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55건
-
-
-
-
-
이스라엘, 타격 준비 완료…석유·핵시설, 군 기지 표적
[이코노믹데일리] 이스라엘이 이란 미사일 공격에 재보복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한 가운데 이란을 직접 타격할 준비가 완료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의 표적 시설로 이란의 석유 생산 시설, 군 기지, 핵 시설 등이 거론된다. 5일(현지시각) 미국 뉴욕타임스는 이스라엘이 과거보다 더 직접적인 방식으로 이란을 타격할 준비가 완료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란의 석유 생산 시설, 핵 시설, 군 기지가 이스라엘 표적 시설로 추정된다고 관측했다. 이란의 석유, 가스 시설의 경우 이란 서부 쪽인 이라크,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등에 위치해 있다. 또 주요 원유 수출 기지인 페르시아만 하르그섬 등의 시설도 이란 해안이나 섬에 있다. 이스라엘이 이란 석유 시설을 타격할 경우 미국 대선을 한 달 남은 상황에서 세계 석유 시장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란은 하루 약 300만 배럴 석유를 생산하는데 이는 세계 공급량의 3%를 차지한다. 이들 시설이 공격받을 경우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란 핵무기 보유를 반대하는 이스라엘이 이란 핵시설을 타격할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미국 국무부 당국자는 지난 4일 CNN 방송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이 이란 핵시설 타격 자제에 대한 확답을 미국 정부에 주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미국 국방부 당국자 출신인 그랜트 럼리 미국 싱크탱크 워싱턴근동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이스라엘이 4월 작전을 모방하고 공습을 할 수 있도록 이란의 조기경보시템과 방공망을 무력화하려 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문제는 그 규모와 그들이 이란 영공에 진입할지 여부"라고 설명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란의 미사일 공격에 대해 재보복하겠다는 입장을 펼쳐왔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5일 진행된 연설에서 "이란은 우리 영토와 도시에 수백 발의 미사일을 두 번씩이나 발사했다"며 "이는 사상 가장 대규모 탄도미사일 공격 중 하나였다"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세계 어느 나라도 자국 도시와 국민에 대한 이런 공격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이스라엘도 마찬가지"라며 "이스라엘은 스스로를 방어하고 이런 공격에 대응할 의무와 권리가 있으며, 우리는 그렇게 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란은 지난 1일 이스라엘에 탄도미사일 약 200발을 발사했다. 이란은 이스라엘 공격으로 사망한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 하마스 수장 이스마일 하니예, 이란혁명수비대(IRGC) 작전부사령관 압바스 닐로푸샨에 대한 보복이라고 천명했다.
2024-10-06 16:47:29
-
9월 수출 '반도체·자동차' 쌍끌이…12개월 연속 증가세
[이코노믹데일리] 수출이 12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간 가운데 9월 수출이 역대 9월 가운데 1위를 기록했다. 주력 수출 품목 중 반도체와 자동차 수출이 급증하면서 호실적을 이끌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9월 수출액은 587억7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7.5% 증가했다. 작년 10월 수출 증가율이 플러스로 전환된 뒤 12개월 연속 전년 같은 달보다 수출이 증가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9월 수출은 역대 9월 중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또 9월 조업일수 일평균 수출액은 29억4000만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15대 주력 수출 품목 중에서는 반도체, 무선통신기기, 컴퓨터, 자동차, 선박, 바이오헬스 6개 품목의 수출이 늘어났다. 특히 한국의 최대 수출품인 반도체 수출은 11개월 연속으로 전년 동월 대비 증가했다. 9월 반도체 수출액은 136억달러로 작년보다 37.1% 증가했다. 새 아이폰 등 신규 스마트폰 출시, 인공지능(AI) 서버 신규 투자, 일반 서버 교체 수요 확대 등에 따라 메모리 중심의 견조한 수요가 지속됐고,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세까지 이어져 반도체 수출이 호조를 이어간 것으로 분석된다. 2위 수출 품목인 자동차 수출액은 작년 같은 달보다 4.9% 증가한 55억 달러를 기록, 역대 9월로는 가장 많았다. 월간 자동차 수출은 4개월 만에 다시 전년 동월 대비 증가로 돌아섰다.