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683건
-
-
은행권, 핀테크·유통업권과 '경쟁→협업'…플랫폼 동맹 가속
[이코노믹데일리] 국내 은행들이 최근 핀테크 기업과 유통업체 등과의 협업을 강화하며 플랫폼 경쟁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각 기업이 보유한 장점을 결합해 새로운 고객층을 유입하고 기존 금융 서비스의 한계를 넘어 생활 전반에 밀착된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전략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은행들은 단순한 예·적금과 대출 서비스에서 벗어나 생활 소비와 쇼핑, 간편결제까지 아우르는 라이프스타일 금융 서비스로 확장하고 있다. 이를 위해 기술력과 고객 기반이 탄탄한 핀테크 기업 및 대형 유통업체와의 제휴가 필수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협업을 통해 출시된 입출금통장과 적금 등 상품은 젊은 고객층 중심으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또한 은행의 보안 신뢰도를 기반으로 유통업체 결제 서비스가 한층 강화되면서 고객들은 보다 안전하고 편리하게 결제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KB국민은행은 이달 초 투자일임사인 핀테크 전문기업 디셈버앤컴퍼니(핀트)와 함께 고객의 투자 성향과 시장 상황에 맞춰 로보어드바이저(RA)가 자동으로 포트폴리오를 운용하는 퇴직연금 '인공지능(AI) 투자일임서비스'를 내놨다. 알고리즘에 기반한 투자일임사의 일임 운용을 통해 효율적이면서도 편하게 계좌를 관리할 수 있다. 특히 국민은행은 삼성금융네트웍스(삼성생명·화재·카드·증권)와의 협업으로 서비스 영역을 확장하는 중이다. 삼성화재와 함께 최근 외국인 근로자가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출국만기·귀국비용·상해보험을 KB스타뱅킹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출시했다. 이번 3분기 중에는 보험금 청구 기능도 추가할 예정이다. 우리은행도 삼성카드와 함께 각 사가 보유한 금융 인프라와 역량을 기반해 제휴카드 출시부터 상품 판매와 제휴 프로모션 등 협력 범위를 확대하기로 했다. 또 우리은행은 네이버페이(Npay)와 제휴해 이번 3분기에 75만좌 한정으로 Npay 머니 전용 통장인 'Npay 머니 우리 통장'을 출시할 계획이다. 최대 연 4% 금리부터 Npay 포인트 적립까지 고객에겐 실질적인 금융 혜택과 경험을 제공하고 생활금융 혁신에 나선단 방침이다. 앞서 지난 6월엔 CJ올리브네트웍스와 협업으로 CJ ONE 앱에서 통장 개설과 거래 내역 조회, 간편결제까지 가능한 'CJ PAY 우리통장'을 출시하기도 했다. 신한은행은 신세계그룹과 손을 잡았다. 신한은행 자체 배달 플랫폼 '땡겨요' 앱에 스타벅스 입점을 추진하고, 신세계그룹의 주요 오프라인 푸드코트에 땡겨요 테이블오더 시스템을 도입한다. 여기에 자체 기술력으로 개발한 간편 인증 시스템 '신한인증서'를 신세계그룹의 주요 온라인 플랫폼과 연계해 안전한 본인확인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아울러 유통과 금융을 연계한 공동 신상품 개발, 신세계그룹 협력업체를 위한 동반성장 상생금융 지원 방안 마련 등 다양한 금융 솔루션도 마련한다. 하나은행은 현대백화점과 함께 '더현대하나더 적금' 상품을 출시한 바 있다. 금리우대 쿠폰 등을 통해 최대 연 4.0%의 금리가 적용되며, 가입 시 매월 적금 불입 여부에 따라 6회차에 걸쳐 커피 쿠폰, 더현대 전시회 할인, 백화점 포인트 등 현대백화점에서 사용 가능한 혜택을 제공한다. NH농협은행은 국내 이커머스 플랫폼 컬리의 간편결제서비스 컬리페이와 'NH퍼플통장'을 내놨다. 입출금이 자유로운 예금 상품으로, 컬리페이 간편결제에 계좌를 연결하면 이용 실적에 따라 최대 300만원에 최고 연 2.5%(세전)까지 금리를 제공한다. 또 농협은행은 국내 지역생활 커뮤니티인 당근의 간편결제서비스 당근페이와도 이용자 보호를 위한 디지털 금융서비스 제공, 당근페이 기업간거래(B2B) 정산 프로세스 고도화 협력 등을 추진한다. 우선 당근 부동산 서비스에 입출금 통제가 가능한 가상계좌 기반 에스크로형 자금정산서비스를 연계했다. 은행권의 이런 행보는 비금융 플랫폼 등 이업종 서비스에 금융 서비스를 결합한 '임베디드 금융(Embedded Finance)' 전략으로 풀이된다. 