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16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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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자율주행의 갈림길, 가장 위험한 적은 테슬라도 구글도 아닌 내부다
[이코노믹데일리] 현대자동차의 자율주행 위기는 기술의 문제가 아니다. 돈의 문제도 인재의 문제도 아니다. 정작 치명적인 건 현실을 직시하지 않으려는 내부 경영진의 집단적 자기기만이다. 지금 현대차가 마주한 경쟁자는 더 이상 전통적인 자동차 회사가 아니다. 테슬라, 구글(웨이모), 애플. 이들은 자동차를 만드는 기업이 아니라 데이터 기업이자 소프트웨어 기업이다. 자동차를 ‘기계’가 아니라 ‘움직이는 컴퓨터’로 정의하는 세력들이다. 이 싸움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하는 순간 승부는 이미 끝난다. 문제는 현대차 내부에 여전히 “우리는 제조에서 강하다”, “안전과 품질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완성도 없는 자율주행은 브랜드를 훼손한다”는 말들이 아무렇지 않게 오간다는 점이다. 겉으로 보면 모두 맞는 말처럼 들린다. 그러나 지금 이 국면에서는 치명적으로 빗나간 판단이다. 자율주행 경쟁에서 중요한 것은 완성도가 아니라, 얼마나 빨리 현실에 던져졌는가다. 테슬라가 완벽해서 시장을 장악했는가. 구글의 자율주행은 처음부터 안전했는가. 애플이 언제부터 완성형 제품만 내놓았는가. 아니다. 그들은 불완전한 상태로 시장에 들어갔고, 데이터를 쌓으며 실패를 반복했고, 그 속도로 경쟁자들을 따돌렸다. 반면 현대차를 둘러싼 부회장, 사장, 고위 임원들은 여전히 ‘리스크 관리’라는 이름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 선택을 하고 있다. 변화를 두려워하고, 기존 성공 공식에 매달리며, 자율주행을 늘 ‘미래의 과제’로 미루는 데 익숙해져 있다. 이게 가장 위험하다. 전국시대 법가 사상서인 『관자』는 이 상황을 단 한 문장으로 정리한다. 때를 잃으면 만사가 늦는다(失時 則萬事遲). 한 번 흐름을 놓치면, 이후의 모든 선택은 만회가 아니라 추격에 그칠 뿐이다. 자율주행은 바로 그런 영역이다. 정의선 회장이 이들의 의견을 “조율”하고 “존중”하는 순간, 현대차의 자율주행 미래는 사실상 접힌다. 역사는 늘 같은 방식으로 이를 증명해 왔다. 삼성 스마트폰의 성공은 임원들의 합의에서 나오지 않았다. 이건희 회장의 일방적인 결단과 강제적인 속도전에서 시작됐다. 반대로 LG전자의 실패는 “좀 더 지켜보자”, “시장 반응을 본 뒤 판단하자”, “우리는 다르게 가자”는 임원들의 집단적 신중함에서 출발했다. 지금 현대차 내부 분위기는 성공 직전의 삼성보다 실패 직전의 LG에 훨씬 가깝다. 자율주행은 ‘완성형 기술’의 경쟁이 아니다. 데이터 축적량의 경쟁이고, 실전 주행 경험의 경쟁이며, 플랫폼을 먼저 차지하느냐의 싸움이다. 뒤늦게 뛰어든 주자는 아무리 기술이 좋아도 선두를 따라잡기 어렵다. 그런데도 현대차 경영진 다수는 자율주행을 여전히 ‘언젠가 해야 할 연구개발 과제’ 정도로 취급한다. 이건 무지라기보다 책임 회피에 가깝다. 지금 필요한 것은 보고서가 아니라 실행이고, 위원회가 아니라 결정이며, 합의가 아니라 명령이다. 자율주행 조직을 기존 사업부에서 완전히 분리하라. 외부 기술을 사오는 데 주저하지 말라. 실패는 용인하되, 지연은 용납하지 말라. “안전”을 말하는 순간, 동시에 “속도”를 요구하라. 그리고 무엇보다 정의선 회장은 지금 이 순간 자신을 둘러싼 ‘편안한 조언자들’부터 경계해야 한다. 조직의 관성에 가장 깊이 젖어 있는 사람들은 언제나 “회장님을 위해서”라는 말을 가장 먼저 꺼낸다. 그러나 대기업의 몰락은 늘 그런 사람들 곁에서 시작됐다. 테슬라는 현대차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구글은 한국 대기업의 의사결정 속도를 고려하지 않는다. 애플은 단 한 번도 기존 산업의 논리를 존중한 적이 없다. 이 싸움은 속도의 싸움이고, 결단의 싸움이며, 고독한 리더십의 싸움이다. 정의선 회장이 임원들의 눈치를 보는 순간, 현대차는 자율주행 시대의 주인공이 아니라 부품 공급사로 밀려날 가능성이 커진다. 지금은 점잖게 말할 시간이 아니다. 부회장과 사장들을 다독일 시점도 이미 지났다. 기존 관성을 깨고, 밀어붙이며, 강제로 속도를 높여야 한다. 역사는 늘 잔인하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자율주행 시대에 살아남는 기업은 가장 준비된 기업이 아니라 가장 먼저 움직인 기업이다. 그리고 그 선택의 책임은 결국 정의선 회장 한 사람에게 돌아간다.
