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6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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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는 좋아졌지만 체질은 그대로… 착시 개선에 그친 건설사 원가율 하락
[이코노믹데일리] 대형 건설사들의 원가율이 일제히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표면적으로는 비용 효율화의 성과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고원가 현장이 실적에서 빠져나가며 생긴 ‘착시 효과’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건설사들이 신규 수주를 줄이고 사업을 보수적으로 운영한 결과이기도 해, 향후 주택 공급 위축과 실적 둔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건설, DL이앤씨, 현대엔지니어링의 올해 3분기 원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2.3~11.75%포인트(p) 개선됐다. 건설업계가 통상 80%대를 ‘적정 원가율’로 보는 가운데, 주요 대형사들은 90% 초반까지 낮추며 체감 성과를 냈다. 가장 큰 개선폭을 보인 곳은 현대엔지니어링이다. 3분기 원가율은 93.6%(건축·주택 부문 91.9%)로 전년 대비 11.75%p 떨어졌다. 현대건설도 95.4%(건축·주택 95%)로 5.26%p 낮아졌고, DL이앤씨는 87.5%(주택사업 82.6%)로 2.3%p 개선됐다. 건설업계는 그동안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으로 원가율이 치솟으며 수익성 악화에 시달려왔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건설공사비지수는 2022년 121.46에서 2023년 127.34, 올해 9월에는 131.66까지 올라 3년 새 8.4% 상승했다. 건설공사비지수는 2020년을 100으로 놓고 공사비 변동을 나타내는 지수로, 자재비와 인건비 상승분이 고스란히 반영된 결과다. 그럼에도 올해 3분기 원가율이 낮아진 것은 자재비 안정과 더불어 고원가 현장들이 순차적으로 실적에서 제외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022년까지 착공한 아파트 현장은 철근, 시멘트, 외주 단가가 급등해 손실 부담이 컸다”며 “이들 현장이 최근 준공되면서 손실이 회계상 반영되지 않아 전체 원가율이 하락한 것처럼 보이는 착시 효과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실제 원가 절감보다는 ‘손실 요인 제거’가 주요 원인이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이번 원가율 개선을 수익성 회복으로 해석하긴 어렵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신규 수주를 보수적으로 줄이고, 리스크가 큰 현장을 정리한 결과로 숫자가 개선된 것일 뿐 실제 현장 원가는 여전히 높다”고 전했다. 장기적으로는 이 같은 흐름이 주택 공급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공사비 부담이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건설사들이 사업성을 엄격히 따지면서 신규 착공이 줄어드는 현상이 이미 시작됐기 때문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국 공동주택 착공 물량은 12만 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7% 감소했다. 서울 등 수도권에서는 주요 단지의 착공 일정이 수차례 연기되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원가율 하락이 수익성 회복을 의미하지 않는다”며 “리스크 회피형 경영이 고착되면 공급 자체가 위축되고, 결국 분양시장과 전반적인 주택 공급망에 부담이 전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원가율이 안정세를 유지하더라도, 고비용 구조가 근본적으로 개선되긴 어려울 것으로 본다. 철근과 시멘트 등 주요 자재의 글로벌 시세가 여전히 불안정하고, 인건비도 매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어서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건설업 전체직종 평균 임금은 27만6011원으로, 2022년(24만2931원) 대비 13.6% 올랐다. 한 건설정책 전문가는 “건설사들의 원가율 개선은 재무적 통제의 결과이지만, 이는 곧 신규 프로젝트의 위축을 의미하기도 한다”며 “현장 효율화보다 사업 축소로 인한 착시 개선이 반복되면, 내년 이후에는 실적 공백으로 되돌아올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2025-11-12 08: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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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상승·긴 연휴에 기업 체감경기 3개월 만에 '뚝'