은행 앱을 따로 켜지 않고도, 쇼핑·배달·모빌리티·플랫폼 서비스 안에서 바로 결제·대출·보험 같은 금융을 이용할 수 있게 하는 모델이다. 기업 입장에선 금융 기능 추가로 고객 편의성 제고와 충성도 강화를 노릴 수 있고, 금융사 입장에선 새로운 플랫폼을 만들지 않아도 고객 접점을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주목받는 분위기다. 이와 함께 임베디드 금융 시대를 맞아 은행 내부에서도 기술적 역량이 필수로 지목되면서 최근 은행들은 데이터 분석가, AI 개발자, 클라우드 아키텍트 같은 정보기술(IT) 인력도 적극적으로 뽑고 있다. 업무 자동화와 보안 강화 같은 내부 효율성과 고객 맞춤 서비스 등 외부 경쟁력이 동시에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과 핀테크, 유통업체 간 협업은 단순 제휴를 넘어 고객 경험을 혁신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앞으로 협업 범위가 통신, 콘텐츠, 모빌리티 등 다양한 산업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5-08-19 06:10:00
-
-
FOMC 의사록·파월 연설 대기…美증시, 통화정책 향방 주목
[이코노믹데일리] 이번주(18~22일) 미국 증시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공개와 잭슨홀 미팅, 주요 기업 실적 발표가 맞물리며 통화정책 기대와 경제심 사이에서 변동성이 확대될 전망이다. 시장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설을 포함한 퉁화당국의 주요 인사들의 발언과 경제지표 흐름에 주목하고 있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는 21일 공개되는 7월 FOMC 의사록 공개와 22일 예정된 파월 의장 연설은 시장의 최대 관심사로 꼽히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각국과 맺은 관세 적용 본격화되면서 물가 상승과 고용 둔화가 혼재된 가운데 연준이 금리 인하 속도를 어떻게 조절할지 시장은 방향성을 탐색 중이다. 같은 주 잭슨홀 미팅(21~23일)에서의 발언도 통화정책 기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연준 주요 인사 발언도 잇따른다. 보우먼(19일)과 월러(20일), 보스틱(20일), 파월(22일) 등 연준 내 주요 위원들이 공개 연설에 나선다. 시장은 이들의 톤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경제지표도 줄줄이 발표된다. 21일에는 S&P글로벌 제조업·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와 주간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 필라델피아 연은 제조업지수, 기존주택판매 등 주요 선행지표가 대기 중이다. 오는 19일 발표되는 주택착공 및 건축허가 실적과 20일의 FOMC 의사록과 EIA 원유 재고, 중국 인민은행 대출우대금리 발표도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다. 실적 시즌도 후반부로 접어들었다. 이번주에는 홈디포(19일)와 타겟(20일), 월마트(21일) 등 대형 유통주들의 성적표가 잇따라 공개된다. 이 외에도 에스티로더와 아날로그 디바이스, 줌, 워크데이 등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지정학적 변수도 존재한다. 18일에는 미국과 우크라이나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으며 중국의 7월 산업생산·소매판매 둔화 가능성은 글로벌 경기 회복 기대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외에도 Needham 반도체 컨퍼런스(18~19일), Seaport Research 인베스터 컨퍼런스(19~20일), Needham VRC 컨퍼런스(20~21일) 등도 관련 종목 중심으로 개별 이슈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잭슨홀 이전까지는 연준의 입장 변화 가능성에 대한 탐색 국면이 지속될 것"이라며 "통화정책 이벤트와 소비주 실적, 중국 경기 우려 등 다양한 불확실성이 맞물리며 투자자들의 관망 심리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2025-08-18 06:10:00
-
"내 덕질 아니어도 괜찮아"···남의 덕질에 인생 걸어본 적 있나?
