실 지원, 척추측만증 아동 수술비 후원, 저출생 위기 극복을 위한 난소 건강 바로 알기 캠페인, 인도네시아 취약계층 아동·청소년을 위한 안전모 지원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2024-11-11 09:2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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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는 하나인데, 가격은 두 개?…배달앱 할인카드 톱10
※ '알쓸보카'는 '알'아두면 '쓸'데있는 '보'험 및 '카'드 업계의 머리말을 합성한 것으로, 한 주간 주요 보험·카드 업계의 따끈따끈한 이슈, 혹은 이제 막 시장에 나온 신상품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마음이 포근해지는 주말을 맞아 알뜰 생활 정보 챙겨 보세요! [편집자 주] [이코노믹데일리] 최근 외식업체들이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수수료로 인해 배달과 매장 가격을 다르게 받는 '이중가격제'를 도입하면서 배달앱으로 주문하면 매장에서 먹는 것보다 비싼 경우가 많아졌다. 이중가격제 논란에도 불구하고 배달앱 이용자는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실제 배달앱 3사(배달의민족·요기요·쿠팡이츠)의 지난달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3604만3007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8.7%(289만명) 늘었다. 배달앱 사용이 일상 필수 지출로 자리 잡았기 때문인데, 이에 카드사들도 배달앱 및 음식점 할인에 적극 나서고 있다. 19일 카드 비교 플랫폼 카드 고릴라에 따르면 3대 배달앱의 가장 높은 할인율을 지닌 카드는 롯데 'LOCA LIKIT Eat'이다. 무려 60% 할인해 주는데 모든 음식점과 쿠팡 와우멤버십,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에서도 60% 할인되는 점이 특징이다. 이중가격제로 인해 배달로 시켜먹든, 음식점에 가서 주문하든 모두 할인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롯데 'LOCA 365 카드'와 삼성 '모니모카드'는 모두 3대 배달앱에서 10% 할인을 월 5000원까지 제공한다. 롯데 'LOCA 365 카드'는 월 최대 3만6500원까지 각종 월납요금을 할인해 주고, 삼성 '모니모카드'는 선택 가능한 옵션서비스와 통신·관리비 등의 생활비 고정 할인이 된다. 하나 '원더카드(원더 Life)'도 배달앱 10% 할인이 되는데, 실적에 따라 월 4000원에서 1만원까지 제공한다. BC 'BC 바로 클리어 플러스'는 배달앱 7% 할인이 적용되는데, 점심과 교통 할인을 통합해 월 2500원에서 1만원까지 가능하다. 이 카드는 전월실적 15만원 이상으로 매우 낮은 조건을 지닌 점이 특징이다. BC '始發(시발)카드'는 독특하게 정액으로 할인해 준다. 배달앱에서 1만8000원 이상 결제하면 1800원 할인해 주는 식이다. 커피, 택시 등을 통합해 월 10회까지 제공한다. 특히 배달앱 할인카드는 코로나19 기간 때 급증했다. 코로나19 당시 배달앱 이용이 늘어나면서 배달앱 할인을 신용·체크카드 가리지 않고 탑재하기 시작해서다. 배민과 요기요에서 10% 할인되는 NH농협 '올바른 FLEX 카드'는 코로나19 기간이었던 2020년에 출시돼 지금까지도 2030세대의 선택을 받고 있다. 삼성 'American Express Blue'는 배달앱 7% 멤버십리워즈(MR) 적립을 해주는데, 2009년에 출시됐지만 코로나19 기간이던 2020년에 혜택이 리뉴얼된 카드다. 이때 배달앱 혜택이 추가됐다. 최근에는 해외여행과 직구의 증가로 해외 결제 적립률을 1.5%에서 5%로 강화할 정도로 혜택의 업그레이드를 멈추지 않고 있다. 신한 '신한카드 구독 좋아요'는 3대 배달앱 10% 할인을 제공하지만, 할인한도가 월 최대 2000~4000원으로 낮다. 대신 쿠팡 와우멤버십을 100% 할인받아 쿠팡이츠도 같이 쓰고, 요기패스 구독자라면 멤버십 100% 할인을 겨냥하는 게 이득이다. 