[이코노믹데일리] 이달 기업들의 체감 경기가 석 달 만에 하락했다. 추석 연휴에 따라 영업일 수가 감소한 데다,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제조업체 원자재 구입 비용이 늘면서다. 2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0월 기업경기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산업 기업심리지수(CBSI)는 전월보다 1p 낮은 90.6으로 집계됐다. 앞서 소비 쿠폰 등의 영향으로 8월(+1p)과 9월(+0.6p) 두 달 연속 올랐으나 이달엔 개선 추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CBSI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중 주요 지수(제조업 5개·비제조업 4개)를 기반해 산출한 심리 지표다. 과거(2003년 1월∼2024년 12월) 평균(100)을 웃돌면 경제 전반에 대한 기업 심리가 낙관적, 반대로 밑돌면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산업별로 살펴보면 제조업 CBSI(92.4)는 생산(-0.8p)·제품 재고(-0.6p)를 중심으로 9월보다 1p 떨어졌다. 건설·서비스 등 비제조업(89.5) 또한 자금 사정(-1.0p)·채산성(-1.0p) 악화로 같은 기간 1p 하락했다. 영업일 수 감소에 따라 전반적으로 기업 심리가 부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제조업의 경우 환율 상승 등으로 원자재 구입 비용이 증가했고, 비제조업의 경우 명절 수요 효과가 소멸했다는 게 한은 측 설명이다. 다만 11월 CBSI 전망치의 경우 전산업(91.1), 제조업(92.6), 비제조업(90.2)에서 이달 전망치 대비 2.6p, 3.2p, 2.3p씩 모두 높아졌다. 이혜영 한은 경제심리조사팀장은 "영업 일수 회복이 전망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며 "업종별로는 자동차의 경우 무역 협상 합의 기대로, 철강은 반덤핑 관세 부과에 따른 수입 물량 감소와 가격 상승 기대로 전망치가 상승했다"고 말했다. 세부 업종별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변화를 보면 제조업에서는 1차 금속, 금속 가공, 고무·플라스틱 등을 중심으로 업황·생산·신규수주 등이 악화했다. 비제조업에서는 도소매업·정보통신업 등의 채산성과 자금 사정이 나빠졌다. BSI에 소비자동향지수(CSI)까지 반영한 10월 경제심리지수(ESI)는 94.4로 전월 대비 3.1p 상승했다. 같은 기간 계절 및 불규칙 변동을 제거한 ESI 순환변동치(93.6)도 0.7p 증가했다. 이번 조사는 이달 14∼21일 전국 3524개 법인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 중 3286개 기업(제조업 1831개·비제조업 1445개)이 응답했다.
2025-10-29 09:3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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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삼성물산, 정비사업 10조 클럽 눈앞… 강남 넘어 여의도·장위로 격돌
[이코노믹데일리] 국내 정비사업 사상 첫 연간 수주 10조원 돌파를 앞두고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이 막판 경쟁에 들어갔다. 두 회사 모두 단독입찰 단지를 중심으로 물량을 확보하며 사실상 ‘2강 체제’를 굳힌 가운데, 연말 장위15구역과 여의도 대교 재건축 결과에 따라 올해 왕좌가 결정될 전망이다. 2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올해 정비사업 시장에서 가장 뚜렷한 상승 곡선을 그렸다. 상반기까지만 해도 수주액이 5조원대에 머물렀지만, 압구정2구역 재건축(2조7488억원) 수주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누적 수주액 8조6878억원으로 업계 1위를 질주하고 있다. 압구정2구역은 강남권 최대 규모의 ‘초대어’ 사업으로, 최고 65층 2571가구 규모다. 현대건설은 두 차례 단독입찰 끝에 시공사로 확정되며 사실상 강남 정비시장 주도권을 확보했다. 이후 장위9구역 재개발(3502억원), 부산 연산5구역(7656억원), 수원 구운1구역(3123억원) 등 전국 주요 사업지를 잇달아 따내며 존재감을 키웠다. 오는 27일 입찰이 마감되는 장위15구역(1조4662억원) 역시 세 차례 연속 단독입찰이 유력해 수의계약 가능성이 높다. 이 단지까지 확보할 경우 현대건설은 업계 최초로 연간 정비사업 수주 10조원을 넘어서는 신기록을 세우게 된다. 회사 내부에서는 “정비사업이 내수 실적을 지탱하고, 플랜트·신재생 사업이 외형을 확장하는 투트랙 체제가 완성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물산의 반격도 거세다. 