[이코노믹데일리] 소소한 내 생활 속 즐거움 중 하나는 매주 토요일 오전 방송되는 영화 소개프로그램을 보는 것이다. 콘플레이크를 한 그릇 말거나, 그릭 요구르트에다 망고젤리를 섟어 떠먹으며 새로 개봉할 영화를 미리 보거나 추억 속 영화를 소환하는 프로그램들을 즐긴다. 그런데 지난 주말 눈이 띠용~하는 예고편이 흘러나왔다. 프랑스 파리를 배경으로 미슐랭 3스타를 꿈꾸는 셰프의 이야기 ‘그랑 메종 파리’. 이달 27일 개봉 예정작인데, 깜짝 놀랄 배우가 등장했다. 진짜...김탁구? ‘김탁구’란 한국 팬들 사이에 통용되는 일본 배우 기무라 타쿠야의 애칭이다. 김탁구와 티격태격 브로맨스를 선보이는 디저트의 장인역은 한국의 눈썹 미남 옥태연. 배우들 국적이 다른데 각자 일본어, 한국어, 프랑스어를 말하면 상대가 알아듣고 자기 모국어로 답한다는 설정이다. 이 설정이 웃음의 포인트다. 입장 곤란할 땐 “뭔 말인지 모르겠어” 해버리면 되니까. 2025년 여름, 기무라 타쿠야가 다시 온다…“추억은 상영 중” 내가 기무라 타쿠야 덕후가 아니다 보니 한동안 못 본 사이 51세가 된 그는 여전히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젊고 건강한 모습이었다. 장인정신이 칼같이 서 있는 카리스마 넘치는 그의 눈빛을 보는 순간, 나는 2007년으로 시간 여행을 떠났다. 그해 봄 그는 영화 ‘히어로’ 촬영차 부산을 찾았고, 나는 직장 후배와 함께 그를 보기 위해 부산행 기차에 올랐다. 기무라 덕후는 후배였고, 나는 후배 덕질을 지원하기 위해 따라나선 입장이었다. 후배가 부산 해운대 호텔 2인실을 예약하고 부산행 기차 티켓 구매까지 다 본인 돈으로 지불했다. ‘히어로’는 일본 영화지만 한국 현지 촬영은 한국 영화사가 맡아 장소 섭외, 촬영장 정리 등을 맡았다. 가능하면 가까운 곳에서 기무라를 보고 싶어하는 후배를 위해 우리는 미리 서울서 취재를 빙자해 한국쪽 현지 촬영 감독님을 만나러 갔고, 얘기하다 보니 그분이 나와 같은 역사덕후(다음에 제대로 얘기하겠다)라서 죽이 척척 맞아 취재팀 호텔을 알려줘 같은 호텔을 예약했다. 우리가 토요일 부산에 도착해 촬영장에 나타나자 ‘덕심’에 감동한 감독님이 촬영장 입장용 아이디 카드 두 개를 주셨다. 뛸 듯이 기뻤다. 촬영장 안에서 그를 가까이 볼 수 있다는 마음에. 형사 역할의 기무라는 밝은 갈색 커트 머리가 어깨 정도까지 내려왔고 브라운 체크 셔츠, 슬림한 청바지, 그리고 갈색 워크화 차림으로 당장이라도 랭글러 지프를 몰고가면 딱 어울릴 모습이었다. 촬영장에서 기무라의 실물을 ‘영접’하니 영화에서보다 더 멋졌고, 스텝들에게도 친절했다. 후배는 그가 아내에게 극진한 사랑을 보인다는 점에서도 숭배했다. 우리 둘이 벽에 붙어 촬영 장면을 지켜보다 우연히도 나는 기무라와 눈이 잠시 마주치는 놀라운 순간을 맞이했다. 그런데 진짜 기무라 덕후였던 후배는 아이컨텍을 못 했다. 후배가 “아. 아쉽다”하는데 “난 아이컨텍 했어”라고 어찌 말하나. 딱 ‘덕개못’(덕질을 개처럼 했지만 못 봤다의 줄임말)이었다. 다행히 그날 저녁 광안리 국밥집 한 곳 전체를 촬영장 삼아 기무라 일행이 식사하는 장면을 촬영하는데 그 친절한 감독님이 후배를 불러들여 단역들 사이에 앉아 방에서 식사하는 기무라와 가까이 있도록 배려해줬다. 나중에 화장실 오가는 길에서 기무라와 마주쳤는데 너무나 당황해 한 마디도 못하고 지나쳤단다. 그래도 그와 마주쳤음에 황홀해하는 후배였다. 기쁨에 넘친 후배는 다음날 아침 식사 비용까지 냈다. 해운대인데도 전라도식 조반이 나오는 식당을 들렀다. 들뜬 마음에 어린 시절 맛있게 먹던 꼬막찜 한 접시를 다 비웠다. 식후 후배는 부산의 병원에 입원해 계신 할머니 문병을 위해 해운대를 떠났고, 나는 귀경 전 기차 시간이 남아 주변 구경을 한 뒤 출발하기로 했다. 해운대 모래사장에 앉아 바다 경치를 즐겼다. 어느 순간부터 따뜻한 모래에 닿은 엉덩이 부분이 근질거렸다. ‘느낌이겠지.’ 점점 더 심해졌다. 나중엔 도저히 참을 수 없는 가려움에 “뭐가 물었나”하며 화장실 가서 거울로 가려운 부위를 봤다. 크림통 뚜껑 만하게 붉게 피부가 돋아 있었다. 아차차! 내 조개 알레르기. 덕질 동참에 넋이 나가 조개 알레르기조차 잊은 댓가였다. 후배가 덕질 여행 경비를 다 댔지만 난 후유증으로 피부과 비용을 물어야 했다. 역시 세상엔 공짜가 없다. 수업 빼먹고 친구따라 ‘레이프 가렛’ 공연덕질 타인 덕질에 훌쩍 뛰어드는 내 경험이 시작된 건 훨씬 오래 전이다. 고등학교 2학년, 그때는 수업 있는 날 연예인 공연을 보러 간다는 것 자체가 상상도 안 되는 시기였다. 하지만 내 짝이던 그 친구는 달랐다. 미국 아이돌 레이프 가렛의 열혈 팬이었고, 가렛의 방한 소식에 거의 혼이 나가 있었다. “나 무조건 가야 해! 