2025-12-17 09: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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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정비사업 '대형사 쏠림' 심화… 중견건설사, 가로주택으로 밀려났다
[이코노믹데일리] 서울 주요 지역의 재건축·재개발·리모델링 등 정비사업 시장이 대형 건설사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조합원들의 브랜드 선호도와 금융 조달 여건의 차이가 수주 결과를 가르고, 중견건설사들은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가로주택정비사업으로 밀려나는 추세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에서 입주했거나 연내 입주 예정인 정비사업 단지 가운데 시공능력평가 상위 10위권 밖 건설사가 시공한 사례는 단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2월 ‘아크로삼성’(대림산업, 419가구), 6월 ‘메이플자이’(GS건설, 3307가구), 11월 ‘래미안원페를라’(삼성물산, 1097가구), 12월 ‘잠실래미안아이파크’(삼성물산·HDC현대산업개발, 2678가구) 등 굵직한 단지들이 모두 대형 건설사 손에서 완공됐다. 이 같은 ‘대형사 독주’ 현상은 강남을 넘어 이른바 ‘마용성’(마포·용산·성동)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7월 성동구에서 분양한 ‘라체르보푸르지오써밋’(대우건설), 8월 분양된 ‘신공덕아이파크’(HDC현대산업개발), ‘청계SK뷰’(SK에코플랜트) 등 역시 모두 시공순위 10위 안에 드는 브랜드다. 용산구에서는 ‘호반써밋에이디션’이 올해 3월 입주를 마쳤지만, 110세대 규모의 소형 오피스텔에 불과하다. 서울 전체로 보면 정비사업 시장에서 중견건설사의 자취는 더 희미하다. 올해 입주했거나 입주를 앞둔 단지 중 시공순위 10위 밖 건설사가 시공한 곳은 ‘은평뉴타운디에트르더퍼스트’(대방건설), ‘새절역두산위브트레지움’(두산건설), ‘양평동동문디이스트’(동문건설), ‘천왕역모아엘가트레뷰’(혜림건설) 등 단 4곳뿐이다. 결국 중견건설사들은 가로주택정비사업이나 모아타운 등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낮은 소규모 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서울시 가로주택정비사업 추진 현황에 따르면 현재 서울에서 진행 중인 사업은 29곳이며, 이 중 ‘학동역에스포레논현’(성안종합건설), ‘대진빌라가로주택정비사업’(신태양건설), ‘등촌센트럴르씨엘’(제이앤이건설) 등이 올해 입주를 앞두고 있다.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대기업 건설사에 비해 브랜드 인지도가 낮다 보니 수도권에서는 소규모 사업으로 진입할 수밖에 없다”며 “조합이 입찰 조건으로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을 명시하는 경우가 많아 브랜드를 보유하지 않은 중견사는 입찰 참여조차 어렵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서울 주요 지역의 정비사업이 브랜드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시장 내 양극화가 고착화되는 현상이라고 분석한다. 대형사는 프리미엄 브랜드를 앞세워 대규모 사업장을 독식하는 반면, 중견사는 사업성이 낮은 소규모 시장에 집중하면서 격차가 더 벌어진다는 것이다.
2025-11-05 08: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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