한남4구역 재개발(1조5696억원), 신반포4차 재건축(1조310억원), 장위8구역(1조1945억원) 등을 연달아 확보하며 누적 수주액 7조5501억원을 기록했다. 여기에 여의도 대교 재건축(7721억원)과 증산4구역(약 2조원)까지 따낼 경우 단숨에 10조 클럽 진입이 가능하다. 여의도 대교는 1975년 준공된 576가구 단지로, 재건축 후 지상 49층 912가구 규모로 변모한다. 공사비가 3.3㎡당 1120만원에 달하는 초고가 사업으로, ‘래미안’ 브랜드가 여의도에 처음 진출한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삼성물산은 2차 입찰까지 단독 참여가 확정될 경우 수의계약이 가능해 사실상 시공권 확보가 유력하다. 증산4구역은 3574가구, 공사비 약 2조원 규모로 DL이앤씨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을 준비 중이다. 이 사업까지 확보하면 삼성물산 역시 10조원대 수주고를 달성하게 된다. 삼성물산은 강남·한남·반포에 이어 여의도로 ‘고급 주거벨트’를 확장하며 서울 핵심지 정비사업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정비업계는 두 회사 모두 도급 중심의 안정적 수익구조를 확보하며 내수 실적을 강화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변동성이 큰 해외 플랜트나 개발형 사업보다, 공사비와 일정이 확정된 도급사업 중심의 정비시장에 집중해 위험을 최소화하는 전략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정비사업은 계약 단계에서 공사비가 확정되기 때문에 원자재 가격이나 환율 변동에 따른 리스크가 적다”며 “불황기에도 공사가 꾸준히 이어져 실적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현대건설은 소형모듈원자로(SMR)·수소 등 신사업을 병행하며 정비사업 조직을 확대하고 있고, 삼성물산은 ‘래미안’ 브랜드의 고급 주거 이미지를 내세워 핵심 재건축·재개발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두 회사의 경쟁이 단순한 수주 경쟁이 아니라 향후 10년 정비시장의 판도를 좌우할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비사업은 단순히 수주 규모로 승부가 갈리는 게 아니라 조합과의 신뢰, 브랜드 가치, 시공 품질이 종합적으로 평가받는 시장”이라며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모두 10조원대 달성 이후에도 안정적 실적과 조합 신뢰를 누가 더 쌓느냐가 진짜 승부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5-10-23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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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닭' 삼양식품 3분기도 방긋...식품업계는 '먹구름'
[이코노믹데일리] 식품업계의 3분기 실적은 내수 부진과 원가 부담이 겹치며 기업별로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가격 인상 효과가 약해진 데다 판촉비와 인건비가 늘면서 내수 중심 기업들은 수익성 방어가 쉽지 않다. 반면 수출 기반과 효율화 전략을 갖춘 기업들은 글로벌 수요와 환율 효과를 바탕으로 상대적 선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1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의 올해 3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매출 7조6432억원, 영업이익 3880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할 것으로 추정되지만 영업이익은 6.79%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오 부문이 실적 둔화의 주요 요인으로 지목된다. 트립토판·라이신 등 주요 아미노산 제품의 경쟁 심화와 판가 하락이 이어지며 수익성이 약화될 가능성이 크다. 원재료비와 물류비 부담도 이익률을 제약하는 가운데, 내수 식품 부문 역시 소비 위축의 영향을 받고 있다. 다만 미국·베트남 등 해외 시장의 가공식품 판매 증가가 일부 방어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롯데웰푸드는 매출 1조1296억원, 영업이익 752억원으로 전망된다. 매출은 전년 대비 4.7%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영업이익은 1.05%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제과 부문의 가격 인상 효과가 일부 반영됐지만, 전사적자원관리(ERP) 비용·인건비 등 일회성 비용과 원가 부담이 수익성 회복을 제한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하반기에는 제품 포트폴리오 조정과 비용 절감 효과로 점진적 개선이 기대된다. 