같이 가자! 티켓 내가 구할게!” 똘기 충만한 그 친구의 눈빛에 휘말려 결국 ‘몸이 아프다’는 핑계로 학교를 결석하고 친구 따라 공연장으로 향했다. 우리 자리가 중간쯤이다 보니 가렛의 얼굴이 콩알만큼 보였다. 어느 순간, 우리는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났는지 통로에서 무대 앞으로 뛰쳐나갔고 가렛의 얼굴을 선명하게 볼 수 있었다. 그게 어떤 감정이었는지 지금도 잘 모르겠다. 그가 너무 멋있어서였는지, 친구의 열정을 함께한 모험이 짜릿해서였는지. 어쨌든 그날은 친구의 덕질이었지만, 결국 ‘우리의 덕질’이 됐다. 돌이켜보면 이 두 에피소드는 공통점이 있다. 덕후 본인이 비용을 대는 덕질에 내 몸과 마음과 시간을 내줬고, 대신 감정과 경험과 기억을 얻게 됐다. 이렇게 덕질은 철저히 자발적이고, 때로는 열정적으로 비용을 소비하게 만든다. 나는 표를 사지 않았고 숙소비도 내지 않았다. 하지만 그 현장에 있었고 같은 마음으로 웃고, 울고, 설렜다. 덕질은 그렇게, 혼자만의 것이 아니라 나눌수록 풍성해지는 감정의 경제 활동이다. 그리고 그 누구도 억울해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건 언제나, 의리의 덕질이니까.
2025-08-17 06:00:00
-
이재명 대통령, '국민주권' 내걸고 73일 만의 취임식… 재계·IT 총출동
[이코노믹데일리] 이재명 대통령이 광복 80주년인 15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국민대표 80인으로부터 '빛의 임명장'을 받으며 취임 73일 만에 사실상의 취임식을 가졌다. '국민주권으로 미래를 세우다'를 주제로 열린 이번 국민임명식은 국민과의 직접 소통을 강조하며 성대하게 치러졌으나 전직 대통령을 비롯한 보수 야권이 대거 불참하며 '통합'이라는 최우선 과제를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이 대통령은 지난 6월 4일 취임 당시 조기 대선으로 인수위원회 없이 국정 운영을 시작해야 하는 상황을 고려해 국회에서 간소한 취임선서로 공식 행사를 대체했다. 이후 제헌절에 취임식 성격의 행사를 검토했으나 폭염과 호우 대응을 위해 연기된 바 있다. 이날 행사는 그 연장선에서 국민과 함께하는 축제 형식으로 기획됐다. 이 대통령은 '백지처럼 모든 것을 포용하며 새로이 시작하겠다'는 의미를 담은 흰색 넥타이를 매고 김혜경 여사와 함께 입장해 행사의 의미를 더했다. 행사의 백미는 단연 '빛의 임명장' 수여식이었다. 광복 이후 1945년부터 2024년까지 각 해를 대표하는 인물과 국민주권, 경제성장, 상생을 상징하는 인물 등 총 80명의 국민대표가 무대에 올랐다. 이들은 대통령에게 바라는 점을 직접 쓴 임명장을 무대 중앙의 대형 큐브에 차례로 배치했고 마지막으로 이 대통령 내외가 4명의 대표와 함께 임명장을 놓자 큐브 전체가 빛을 발하며 장관을 이뤘다. 이 대통령이 감사 인사를 위해 연단에 서자 관중석에서는 "이재명"을 연호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특히 이 대통령에게 직접 임명장을 전달한 4인의 상징성이 두드러졌다. 1945년 8월 15일에 태어난 '광복둥이'이자 독립운동가 목연욱 지사의 아들인 목장균 씨, '아덴만 여명 작전'의 영웅 이국종 국군대전병원장, 국가대표 인공지능(AI) 프로젝트를 이끄는 이연수 NC AI 대표, 칸 국제영화제 학생 부문에서 한국 최초로 1등 상을 받은 허가영 영화감독이 그 주인공이다. 이번 행사에는 재계와 IT 업계 주요 인사들이 국민대표 또는 초청 인사로 대거 참석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가 나란히 자리했으며 대한상의 회장인 최 회장을 비롯해 손경식 경총 회장, 류진 한경협 회장 등 주요 경제단체장들도 참석했다. IT 업계의 약진은 국민대표 명단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 등 정부의 '국가대표 AI' 컨소시엄을 이끄는 기업 대표들이 '경제성장' 분야 대표로 무대에 올랐다. 또한 강대현 넥슨코리아 대표와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각각 국내 게임 산업과 인터넷 시대를 연 상징적 인물로 1994년, 1995년 대표로 선정됐다. 알파고와 세기의 대결을 펼친 이세돌 9단도 2016년 대표로 참석했다. 하지만 이 같은 축제 분위기 속에서도 정치적 분열의 골은 깊게 드러났다. 대통령실은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 등에게 초청장을 보냈으나 모두 건강상의 이유를 들어 불참했다. 