삼성 '삼성 iD ON 카드'는 한 달 지출 중에서 배달앱이 압도적으로 많은 사람에게 추천한다. 배달앱, 커피, 델리(외식) 중 배달앱 지출이 가장 많아야 30% 할인을 자동으로 해주기 때문이다. 여기에 온라인 간편결제로 배달앱 결제까지 한다면 최대 3% 할인을 추가로 받을 수 있다. 신한 '신한카드 국민행복'은 배민과 요기요 10% 할인을 월 2회 제공, 건당 최대 5000원까지 할인해 준다. 국민행복카드이기 때문에 배달앱 주문이 많은 자녀 양육 부부에게 어울리는 카드다. 삼성 'CU·배달의민족 삼성카드 taptap'은 제휴카드로서 배민에서 1만5000원 이상 결제 시 2000원 할인된다. 할인은 한 달에 3번까지로, 배달앱 최소 주문금액과 결제조건이 비슷해서 할인받는데 어렵진 않다.
2024-10-19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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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년 차 정통 KB맨…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
[이코노믹데일리] 국내 대표 리딩금융인 KB금융그룹을 이끌고 있는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이 다음 달 취임 1주년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 11월 KB금융 제7대 회장에 오르면서 9년간 그룹 수장이었던 윤종규 전 회장 자리를 이어받았다. 그는 취임 시작부터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배상, 해외 사업 안정화 등 큰 난관들을 해쳐 나가야 했다. 양 회장은 지난 1989년 KB국민은행에 입행한 은행원 출신으로, 36년 차 '정통 KB맨'으로도 불린다. 은행과 보험 등 금융 핵심 분야에 풍부한 경험을 갖춰 꼼꼼한 실무 능력과 특유의 소탈한 성격으로 그룹의 고비를 넘기고 리딩 금융 자리를 지켜내고 있다. 양 회장의 위기 관리 리더십과 경영 성과에 대해 살펴본다. ◆그룹 핵심 사업에 능통한 전문 금융인…탁월한 '전략·재무통' 양 회장은 그룹 현안에 밝고 전문성을 갖춘 내부 인사로서 은행장 경험이 없는 최초의 KB금융 회장이다. 그의 이력은 최근 몇 년간 금융그룹들이 은행 의존도를 낮추고 비은행 계열사의 경쟁력 강화로 수익 포트폴리오 개선에 나서는 추세에 힘을 보탰다. 그는 1961년생으로 서울대 국사학과를 졸업하고 서강대 경영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지난 1989년 국민은행에 입사한 뒤 지점장 등을 거쳐 2016년 KB손해보험 사장으로 취임했다. 2021년부터는 KB금융 보험·글로벌 총괄 부회장, KB금융 개인고객·자산관리·연금 총괄 부회장 등 요직을 맡다가 지난해 11월 21일 KB금융 회장에 올랐다. 양 회장은 은행원으로 출발했지만 비은행 업무 경험도 많은 만큼 과거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을 성공적으로 인수했고, 이를 인정받아 KB손보 사장에 선임돼 KB손보를 그룹 주요 계열사로 자리매김했다. 은행장을 거치지 않고도 KB금융 회장까지 오를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다. 지난 36년간 KB금융의 금색 배지를 달면서 한 조직에만 있었던 양 회장은 그룹 문화를 잘 아는 만큼 직원들과의 신뢰도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그의 꼼꼼한 업무 능력과 신속한 의사 결정은 그룹 전 계열사의 실적 개선과 혁신을 주도하는 데 크게 작용했다는 평가다. 대표적인 성과로는 홍콩ELS 손실 배상 문제가 꼽힌다. 양 회장은 피해자 손실 최소화를 위해 선도적으로 자율 배상을 결정하고 고객 신뢰 회복에 주력했다. 국민은행은 올해 1분기 홍콩ELS 충당부채를 선제적으로 비용 처리했다. 고객 배상 비용 8620억원을 영업외손실로 실적에 반영하면서 KB금융의 올 1분기 순이익은 1조491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5087억원) 대비 30.5% 줄었다. 