삼양식품은 업계에서 가장 높은 성장세가 예상된다. 3분기 매출 6009억원, 영업이익은 1362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36.9%, 56.0% 증가할 전망이다. ‘불닭볶음면’의 글로벌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으며, 수출 비중이 80% 이상을 차지해 환율 효과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밀양 2공장 가동률 상승과 광고비 절감, 생산 효율화 등도 수익성 개선을 뒷받침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리온 역시 안정적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매출 8333억원, 영업이익 1423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7.5%, 3.8%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베트남 등 주요 해외 법인에서 신제품 판매가 성장세를 이끌었다는 평가다. 다만 국내 법인에서는 일부 일회성 비용이 발생해 영업이익률 개선 폭이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3분기 실적은 사업 포트폴리오와 원가 관리 능력이 실적을 가른 요인”이라며 “4분기에는 원자재 가격이 안정세를 보인다면 점진적인 회복세가 가능하겠지만, 내수 회복이 더디다면 체감 개선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2025-10-16 17:2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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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아건설, 법정관리 8개월 만에 졸업… "위기관리의 교과서" 평가 속 업계는 '신중론'
[이코노믹데일리] 신동아건설이 회생절차 개시 8개월 만에 법정관리를 졸업했다. 빠른 회생을 이뤄낸 사례로 평가되지만, 업계에서는 이번 성과를 건설경기 회복의 신호로 보긴 어렵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건설업 전반의 수주 부진과 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 미분양 누적 등 구조적 불안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지난 1일 신동아건설이 제출한 ‘회생계획 종결 신청서’를 검토한 뒤 기업회생절차 종결을 허가했다. 법원은 “8월 29일 회생계획 인가 이후 회생채권의 1차 변제를 조기 이행했고, 매출 실적과 수익성, 담보물 가치 등을 종합적으로 볼 때 회생계획 수행에 차질이 없다”고 판단했다. 신동아건설은 올해 1월 회생절차를 개시한 지 불과 8개월 만에 졸업장을 받은 셈이다. 신동아건설은 2022년 이후 원자재 가격 급등과 지방 분양시장 침체, 미수금 누적 등의 악재로 유동성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회생 개시 직후 자산 매각, 인력 감축 등 자구책을 신속히 단행하며 안정화에 성공했다. 업계에서는 2010년대 초반 약 9년간의 워크아웃 경험이 조기 회생의 배경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과거 위기 때 이미 내부 구조조정 시스템을 정비한 덕분에 법정관리 이후 대응이 빠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회생절차 졸업 이후 신동아건설은 공공부문 수주 확대와 정비사업 중심의 재편을 추진 중이다. 서울 서빙고 사옥 부지의 개발사업, 부산·대전 등 지방도시 주택사업 등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회사 관계자는 “채무 변제 이행과 재무구조 개선을 병행하며 내실경영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번 사례를 ‘건설업 회복 신호’로 해석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많다. 부동산 PF 부실 위험과 지방 미분양 증가세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1∼8월 전국 건축 착공면적은 5043만㎡로 전년 대비 17% 감소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격탄을 맞았던 2009년(4160만㎡) 이후 두 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건설경기 침체는 통계로도 확인된다. 국토교통부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0월 중순까지 폐업한 종합건설사는 493곳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48곳)을 넘어섰다. 건설사 부도 역시 8월을 제외한 대부분의 달에 발생했다. PF 시장 경색이 장기화되면서 일부 중견·중소 건설사들은 유동성 위기에 다시 내몰리고 있다. 