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를 포함한 컴퓨터 수출은 132% 증가한 15억 달러로 9개월 연속 수출이 늘었다. 무선통신기기, 선박, 바이오헬스 수출도 각각 19억 달러, 24억 달러, 12억 달러로 각각 작년보다 19%, 76.2%, 9.9% 늘어났다. 지역별로는 대중국 수출액이 반도체·무선통신기기 수출 호조 속에서 6.3% 증가해 올해 들어 가장 높은 117억 달러를 나타냈다. 대중 무역수지도 수출 증가 덕분에 5억 달러 흑자를 내면서 7개월 만에 다시 흑자로 돌아섰다. 9월 대미 수출액은 3.4% 증가해 역대 9월 중 가장 높은 104억 달러를 기록했다. 유럽연합(EU) 대상 수출도 무선통신, 컴퓨터 등 IT 품목 수출 호조의 영향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5.1% 증가한 60억 달러를 나타내 두 달 연속으로 월별 역대 최대 수출 실적을 기록했다. 한국의 9월 수입액은 521억2000만 달러로 작년 대비 2.2% 늘어났다. 원유와 가스 수입액이 각각 11.6%, 0.6% 감소하는 등 전체 에너지 수입액은 8.4% 감소한 104억 달러를 나타냈다. 9월 무역수지는 66억6000만 달러 흑자다. 월간 무역수지는 작년 6월 이후 16개월 연속 흑자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2024년 수출이 상고하고(上高下高) 양상을 뚜렷하게 보인다”며 “이런 호조세가 연말까지 이어져 올해 역대 최대 수출 실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민관 원팀으로 수출 확대에 모든 가용한 자원을 집중해 총력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2024-10-01 14:28:09
-
-
뒤로 걷는 탄소발자국…역행하는 기업들
[이코노믹데일리] 기후위기부터 출산·양육, 준법 감시까지···. 정치권의 선거 구호가 아니다. 기업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담긴 내용들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이 중요해진 시대에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보고서를 분석, 실천 여부를 점검해봤다. 편집자주 올여름 기록적인 폭염으로 현실화된 기후 위기를 경험하면서 정부와 국회도 바빠졌다. 정부는 지속가능성 공시 의무화를 앞두고 추진 시기 등에 대해 이행 당사자인 기업 의견을 수렴하고 있고 국회는 2026년부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관련 정보를 사업보고서에 공개하는 것을 의무화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기업은 이미 행동에 나섰다. 지난해 기준 한국거래소에 ESG 경영 정보를 자율 공시한 기업 수는 161개사로, 전년 131개사 대비 23% 증가했다. 매년 내놓는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도 기업들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여가는 중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코노믹데일리가 23일 주요 대기업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분석해 보니 일부 기업들은 탄소 발자국을 줄이겠다는 약속과 달리 여전히 많은 양의 탄소를 배출하거나 계획을 바꾸고 있었다. ◆ 포스코, 탄소 배출 1위 기업의 '눈가리고 아웅'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에 의하면 지난해 주요 대기업 중 탄소 배출량 압도적 1위 기업은 철강 업체인 포스코다. 스코프1·2에 해당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은 지난해 총 8067만 이산화탄소상당량톤(tCO₂eq)이었다. 지난 2021년 국내 총 탄소 배출량 6억7660만tCO₂eq의 11.9%로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1329만tCO₂eq)보다 6배가량 더 큰 수치다. 참고로 온실가스 배출량 단위인 tCO₂eq는 지구 온난화 영향이 이산화탄소 1t에 상당하는 양을 말한다. 스코프1·2는 직·간접적으로 배출한 탄소로 포스코의 경우 제철소에서 나오면 스코프1, 제철소에 전력을 공급한 발전소에서 나오면 스코프2다. 업황 특성에 따라 포스코는 화석연료인 코크스를 사용하는 데다 전기로에 쓰이는 전력이 막대하다. 포스코는 2050년까지 단계적으로 탄소 배출량을 줄여갈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배출량은 늘고 있다. 심지어 집계 대상인 사업장을 줄이고도 전체 배출량을 줄이는 데 실패한 점은 주목할만 하다. 포스코의 탄소 배출량 추이를 보면 7850만tCO₂eq이던 2021년에 비해 2022년엔 7018만tCO₂eq로 10.6% 줄였다. 탄소 감축에 성공한 듯 보이지만, 실상은 달랐다. 2022년 포스코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몇몇 사업장이 분할됐고 같은 해 태풍 힌남노로 경북 포항시 냉천이 범람하며 포항 제철소가 마비된 영향이 컸다. 특히 지난해 보고서는 제3자에게 해외 사업장의 탄소 배출량 검증을 받지 않으면서 국내외 세부 사업장에 대한 정보가 빠졌다. 검증 강도가 약해진 만큼 탄소 배출 감축을 위한 진정성 있는 노력이 이뤄졌는지도 어려워 보인다. ◆ 삼성-SK, '반도체 전쟁' 승리 위해 포기한 환경 반도체 업계는 반도체 패권 경쟁에 집중하면서 탄소중립 달성도 요원해지고 있다. 