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6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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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어지는 보릿고개에... 건설사, 인적쇄신으로 활로 찾는다
[이코노믹데일리] 내년 건설업계의 매출 역성장이 예고되는 가운데 건설사 수장들의 교체가 본격화됐다. 대부분 '재무통'으로 꼽히는 대표를 앉혔다. 건설업계에선 현장을 경험한 엔지니어 출신이 사장직에 오르는 게 관례였지만 높아진 건설원가 탓에 건설사들이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자 재무 전문가를 통해 수익성 확보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10대 건설사 7곳이 CEO를 교체했다. 업계에선 국내 건설사 수장들이 이렇게 한꺼번에 교체되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건설업 침체가 길어지며 실적 악화에 직면한 대형 건설사들이 강도 높은 쇄신에 나섰다고 평가한다. 특히 대다수 건설사가 재무 전문가를 대표로 선임했다. HDC그룹은 지난 6일 정경구 HDC 대표를 HDC현대산업개발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재무 전문가인 정 대표는 2008년 HDC현산 재무팀에 입사한 이후 2020년 최고재무책임자(CFO) 대표이사에까지 올랐다. 2022년부터는 HDC 대표로서 그룹의 신사업 및 인수합병(M&A)을 주도했다. 현대엔지니어링 역시 지난달 15일 홍현성 대표 후임으로 주우정 부사장(기아 재경본부장)이 사장으로 승진, 내정됐다. 주 사장은 그룹 내 대표적 재무 전문가로 기아 창사 이래 최고 실적 달성에 기여한 핵심인물로 꼽힌다. 이번 인사를 통해 현대엔지니어링 실적 부진 타개와 함께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조직 전반의 체질 개선을 가속화할 예정이다. 주 부사장은 그룹 내 대표적인 재무통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소형모듈원전(SMR), 친환경 에너지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는 상황에서 경영전략과 재무관리를 강화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 7월 김형근 SK E&S CFO를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했다. 이례적인 연중 사장 교체로 인적 쇄신을 단행했다. 김 사장은 SK그룹 내에서 전략 및 포트폴리오매니지먼트 역량과 재무 전문성을 두루 갖추 재무통으로 꼽힌다. 전중선 포스코이앤씨 대표도 지난 3월 취임했다. 전 대표는 포스코 전략기획본부장 및 포스코홀딩스 전략기획총괄 등을 역임한 그룹 내 대표적인 재무·전략통이다. 2018~2022년 포스코홀딩스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지냈다. 전 대표는 내년 3월 24일 임기가 만료된다. 다만 포스코그룹 사내이사 임기는 통상 1년이다. 올해 정비사업 수주 2위를 기록하는 성과를 거뒀고 내년까지 수익률 회복을 위해 내실을 다지는 데 집중하고 있는 만큼 연임에 무게가 실린다. 대우건설은 지난달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의 사위인 김보현 전 총괄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에 선임했다. 김 신임 대표는 2021년 중흥그룹의 대우건설 인수단장을 맡아 인수 과정을 총괄했으며. 지난해부터 대우건설 총괄부사장으로 회사 경영에 참여해 왔다. 건설사들이 재무 전문가를 CEO로 선임한 건 원자잿값 인상 등으로 공사비가 급등하고, 아파트 미분양이 이어지면서 재무상황이 급격히 나빠지고 있어서다. 게다가 최근 불거진 '비상계엄 사태'에 따른 여파가 변수로 떠오르면서 부채비율 등 재무건전성 확보가 더욱 중요해진 상황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10대 건설사의 평균 매출 원가율은 92.85%로 집계됐다. 원가율은 매출에서 원자재가, 인건비 등 공사비가 차지하는 비율이다. 업계에선 80%대를 적정 원가율로 보고 있다. 원가율이 오른 데는 인건비를 비롯한 공사비 급상승이 주원인을 꼽힌다. 원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현대엔지니어링으로 95.88%에 달한다. 이어 현대건설(95.78%), SK에코플랜트(93.60%), 대우건설(93.36%), 포스코이앤씨(92.72%), 롯데건설(92.49%), GS건설(91.75%), HDC현대산업개발(91.03%) 순이었다. DL이앤씨(89.06%)만이 유일하게 80%대 원가율을 기록했다. 임직원 구조 조정에도 돌입한 건설사도 있다. DL이앤씨는 올 초 임원 18명에게 계약 해지를 통보했고, 지난 10월 정기 인사에선 예년(9명)보다 적은 6명을 신규 임원으로 선임했다. SK에코플랜트는 최근 임원 수를 66명에서 51명으로 20% 넘게 줄였다. 50대 이상 고연차 직원을 대상으로 명예퇴직도 시행 중이다. GS건설은 최근 기존 6개 사업본부를 3개로 축소하고 ‘본부-그룹-담당’ 3단계 조직 구조를 ‘본부-부문’ 또는 ‘실-부문’ 2단계로 조정했다. 대우건설은 기존 7개 사업본부 83팀을 5개 사업본부 79팀으로 간소화했다.