정부는 부진한 건설경기를 타개하기 위해 지방 미분양 주택 매입, PF 구조조정, 기업구조조정(CR) 리츠 활성화 등 지원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올해 안에 지방 준공 후 미분양 주택 3000가구를 매입할 계획이며,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미분양주택을 매입해 재판매하는 ‘안심환매사업’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단기 부양책이 실질적 회복으로 이어지긴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박철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금의 건설업은 공사 물량 자체가 줄었고, 인건비·원자재 가격·규제 등 리스크가 여전히 크다”며 “건설사가 적극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기 어려운 환경”이라고 진단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도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가 단기 유동성 개선에 도움을 줄 수는 있지만, 실제로 대출금리에 반영될지는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부진한 건설경기와 달리 수도권 주택 시장은 여전히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어 정책 대응도 쉽지 않다. 금리 인하 시점이 늦어질 경우 건설사의 이자 부담은 계속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신동아건설의 조기 회생은 위기관리 모범사례로 평가받을 만하지만, 업계 전반이 체감하는 상황은 여전히 냉각 상태”라며 “PF시장 정상화 없이는 유사 사례가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2025-10-16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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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아파트 10곳 중 7곳 공사 지연…"신속 공급" 내세운 정부 대책에 역행
[이코노믹데일리] 정부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중심의 공급 대책을 내세운 가운데 정작 올해 준공된 LH 아파트 10곳 중 7곳이 공사 지연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강조한 ‘신속한 주택 공급’ 기조가 현장의 현실과 괴리돼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이 LH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 1월부터 올해 9월 5일까지 준공된 전국 LH 아파트 395개 단지 중 301곳(76.2%)이 당초 공사 기한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같은 기간 민간 부문 평균 지연율(수도권 23.2%, 지방 31.8%)의 세 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LH 건설 현장 중 기한 내 준공된 곳은 94곳(23.8%)에 불과했다. 1개월 이상~6개월 미만 지연된 곳이 192곳(48.6%), 6개월 이상~1년 미만 73곳(18.4%), 1년 이상 지연된 곳은 36곳(9.1%)이었다. 평균 지연 기간은 4개월이며 화성 남부 화성향남2, 대구 읍내, 세종 조치원 행복주택은 각각 29개월 지연됐다. 경북도청 행복주택은 보상 절차가 길어지며 2년 가까이 늦어졌다. 지역별로는 서울의 지연율이 92.9%로 가장 높았다. 올해 준공된 14곳 중 잠실 행복주택을 제외한 13곳이 공사 지연을 겪었으며 경기(70.4%), 인천(88.5%)을 포함한 수도권 전체 지연율은 74.5%에 달했다. 비수도권 또한 203곳 중 158곳(77.8%)이 예정된 기한을 넘겨 준공됐다. 제주(100%), 부산·울산(93.3%), 경남(88%), 대구·경북(83.3%) 등 전국적으로 비슷한 양상이 나타났다. 공사 지연의 원인은 다양했다. 원자재 수급 차질로 지연된 현장이 50곳으로 집계됐으며 이 중 19곳은 레미콘 부족이 직접적인 원인이었다. 2023~2024년 발생한 ‘시멘트·레미콘 대란’의 여파가 공기 지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노동쟁의에 따른 지연도 19곳으로 나타났다. 화물연대 파업과 건설노조의 현장 점거, 불법행위 등으로 일정이 연장된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 이 밖에도 토지 보상 절차 지연, 공법 변경, 추가 공사, 폭염·폭우 등 기상 요인, 코로나19로 인한 공사 중단, 문화재 발굴, 도급업체 부도 등 복합 요인이 작용했다. 정부는 지난달 발표한 ‘9·7 공급 대책’에서 공사 기간 단축을 위한 로드맵을 제시했다. 