야권의 반응은 더욱 싸늘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행사를 하루 앞두고 "이 대통령의 셀프 대관식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선언했고 개혁신당 역시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의 광복절 특별사면에 항의하며 불참을 결정했다. 결국 이날 행사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 내외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유가족 등 범여권 인사들만 참석해 '반쪽 행사'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2025-08-15 22:07:11
-
-
-
-
-
-
-
7월 은행 가계대출 2조8000억원 증가…규제 강화 후 '반토막'
[이코노믹데일리] 정부의 '6·27 가계대출 규제'와 개별 은행들의 대출 중단 조치 등으로 지난달 가계대출 상승폭이 절반 수준으로 축소됐다. 다만 한국은행은 여전히 높은 서울 집값 상승률과 금리 하락 기대감 등을 감안했을 때, 아직 추세적으로 안정됐다고 보기엔 이르다는 입장이다. 13일 한은이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전월 대비 2조8000억원 많은 1164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월부터 6개월째 오름세긴 하지만, 증가 폭으로만 보면 6월(+6조2000억원)보다 55%나 줄어들었다. 전세자금 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926조4000억원)은 3조4000억원 불었지만, 전월 증가 폭(+5조1000억원) 대비 크게 줄었다. 신용대출 등 기타 대출(236조8000억원)은 6000억원 감소했다. 한은 측은 주택구입 목적의 주담대의 경우, 지난 몇 달간 주택 거래가 늘어난 영향으로 높은 증가세가 이어졌지만, 6·27 규제 이후 가계대출 관리가 강화되면서 규제 시차가 짧은 생활자금 용도 주담대나 신용대출 등이 크게 감소하면서 가계대출 둔화를 주도했다고 분석했다. 박민철 한은 시장총괄팀장은 "규제 이후 집값이나 가계대출의 과열 양상이 대체로 진정되는 모습"이라면서도 "서울 주요 지역 주택 상승률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 금융 환경 완화 기대나 지역 간 풍선 효과 등 불안 요인에 따라 추세적으로 안정될 수 있을지는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이날 공개한 '가계대출 동향'에서도 지난달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달 2조2000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증가 폭이 전월(+6조5000억원)의 34% 수준에 불과하고, 지난 3월(+7000억원) 이후 최소 규모다. 은행(+2조8000억원)에서 가계대출 증가세가 이어졌지만, 2금융권에서는 6000억원 줄었다. 대출 종류별로는 전 금융권 주담대가 한 달 새 4조1000억원 불었지만, 증가액은 전월(+6조1000억원)보다 2조원 적었다.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1조9000억원 급감했다. 지난달 은행의 기업 대출은 3조4000억원(잔액 1346조4000억원) 늘면서 한 달 만에 증가 전환했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대출이 각각 5000억원, 2조9000억원 증가했다. 부가가치세 납부 수요와 일부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영업 확대 등의 영향을 받았다. 수신(예금)의 경우 지난달 예금은행에서 11조4000억원(잔액 2448조6000억원)이 빠져나갔다. 정기예금은 일부 은행의 규제 비율 관리를 위한 예금 유치,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자금 일시 예치 등으로 9조6000억원 늘었으나, 분기 말 이후 재유출과 부가가치세 납부 등에 수시입출식예금이 24조2000억원 급감했다. 자산운용사의 수신은 머니마켓펀드(MMF·+23조3000억원)와 채권형펀드(+8조9000억원), 주식형펀드(+9조3000억원)를 중심으로 46조6000억원이나 늘었다.