2024-12-24 1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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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와 기회' 게임 업계…2025년 검증대 오른 리더들
[이코노믹데일리] 올해 게임 업계는 업체마다 희비가 엇갈리며 2025년 새해를 앞두고 신작 출시를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 크래프톤 등 '3N1K'를 비롯해 주요 게임사들은 올해 초 핵심 경영진을 교체하며 전열을 가다듬었다. 그런 만큼 신년 인사에서 리더십 변화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게임사들은 올해를 불황 탈출의 시발점으로 삼고 실적 개선에 힘써 왔다. 한국신용평가가 합산한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 크래프톤, 카카오게임즈, 더블유게임즈, 네오위즈, 펄어비스, 위메이드, 컴투스 등 10개사의 영업이익은 2020년 3조8000억원에 달했으나 지난해에는 2조3000억원 수준으로 쪼그라졌다. 올해는 넥슨과 크래프톤이 선전했지만 다른 게임사들은 실적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위기와 기회가 공존하는 게임 업계에서 올해 새롭게 사령탑에 오른 경영자들의 책임감은 어느 때보다 막중하다. ◆개발자·비개발자가 역할 분담한 넥슨 게임 업계 맏형인 넥슨은 넥슨코리아에 공동대표 체제가 출범한 이후 새 전략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넥슨코리아는 지난 3월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지낸 강대현 대표, 홍보·대외협력 업무를 총괄한 김정욱 대표를 선임했다. 넥슨코리아가 공동대표 체제로 전환한 것은 2010년 이후 14년 만이다. 직전까지 넥슨코리아를 이끈 이정헌 대표는 모회사인 일본 넥슨 대표로 올라섰다. 당시 넥슨은 최고경영자의 역할 분담을 강화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진성 개발자로 평가받는 강 대표는 ‘메이플스토리’와 ‘던전앤파이터’ 등 주요 라이브 게임 개발·운영을 했다. 김 대표는 기자 출신으로 대내·외 소통과 사회적 책임 강화에 힘써 왔다. 이 대표는 2003년 넥슨코리아에 평사원으로 입사해 게임 기획과 마케팅에서 성과를 보이며 승진 가도를 밟았다. 넥슨은 올해 창립 30주년을 맞아 개발자와 비개발자 출신을 전면에 배치해 다음 30년을 위한 밑그림을 그리겠다는 태세다. 이들 대표는 변화를 최우선으로 강조해 왔다. 세계적으로 게임 산업 판도가 바뀌고 있어서다. 넥슨은 국내 대형 게임사의 한계로 지목되는 장르·플랫폼 획일화와 대작 위주 개발 관행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4대 핵심 지식재산권(IP)인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 마비노기, 바람의나라를 중심으로 다양한 게임·서비스를 내놓는 프랜차이즈 전략을 추진하고 대규모·고비용 게임과 소규모·저비용 게임 출시를 병행하는 게 핵심이다. 국내 게임 업계 불황 원인 중 하나인 확률형 아이템 중심 과금 구조(BM)의 변화 가능성도 엿보인다. 넥슨은 2021년 2월 메이플스토리’의 ‘환생의 불꽃’ 사태와 ‘보보보’ 사태까지 아이템 확률 조작 문제에 시달려 왔다. 패키지 게임과 달리 무료 온라인 게임이 압도적 우위를 가진 국내 게임 산업에서 사행성 짙은 뽑기식 BM은 매출을 일으키기 손쉬운 수단이었고, 여기에 과도하게 의존한 결과라는 지적이 많다. 최근 넥슨은 소정 금액을 결제하면 많은 보상을 확정적으로 지급하는 구독형 BM을 선보이고 있다. ◆넷마블도 '투 톱' 체제…'사업' 권영식, '전략' 김병규 넷마블은 방준혁 의장의 복심이라는 평가를 받는 김병규 대표가 권영식 대표와 함께 역할을 나눠 맡아오고 있다. 복수 대표이사가 경영을 하고 있어 넥슨코리아와 비슷하지만 한 대표가 단독으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각자대표이사 체제다. 