그럼에도 대규모 ELS 손실 보상 등 일회성 비용을 제외한 당기순이익은 1조5929억원을 기록해 견조한 이익 체력을 유지했다. 이어 2분기에는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이익인 1조7324억원을 거두고 리딩 금융을 탈환했다. 양 회장의 과감하고 빠른 조치가 홍콩ELS 악재를 털어내고 안정적인 이익 창출력을 펼친 셈이다. 양 회장은 배임 등 금융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내부통제 강화에도 나섰다. 우선 인공지능(AI)을 적용한 '내부통제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을 운영하고, 대출 적정성 점검 프로세스 내 '공공 마이데이터'를 활용한다. 공공 마이데이터는 공공·행정 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본인에 관한 정보를 정보 주체의 제공 요구에 따라 본인 혹은 원하는 곳에 제공하는 서비스로, 금융사들이 공신력 있는 데이터를 안전하게 제공받을 수 있다. 또 새로운 성과 지표인 'CPI(Customer Performance Indicator)'를 도입했다. 인사평가 시 고객 문제 해결, 니즈 충족에 중점을 두고 평가하는 방식이다. 이와 함께 직원들의 윤리 의식 제고를 위해 임직원 전체를 대상으로 금융윤리 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No.1 디지털금융그룹…금융권 최초 '그룹 공동 생성형 AI 플랫폼' 구축 양 회장은 취임 후 디지털 금융 강화를 강조해 왔다. 지난 7월 열린 '디지털·IT부문 전략워크숍'에서 그는 "진정한 디지털 혁신은 고객이 차별화된 경험을 피부로 느낄 수 있을 때 이뤄지는 것"이라며 "디지털·AI는 KB금융의 미래 성장을 위한 핵심 동력이므로 고객 관점의 디지털 혁신을 통해 그룹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힘 써 달라"고 말했다. KB금융은 금융권 최초로 은행, 증권, 보험, 카드 등 지주를 포함한 9개 계열사가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그룹 공동 생성형 AI 플랫폼'을 구축하면서 디지털 혁신에 나섰다. 또 지난 2022년 10월 수립한 금융권 최초의 AI(인공지능) 윤리기준을 바탕으로 AI 위험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AI 거버넌스 프레임'도 연내에 도입할 예정이다. 특히 국민은행의 대표 플랫폼인 'KB스타뱅킹'은 올해 7월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 1260만명을 돌파하면서 단순 금융 애플리케이션(앱)을 넘어 생활밀착형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KB금융 계열사의 80여개 핵심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제공해 고객 편의성을 제고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양 회장은 지주·자회사의 조직 개편과 임원 인사를 실시하면서 디지털 부문 조직에 힘을 실었다. 디지털 부문을 신설해 산하에 DT(디지털전환)본부와 AI본부를 두고 생성형 AI 등 신기술 가치 창출을 통해 디지털 금융 선도에 나선다는 복안이다. ◆글로벌 도약에 속도…해외 사업 안정화 노력 양 회장은 지난해 조직 개편 당시 글로벌부문을 지주 전담조직으로 두고 조직도상 최앞단에 배치해 지주의 전략적 목표 우선순위를 분명히 했다. KB금융은 4대 금융(KB·신한·하나·우리) 중 국내 순이익 1위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평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우선 해외 사업의 선별적 확장을 위해 '3X3 전략'을 추진 중이다. 동남아, 선진국, 신대륙 시장으로 나눠 지역 맞춤형 전략을 적용한다는 게 골자다. 이미 거점으로 잡은 캄보디아에서 성과를 보이고 있다. 