최근 인공지능(AI) 발전으로 반도체 생산 물량이 늘고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이들 기업들이 액화천연가스(LNG)처럼 화석연료 발전원을 늘리고 있어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360조원, 122조원을 들여 경기 용인시에 2030년까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구축하기로 하면서 최소 10개의 초대형 반도체 공장이 들어설 예정이다. 여기서 소요되는 전력 사용량만 총 16기가와트(GW)로 예상하고 있다. 2022년 수도권 전체의 전력 사용량 최대치 39GW의 절반 수준이다. 2030년 수도권 전체 전력 사용량이 55GW로 늘어도 29%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서 소비된다. 이에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8일 용인 클러스터에 1GW급 LNG 발전소 건설을 허가해 2032년까지 1GW급 LNG 발전소 3곳이 들어선다. 향후 전남부터 서해안에 걸친 초고압 전력망 증설 여부에 따라 발전소가 추가될 수도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게 LNG 발전소 설립은 사실상 탄소중립 달성 불가능을 선언한 셈이다. SK하이닉스가 탄소 배출량을 올해 619만tCO₂eq에서 2030년 755만tCO₂eq로 136만tCO₂eq(22.0%) 늘어날 거라 예상한 이유이기도 하다. 목표치로 측정된 값인 만큼 실제 배출량은 더 커질 수도 있다. 반면 대만의 대표적인 반도체 기업인 TSMC는 이와 다른 행보를 보였다. TSMC는 2020년 해상풍력 발전사로부터 약 1GW 규모 재생에너지 전력을 20년치 장기 구매한 후 올해 반도체 공장 7개를 증설하기로 했다. 공장 건설 전 재생에너지 발전원부터 확보해 둔 것이다. ◆LG엔 스코프3 '블랙홀'이 있다 스코프3 적용을 앞두고 LG그룹의 고민거리는 LG화학이다. 스코프1·2와 달리 스코프3는 기업이 직·간접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영역을 넘어 제품 생산 전반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을 말한다. 제품 생산을 위해 구매한 재화·서비스부터 임직원의 통근 과정에서 나온 탄소, 판매된 제품이 폐기되며 발생하는 탄소까지 포함된다. LG화학은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에 고기능성 플라스틱,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소재 등 각종 원재료를 공급하고 있다. 이 때문에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에선 스코프3를 계산할 때 LG화학의 탄소 배출량도 포함해야 한다. LG화학은 지난해 955만tCO₂eq의 탄소를 배출해 석유화학 업체 중 가장 많은 배출량을 보였다. 원유를 여러 소재로 분해하는 과정에서 탄소 배출량이 많을뿐더러 화석연료 발전소에서 에너지를 끌어왔기 때문이다. 이런 영향으로 LG전자의 경우 지난해 스코프1·2의 탄소 배출량은 87만tCO₂eq였지만, 스코프3는 7022만tCO₂eq에 달했다. 이중 제품의 사용 과정에서 나오는 탄소가 6120만tCO₂eq로 가장 많았고 납품받은 제품과 서비스가 280만tCO₂eq를 배출했다. LG디스플레이도 스코프3 배출량 91만tCO₂eq 중 제품과 서비스가 45만tCO₂eq로 절반 가량을 차지했다. ◆ "탄소중립 달성 못 하면 경쟁력에 치명적" 환경 전문가들은 기업이 탄소 배출량 감소에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이유로 제품 경쟁력 감소를 우려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비영리 환경단체 기후솔루션의 임장혁 연구원은 "글로벌 빅테크들이 대부분 2030~2040년을 탄소 중립 목표로 잡고 있다"며 "우리 기업이 미리 재생에너지를 준비해 두지 않으면 마이크로소프트나 구글, 아마존 같은 기업의 탄소중립 요구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설명했다. 일례로 애플은 2020년 "향후 10년 이내에 제품 공급망 전반에서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며 2021년엔 관련 기업들의 스코프3 배출량 공시 의무화를 촉구한다는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애플에 디스플레이 패널을 공급하는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등 국내 기업이 스코프3 기준에 맞춰 공급망과 생산 공정을 관리해야 한다는 뜻이다. 국내 공급망을 관리는 측면에서 정부가 중소기업을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서보원 녹색CEO(최고경영자) 아카데미 교수는 "중소기업은 이자도 내기 어려운 기업이 많아 ESG는 신경도 쓰지 못한다"며 "대기업의 1차 납품업체 몇 곳을 제외하면 탄소 배출량에 신경을 쓰지 못해 정부와 기업이 힘을 모아 관리 체계를 구축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전자업계 관계자는 "탄소 배출량 감축의 중요성은 다들 인지하고 있지만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며 "스코프 3의 경우 배출량 기준이 광범위해 현장에선 대비하고 싶어도 탄소 측정 범위를 잡는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고 답했다.