넷마블은 대표 2명이 모두 비개발자 출신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권 대표는 넷마블이 CJ E&M에서 분사한 2014년 이전부터 이 회사에 몸담은 게임 퍼블리싱(배급) 전문가다. 그는 방준혁 의장과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추며 '마구마구', '서든어택', '그랜드체이스'를 흥행시켰다. 올해는 웹 소설 기반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가 지난 10월 대한민국 게임대상 대통령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권 대표가 게임 사업에 특화된 경영자라면 김 대표는 전략기획통으로 분류된다. 그는 삼성물산 법무팀을 거쳐 2015년부터 넷마블에서 전략기획, 법무, 정책, 해외 계열사 관리 업무를 해왔다. 2022년 세무 서비스 '삼쩜삼'을 운영하는 자비스앤빌런즈로 잠시 자리를 옮겼으나 방 의장의 러브콜을 받고 넷마블로 복귀, 올해 3월 말 공동대표에 취임했다. 넷마블은 내년 출시 예정인 '왕좌의 게임: 킹스로드'를 필두로 IP 게임화 전략을 이어갈 계획이다. 권 대표는 나 혼자만 레벨업으로 입증한 외부 IP 기반 게임 개발 역량을 다시 한 번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다만 외부 IP 사용에 따른 로열티를 줄이기 위해 자체 IP를 발굴하는 데에도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몬스터 길들이기' 후속작인 '몬길: 스타 다이브'의 성패에 주목하고 있다. ◆엔씨소프트 '친족 경영' 버리고 'M&A 전문가' 등용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엔씨소프트도 위기를 돌파할 방책으로 '투 톱' 체제를 꺼내 들었다. 창업자인 김택진 대표에 더해 인수합병(M&A) 전문가인 박병무 대표가 올해 3월 취임했다. 박 대표는 서울대 수석 입학, 같은 대학 법대 수석 졸업, 사법시험 최연소 합격이라는 진기록을 보유한 인물로 김 대표와는 고교·대학 동문이다. 그는 오랜 기간 M&A 전문 변호사로 활동하며 이름을 알렸다. 김 대표가 박 대표를 영입한 데에는 이러한 점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최근 엔씨소프트는 실적 부진을 타개하고자 자구책을 시행 중이다. 지난 10월 게임 개발 자회사 3곳과 인공지능(AI) 기술 자회사 1곳 등 총 4개 회사를 분사한 데 이어 이달에는 450명에 이르는 직원을 내보내기로 했다. 박 대표는 10월 임시 주주총회에서 "앞으로 신규 IP 개발은 독립된 스튜디오에서 맡을 것"이라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이는 회사가 정상화될 때까지 감원과 신규 충원, 조직 개편 등을 지속하겠다는 의중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김 대표 동생인 김택헌 전 수석부사장이 2009년 회사에 합류한 지 15년 만에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는 점도 엔씨소프트 리더십의 큰 변화다. 김 전 수석부사장은 엔씨소프트 입사 이전까지 학력과 경력이 베일에 가렸는데 회사가 '리니지'에 과도하게 의존해 위기를 불렀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같은 세평에도 그는 올해 상반기 퇴직금을 포함해 68억원을 보수로 받아 화제가 됐다. ◆컴투스는 '재무통', 위메이드는 '창업자 등판' 올해 수장이 교체된 곳은 3N이 다가 아니었다. 컴투스와 위메이드 같은 게임사들도 대표이사를 교체하거나 공동대표 체제로 전환하는 등 변화를 겪었다. 컴투스는 카카오게임즈와 카카오벤처스 등 카카오 계열사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지낸 남재관 대표가 지난 3월 지휘봉을 잡았고 같은 기간 위메이드에선 창업자인 박관호 의장이 대표이사 회장에 취임했다. 남 대표는 지난해 7월 컴투스로 자리를 옮겨 경영 기획과 인사·재무를 해왔다. 