국민은행의 캄보디아 현지 법인인 KB프라삭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4415억원으로 현지 상업은행 중 ABA은행 다음으로 큰 규모다. KB금융은 지난 2020년 4월 캄보디아 프라삭 마이크로파이낸스 지분 70%를 인수하고, 양 회장이 글로벌부문 부회장으로 재임 중이던 2021년 10월 당시 잔여 지분까지 확보하면서 완전 자회사로 편입했다. 프라삭 마이크로파이낸스와 KB캄보디아은행의 합병 법인은 지난해 8월 캄보디아 상무부로부터 최종 승인을 받았다. 양 회장은 지난 2월 KB프라삭은행의 그랜드 오프닝 행사를 열고 "캄보디아 내 지역 간 균형 발전 그리고 상생과 공존의 레시피로 고객에게 최고의 경험을 주고 함께 성장하겠다"며 "고객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고객의 라이프 사이클에 맞춰 최적의 금융 서비스를 제공해 캄보디아 국민의 평생 금융파트너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또 지난해 2612억원의 순손실을 낸 KB뱅크 인도네시아(전 KB부코핀은행) 정상화를 위해 약 1조6000억원을 투입했다. 자금 수혈과 부실채권 매각 등으로 오는 2025년까지 흑자 전환을 이루겠다는 목표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 보험 등에서 전문성을 쌓은 양 회장 취임 이후 KB금융이 리딩 금융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며 "다양한 실무 경험에 기반해 비은행 계열사 성장을 위한 분야별 전문가 기용으로 경영 효율화에 나서면서 실적을 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핵심 경영 키워드 '상생'…"국민과 함께 성장" 양 회장은 취임 당시 4가지 경영 방향 가운데 가장 먼저 '사회와 끊임없이 상생하는 경영'을 강조했다. 이런 의지는 올해 초 신년사와 상반기 그룹 경영진 워크숍에서 더 구체화했다. 그는 지난 1월 워크숍에서 "우리 사회에서 금융이 기여할 수 있는 부분과 역할을 찾는 것이 KB의 시대적 소명"이라고 했다. 이어 "고객이 존재하는 곳이라면 KB가 어디든지 함께 해야 하고, 모든 순간 고객과 연결돼 최고의 가치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 돼야 한다"며 "국민과 함께하는 성장하는 KB금융그룹을 만들자"고 당부했다. 양 회장의 상생 경영 철학은 조직 개편과 상생 금융 확대로 이어졌다. 기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본부를 그룹 상생 금융을 총괄하는 'ESG상생본부'로 개편했고, 그 일환으로 은행권 최대 규모인 3721억원의 민생 금융 지원에 나섰다. 아울러 소상공인과 중소·중견기업이 경쟁력을 갖춰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저출생 극복을 위해 자녀 출산 및 양육 지원 관련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전국의 초등돌봄교실 및 국·공립 병설유치원의 신·증설, 지역 단위의 '거점형 돌봄기관' 확대 목표로 오는 2027년까지 총 500억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2024-10-10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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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경영' 나선다더니···'엄마 없는 자식' 만드는 기업들
[이코노믹데일리] 기후위기부터 출산·양육, 준법 감시까지···. 정치권의 선거 구호가 아니다. 기업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담긴 내용들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이 중요해진 시대에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보고서를 분석, 실천 여부를 점검해봤다. 편집자주 #사례1. 대기업에 재직 중인 A씨는 올 초 회사에서 황당한 경험을 했다. A씨 회사는 월 초과 근무 시간이 8시간 이상 쌓이면 월 1회 금요일에 쉴 수 있는 '금요일 휴무'를 도입했는데 이날 A씨 홀로 직장에 출근해 일했다. 