2025-08-13 16:36:26
-
-
금융당국, '영구폐쇄형 인프라펀드' 회계기준 명확화…SAFE 자본분류 검토 착수
[이코노믹데일리] 금융당국이 장기 인프라 투자와 벤처투자 활성화를 위해 회계기준의 해석을 명확히 하고 현장 규제·제도 개선에 착수했다. 12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회계기준원, 금융투자협회, 벤처캐피탈협회 등과 은행·보험·자산운용사·VC 관계자들이 참석한 '생산적 금융 확대를 위한 장기·벤처 투자 회계 애로사항 청취 간담회'를 열고 핵심 쟁점에 대한 방향을 제시했다. 금융업계는 '만기 없는 환매금지형(영구폐쇄형) 인프라펀드'의 회계처리가 투자 확대를 발목 잡고 있다고 건의했다. 그간 은행·보험 등 장기자금 공급자들은 인프라펀드 평가손익이 당기손익(P/L)에 직격탄을 주면서 투자 유인이 떨어진다고 호소해왔다. 회계기준원과 금감원은 심층 검토 끝에 영구폐쇄형 인프라펀드를 만기·환매 의무가 없는 '지분상품'으로 볼 수 있다는 해석을 내놓고, 공정가치 평가손익을 재무상태표의 기타포괄손익누계액(FVOCI)에 반영하는 선택을 허용할 수 있음을 명확히 했다. 금융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금리·경기 변수에 따른 단기 손익 변동성이 줄어들어 해상·풍력, 데이터센터 등 SOC 프로젝트에 대한 금융권의 위험수용 여력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당국은 벤처투자 회계도 손본다. VC·PE·신기술금융사 등은 '비상장주식 공정가치 평가 가이드라인' 개정을 건의했다. 기술기반 초기 기업은 외부 거래가 드물고 가치 산정의 불확실성이 큰 만큼, 일정 요건(투자단계·거래신호 부재 등) 하에서 원가측정을 더 폭넓게 허용해 공정가치 평가 부담을 완화해 달라는 취지다. 평가는 투명성을 높이지만, 빈번한 재평가 의무는 포트폴리오 변동성을 키우고 운용비용을 높여 결국 자금공급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입장이다. 실무 혼선이 큰 'SAFE(조건부 지분인수계약)' 회계처리도 테이블에 올랐다. SAFE는 만기·이자가 없고 장래 주식으로 전환된다는 점에선 자본 성격이지만, 전환 시점의 발행주식 수·가치가 확정되지 않았다는 점에선 부채 성격도 갖는다. 현재 일반기업회계기준(K-GAAP)상 다수 사례가 부채로 인식돼 기업 부채비율을 높이고, 투자자 측에선 빈번한 공정가치 재평가 부담이 발생한다. 업계는 SAFE의 자본분류 인정, 혹은 평가주기 완화 등 제도 개선을 요청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회계처리 불확실성을 줄이고 경제적 실질에 맞춘 제도개선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 대전환' 구상에서 밝힌 대로 시중자금의 흐름을 생산적 영역으로 유도하기 위해, 금융회사들이 회계·감독 리스크를 과도하게 우려하지 않도록 제도적 기반을 정비하겠다"고 덧붙였다.
2025-08-12 15:25: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