2024-09-24 07:00:00
-
-
-
-
-
-
-
SK이노-SK E&S 합병, "주주가치 훼손 우려 불식시키고 성장 기회로 만들어야"
[이코노믹데일리]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인수 합병이 성사되며 에너지업계의 시선은 향후 두 회사가 얼마나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지로 옮겨가고 있다. 해외 유사 사례를 기준으로 보면 긍정적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학계 전문가들은 시너지 창출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이번 합병을 새로운 성장을 이룰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난 27일 SK이노베이션이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진행한 임시 주주총회에서 주주 표결로 부쳐진 SK E&S에 대한 합병안은 찬성률 85.75%로 가결됐다. 국내 최대 정유사인 SK이노베이션과 국내 최대 민간 전력사인 SK E&S가 합치면서 자산 규모 100조원대 아시아 최대 민간 에너지 기업이 탄생했다. 합병안이 통과되긴 했지만 과제도 남겼다. SK이노베이션의 2대 주주인 국민연금(지분율 6.2%)이 합병 반대 의사를 표하는 등 참석주주 14.25%는 반대표를 던졌다. 국민연금은 22일 합병 반대 입장에서 "SK이노베이션의 합병 비율이 불리해 주주가치 훼손 우려가 크다"고 강조했다. 이에 SK이노베이션은 합병 과정 초기부터 꾸준히 '시너지 효과'를 강조해 왔다. 합병으로 시너지 효과가 생겨 재무 상태가 좋아지면, 자사주 매입·배당 확대 등 적극적인 주가 부양책을 사용하는 게 가능하다는 주장으로 풀이된다. 아직 두 회사의 세부적인 시너지 방안은 나오지 않은 상태지만, 해외 유사 사례를 기준으로 본다면 실현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세계 2위 정유사인 영국 로열 더치 쉘(쉘)은 지난 2016년 영국 내 3위 원유·천연가스 기업 BG그룹을 470억 파운드(약 76조2627억원)를 들여 합병했다. 당시 저유가 흐름에 대응해 원가를 절감하고 LNG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개편하기 위해 추진된 합병이었다. 합병 후 2년이 지난 2018년 쉘의 자산, 매출, 영업이익은 모두 크게 올랐다. 자산은 합병 전 대비 118억 달러(약 15조7700억원) 늘어났고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083억 달러(약 144조7900억원), 330억 달러(약 44조1000억원) 커졌다. 2020년엔 미국 셰브론이 130억 달러(약 15조6000억원)를 주고 경쟁사인 노블에너지를 합병한 사례도 있다. 같은 해 미국 코노코필립스가 정유사인 콘초리소시스를 인수한 사례에서도 합병 후 자산과 매출이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실적 개선이 주주가치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시너지 효과가 SK이노베이션·SK E&S 합병 반대 여론을 잠재울 핵심 요소라는 분석이 나온다. 쉘은 2017년 25억 달러(약 2조34000억원) 수준이던 자사주 매입 규모를 실적이 개선된 2020년에 250억 달러(약 33조4000억원)까지 10배 늘린 바 있다. 학계 전문가들은 SK이노베이션·SK E&S 합병 사례가 해외 사례와 유사하게 긍정적 시너지 효과로 이어질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학과 교수는 "해외 사례는 경쟁사와 합병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한 경우"라며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경우 경쟁사라고 보기 어렵고 시너지 방안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에서 효과가 있을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황용식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도 "SK이노베이션의 재무 상황이 열악해 SK E&S가 일방적으로 먹여 살리는 구조에선 시너지 효과가 나기 쉽지 않다"며 "국민연금에서 주주가치 훼손을 우려한 것도 같은 맥락에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다만 이번 합병이 성장 기회로 쓰일 수 있다는 점에서는 모두 동의했다. 이 교수는 "이번 합병으로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에 투자를 지속할 수 있는 동력을 확보했다"며 "향후 전기차 시장 흐름에 따라 합병 시너지의 성과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황 교수는 "SK가 그동안 여러 사업 영역에 발을 담그며 핵심적인 결과물을 만들지 못했는데, 이번 합병을 계기로 명확한 방향성과 목표를 설정할 필요가 있다"며 "이미 주사위가 던져진 상황이기 때문에 배터리, 정유·화학, LNG, 친환경 등 여러 부분 중 하나를 핵심 가치로 잡고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2024-08-28 17:57: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