그는 출산 예정일을 60일 앞둔 만삭의 임산부였다. A씨는 "다들 쉬는데 공교롭게 회사에 나온 사람들 중 임산부가 많았다"며 "근무시간을 준수해야 하는 임산부는 초과 근무 시간이 없으니 모두가 쉴 때 출근해야 하는 역설적인 상황이 생긴 셈"이라고 말했다. '근로기준법 제74조 제5항'에 따르면 임신 중인 여성 근로자는 초과근무를 할 수 없다. 임산부만 일종의 사각지대에 방치돼 혜택을 받지 못한 셈이 됐다. #사례2. 또 다른 대기업에 다니는 B씨는 최근 토요일이면 회사 눈치가 보여 유치원 자녀들과의 나들이를 포기하고 출근길에 나선다. 회사가 비상 경영을 선언하면서 임원들이 주 6일 근무 체제에 들어가면서 부터다. 가끔 회사로부터 업무 관련 전화가 오기도 했다. 결국 쉬는 걸 포기해야 했다. B씨는 "임원이 일하는데 직원이 편히 쉴 수 있겠냐"며 한숨을 쉬었다. A씨와 B씨의 상황은 주요 대기업들이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에 힘쓰고 있다는 설명과는 다른 행보다. ESG에서 'S'인 사회 부문은 인권, 노동, 공정 거래, 소비자 보호, 사회 공헌 등 다양한 주제가 포함돼 있는데 평가와 보고 자체가 복잡하고 주관적이라 평가 자체가 어렵다. 그러다 보니 앞서 사례와 같은 상황들은 반영되지 않는다. ESG 평가모형을 개선해 점수를 매기는 한국ESG기준원(KCGS)이 홈페이지에 공개한 평가자료에서도 지난해 삼성전자와 LG그룹, 현대자동차그룹, SK그룹은 사회 부문에서 '탁월(S)'보다 한 단계 낮은 '매우 우수(A+)'를 받았다. 현재 국내 5대 그룹 중 삼성전자와 SK그룹은 지난해, 포스코홀딩스는 올해 금요일 휴무를 도입했다. LG그룹은 LG경영연구원에 시범적으로 금요일 휴무를 실시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기아의 경우 현대차 노동조합이 금요일 오후에 퇴근하는 주 4.5일제를 요구하고 있다. 기업들은 가족 친화 경영과 자기계발을 위해 금요일 휴무와 같은 유연 근무제도를 도입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휴무일 명칭을 '가족의 날(Family Day)'로 부르거나 SK에서 '행복한 금요일(Happy Friday)'로 지은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데 최근 경영진 입맛에 따라 노동자의 입장을 고려치 않은 조치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4월과 7월에 삼성전자와 SK그룹에서 비상 경영에 돌입하자 임원들이 자발적으로 휴일을 반납하고 주 6일 근무를 체제를 유지하는 중이다. 비상 경영에 따라 SK 내부에선 '행복한 금요일' 제도 폐지를 저울질한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이현국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부위원장은 "임원 혼자 나온다고 해서 일이 돌아가는 것이 아닌데 보여주기식 아니냐는 말이 많이 나왔다"고 당시 상황을 언급했다. 노조 활동을 방해하는 사례도 나왔다. 삼성은 지난 2020년 대외적으로 무노조 경영을 포기하겠다고 선언한 뒤 준법 경영을 위해 노사 관계 자문 그룹을 신설했다.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도 "단체교섭은 사용자와 노조가 건설적인 논의를 통해 건전한 노사관계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한 수단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지난 4월 노조가 경기 화성시 삼성전자 부품연구동 건물에서 열 예정이던 집회 예정 장소에 하루 전 대규모 화단을 조성해 논란이 됐다. 황용식 세종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는 "완벽한 제도라는 건 있을 수 없지만, 제도를 추진할 때 여러 부작용이 생긴다면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며 "대외 홍보를 위한 선심성 정책이 아니라 섬세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꼬집었다.