토지 보상 시 협조한 토지주에게는 장려금을 지급하고 지구 지정 이전에도 보상을 착수하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최근 노란봉투법 시행과 건설 현장 규제 강화가 맞물리며 오히려 공급 지연이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하청 노동자에게 교섭권이 부여되고 쟁의행위 범위가 확대됐지만 손해배상 청구 제한으로 파업 부담이 줄면서 현장 불안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김은혜 의원은 “LH 주도로 신속하게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대책은 모순이다. 노란봉투법으로 공급 차질은 더 심각해질 것”이라며 “민간 시장 재건축 활성화와 노란봉투법 개정안 논의 등 본원적 접근 없이 부동산 문제 악순환은 극복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2025-10-10 15: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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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특별 금융지원' 나선 銀…자금마련 필요한 기업·서민에 '힘'
[이코노믹데일리] 은행들이 추석 명절을 맞아 일시적으로 자금 마련이 필요하거나,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과 소상공인 대상으로 금융지원 및 우대 금리 적용에 나서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이달 24일까지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15조1250억원 규모의 금융지원을 시행한다. 구체적으로 △업체당 소요자금 범위 내 10억원까지 신규 대출 지원 △최대 1.5%p 우대금리 제공 △원금 일부상환 조건 없는 만기 연장 △분할상환금 납입 유예 등으로 구성됐다. 앞서 신한은행은 지방자치단체 및 지역신용보증재단과 협력해 총 538억원 규모의 '땡겨요 이차보전대출'을 운영 중이며, 지난달부터는 금융취약계층 이자 부담을 완화하고 소비자보호를 강화하기 위해 '새희망홀씨대출 특별지원 우대금리'를 기존 1.0%p에서 1.8%p로 확대 시행 중이다.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은 추석 명절 특별자금 1조6000억원을 마련해 경기 부진, 유동성 부족, 매출 감소 등으로 사업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대상으로 'BNK 2025년 추석특별대출'을 지원한다. 이번 추석특별대출은 지역 내 중소기업들의 자금난 해소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것으로 이달 31일까지 지원한다. 주요 지원대상은 △장기거래 중소기업 △지역 창업기업 △기술력 우수 중소기업 △지역 일자리 창출기업 △지자체 전략산업 영위 중소기업 △성실상환기업 등이다. 업체별 지원 한도는 최대 30억원이며, 지역 중소기업의 금융비용 절감을 위해 최고 1.0%p 금리감면도 제공한다. iM뱅크도 중소기업들의 경영난 해소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1조원 규모의 '추석 특별자금대출' 지원에 나선다. 신규 5000억원, 만기연장 5000억원 규모로 이달 24일까지 실시한다. 업체별 지원한도는 최대 10억원이며, 금융비용 절감을 위해 신용등급 및 거래조건에 따라 금리 우대를 지원할 방침이다. 특히 신속한 자금지원을 위해 신용평가 및 전결권 완화 등 대출취급 절차도 간소화해 고객 편의를 제고했다. 전북은행과 광주은행도 추석 특별자금 1조1000억원을 마련해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 소상공인을 지원한다. 먼저 전북은행은 이달 21일까지 '추석 특별운전자금' 5000억원을 지원한다. 신규 2500억원, 만기연장 2500억원으로 구성됐으며, 지원 대상은 상업어음 할인 및 1년 이하 운전자금 대출로 신규 운전자금 및 기일이 도래한 중소기업 대출 만기연장이다. 대출 금리는 거래 기여도 등에 따라 우대금리를 적용해 이자 부담을 최소화했다. 광주은행은 이달 31일까지 6000억원 규모의 '추석 명절 중소기업 특별자금'을 지원한다. 이번 특별자금은 신규자금 3000억원, 만기연장 3000억원으로 업체당 최대 50억원까지 이용할 수 있다. 특히 신규자금은 산출금리 대비 최대 연 1.2%p 금리우대를 제공해 금융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지원 대상은 지역 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으로 제품생산 및 납품대금 결제, 원자재 구입, 기타 운영자금 등 경영 안정에 필요한 자금으로 사용 가능하다. 은행권 관계자는 "경기 침체와 내수부진 등 이중고를 겪고 있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자금난 해소와 금융 비용 절감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2025-10-06 09: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