2024-09-2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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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로 걷는 탄소발자국…역행하는 기업들
[이코노믹데일리] 기후위기부터 출산·양육, 준법 감시까지···. 정치권의 선거 구호가 아니다. 기업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담긴 내용들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이 중요해진 시대에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보고서를 분석, 실천 여부를 점검해봤다. 편집자주 올여름 기록적인 폭염으로 현실화된 기후 위기를 경험하면서 정부와 국회도 바빠졌다. 정부는 지속가능성 공시 의무화를 앞두고 추진 시기 등에 대해 이행 당사자인 기업 의견을 수렴하고 있고 국회는 2026년부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관련 정보를 사업보고서에 공개하는 것을 의무화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기업은 이미 행동에 나섰다. 지난해 기준 한국거래소에 ESG 경영 정보를 자율 공시한 기업 수는 161개사로, 전년 131개사 대비 23% 증가했다. 매년 내놓는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도 기업들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여가는 중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코노믹데일리가 23일 주요 대기업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분석해 보니 일부 기업들은 탄소 발자국을 줄이겠다는 약속과 달리 여전히 많은 양의 탄소를 배출하거나 계획을 바꾸고 있었다. ◆ 포스코, 탄소 배출 1위 기업의 '눈가리고 아웅'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에 의하면 지난해 주요 대기업 중 탄소 배출량 압도적 1위 기업은 철강 업체인 포스코다. 스코프1·2에 해당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은 지난해 총 8067만 이산화탄소상당량톤(tCO₂eq)이었다. 지난 2021년 국내 총 탄소 배출량 6억7660만tCO₂eq의 11.9%로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1329만tCO₂eq)보다 6배가량 더 큰 수치다. 참고로 온실가스 배출량 단위인 tCO₂eq는 지구 온난화 영향이 이산화탄소 1t에 상당하는 양을 말한다. 스코프1·2는 직·간접적으로 배출한 탄소로 포스코의 경우 제철소에서 나오면 스코프1, 제철소에 전력을 공급한 발전소에서 나오면 스코프2다. 업황 특성에 따라 포스코는 화석연료인 코크스를 사용하는 데다 전기로에 쓰이는 전력이 막대하다. 포스코는 2050년까지 단계적으로 탄소 배출량을 줄여갈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배출량은 늘고 있다. 심지어 집계 대상인 사업장을 줄이고도 전체 배출량을 줄이는 데 실패한 점은 주목할만 하다. 포스코의 탄소 배출량 추이를 보면 7850만tCO₂eq이던 2021년에 비해 2022년엔 7018만tCO₂eq로 10.6% 줄였다. 탄소 감축에 성공한 듯 보이지만, 실상은 달랐다. 2022년 포스코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몇몇 사업장이 분할됐고 같은 해 태풍 힌남노로 경북 포항시 냉천이 범람하며 포항 제철소가 마비된 영향이 컸다. 특히 지난해 보고서는 제3자에게 해외 사업장의 탄소 배출량 검증을 받지 않으면서 국내외 세부 사업장에 대한 정보가 빠졌다. 검증 강도가 약해진 만큼 탄소 배출 감축을 위한 진정성 있는 노력이 이뤄졌는지도 어려워 보인다. ◆ 삼성-SK, '반도체 전쟁' 승리 위해 포기한 환경 반도체 업계는 반도체 패권 경쟁에 집중하면서 탄소중립 달성도 요원해지고 있다. 최근 인공지능(AI) 발전으로 반도체 생산 물량이 늘고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이들 기업들이 액화천연가스(LNG)처럼 화석연료 발전원을 늘리고 있어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360조원, 122조원을 들여 경기 용인시에 2030년까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구축하기로 하면서 최소 10개의 초대형 반도체 공장이 들어설 예정이다. 여기서 소요되는 전력 사용량만 총 16기가와트(GW)로 예상하고 있다. 2022년 수도권 전체의 전력 사용량 최대치 39GW의 절반 수준이다. 2030년 수도권 전체 전력 사용량이 55GW로 늘어도 29%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서 소비된다. 이에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8일 용인 클러스터에 1GW급 LNG 발전소 건설을 허가해 2032년까지 1GW급 LNG 발전소 3곳이 들어선다. 향후 전남부터 서해안에 걸친 초고압 전력망 증설 여부에 따라 발전소가 추가될 수도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게 LNG 발전소 설립은 사실상 탄소중립 달성 불가능을 선언한 셈이다. SK하이닉스가 탄소 배출량을 올해 619만tCO₂eq에서 2030년 755만tCO₂eq로 136만tCO₂eq(22.0%) 늘어날 거라 예상한 이유이기도 하다. 목표치로 측정된 값인 만큼 실제 배출량은 더 커질 수도 있다. 반면 대만의 대표적인 반도체 기업인 TSMC는 이와 다른 행보를 보였다. TSMC는 2020년 해상풍력 발전사로부터 약 1GW 규모 재생에너지 전력을 20년치 장기 구매한 후 올해 반도체 공장 7개를 증설하기로 했다. 공장 건설 전 재생에너지 발전원부터 확보해 둔 것이다. ◆LG엔 스코프3 '블랙홀'이 있다 스코프3 적용을 앞두고 LG그룹의 고민거리는 LG화학이다. 스코프1·2와 달리 스코프3는 기업이 직·간접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영역을 넘어 제품 생산 전반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을 말한다. 제품 생산을 위해 구매한 재화·서비스부터 임직원의 통근 과정에서 나온 탄소, 판매된 제품이 폐기되며 발생하는 탄소까지 포함된다. LG화학은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에 고기능성 플라스틱,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소재 등 각종 원재료를 공급하고 있다. 이 때문에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에선 스코프3를 계산할 때 LG화학의 탄소 배출량도 포함해야 한다. LG화학은 지난해 955만tCO₂eq의 탄소를 배출해 석유화학 업체 중 가장 많은 배출량을 보였다. 원유를 여러 소재로 분해하는 과정에서 탄소 배출량이 많을뿐더러 화석연료 발전소에서 에너지를 끌어왔기 때문이다. 이런 영향으로 LG전자의 경우 지난해 스코프1·2의 탄소 배출량은 87만tCO₂eq였지만, 스코프3는 7022만tCO₂eq에 달했다. 이중 제품의 사용 과정에서 나오는 탄소가 6120만tCO₂eq로 가장 많았고 납품받은 제품과 서비스가 280만tCO₂eq를 배출했다. LG디스플레이도 스코프3 배출량 91만tCO₂eq 중 제품과 서비스가 45만tCO₂eq로 절반 가량을 차지했다. ◆ "탄소중립 달성 못 하면 경쟁력에 치명적" 환경 전문가들은 기업이 탄소 배출량 감소에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이유로 제품 경쟁력 감소를 우려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비영리 환경단체 기후솔루션의 임장혁 연구원은 "글로벌 빅테크들이 대부분 2030~2040년을 탄소 중립 목표로 잡고 있다"며 "우리 기업이 미리 재생에너지를 준비해 두지 않으면 마이크로소프트나 구글, 아마존 같은 기업의 탄소중립 요구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설명했다. 일례로 애플은 2020년 "향후 10년 이내에 제품 공급망 전반에서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며 2021년엔 관련 기업들의 스코프3 배출량 공시 의무화를 촉구한다는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애플에 디스플레이 패널을 공급하는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등 국내 기업이 스코프3 기준에 맞춰 공급망과 생산 공정을 관리해야 한다는 뜻이다. 국내 공급망을 관리는 측면에서 정부가 중소기업을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서보원 녹색CEO(최고경영자) 아카데미 교수는 "중소기업은 이자도 내기 어려운 기업이 많아 ESG는 신경도 쓰지 못한다"며 "대기업의 1차 납품업체 몇 곳을 제외하면 탄소 배출량에 신경을 쓰지 못해 정부와 기업이 힘을 모아 관리 체계를 구축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전자업계 관계자는 "탄소 배출량 감축의 중요성은 다들 인지하고 있지만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며 "스코프 3의 경우 배출량 기준이 광범위해 현장에선 대비하고 싶어도 탄소 측정 범위를 잡는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고 답했다.
2024-09-24 07: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