대표 취임 1년을 맞는 내년 1분기 이후 본격적인 실적을 낼 것으로 기대된다. 컴투스는 '프로야구 라이징', '더 스타라이트'를 비롯해 신작 6종을 선보일 예정이다. 컴투스는 2000년대 초중반 '피처폰' 시절부터 야구 게임을 만들어 온 터여서 차기작에 관심이 모인다. 남 대표로서는 재무 관리 경험을 살려 수익을 극대화하는 게 과제다. 위메이드의 리더십 변화는 다른 게임사들과 결이 달라 이목을 끌었다. 창업자가 12년 만에 경영 일선에 복귀한 것이다. 박 대표는 '미르의 전설' 개발을 주도하며 회사를 키웠다. 2012년 대표이사직을 내려놓은 것도 경영은 전문경영인에 맡기고 게임 개발에 집중하겠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2014년 장현국 전 대표가 취임한 이후 흑자와 적자를 반복하는 등 재무 실적이 불안해지면서 직접 등판했다. 박 대표와 장 전 대표 간 경영 방향에 관한 생각이 달랐던 점도 한 몫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 대표의 위메이드가 가장 관심을 받는 대목은 블록체인과 연계한 일명 P2E(Play-to-Earn, 게임으로 돈을 버는 방식) 실험이다. 이른바 '쌀먹'으로 불리는 행위를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게임사가 공식적인 BM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위메이드는 게임 내 재화와 실제 현금의 중간 다리 역할을 하는 가상화폐 '위믹스'를 개발하기도 했다. 박 대표는 유통량 조작 사태로 신뢰가 추락한 위믹스를 되살리는 한편 블록체인 전략을 성공시키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2024-12-10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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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년 차 정통 KB맨…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
[이코노믹데일리] 국내 대표 리딩금융인 KB금융그룹을 이끌고 있는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이 다음 달 취임 1주년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 11월 KB금융 제7대 회장에 오르면서 9년간 그룹 수장이었던 윤종규 전 회장 자리를 이어받았다. 그는 취임 시작부터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배상, 해외 사업 안정화 등 큰 난관들을 해쳐 나가야 했다. 양 회장은 지난 1989년 KB국민은행에 입행한 은행원 출신으로, 36년 차 '정통 KB맨'으로도 불린다. 은행과 보험 등 금융 핵심 분야에 풍부한 경험을 갖춰 꼼꼼한 실무 능력과 특유의 소탈한 성격으로 그룹의 고비를 넘기고 리딩 금융 자리를 지켜내고 있다. 양 회장의 위기 관리 리더십과 경영 성과에 대해 살펴본다. ◆그룹 핵심 사업에 능통한 전문 금융인…탁월한 '전략·재무통' 양 회장은 그룹 현안에 밝고 전문성을 갖춘 내부 인사로서 은행장 경험이 없는 최초의 KB금융 회장이다. 그의 이력은 최근 몇 년간 금융그룹들이 은행 의존도를 낮추고 비은행 계열사의 경쟁력 강화로 수익 포트폴리오 개선에 나서는 추세에 힘을 보탰다. 그는 1961년생으로 서울대 국사학과를 졸업하고 서강대 경영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지난 1989년 국민은행에 입사한 뒤 지점장 등을 거쳐 2016년 KB손해보험 사장으로 취임했다. 2021년부터는 KB금융 보험·글로벌 총괄 부회장, KB금융 개인고객·자산관리·연금 총괄 부회장 등 요직을 맡다가 지난해 11월 21일 KB금융 회장에 올랐다. 양 회장은 은행원으로 출발했지만 비은행 업무 경험도 많은 만큼 과거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을 성공적으로 인수했고, 이를 인정받아 KB손보 사장에 선임돼 KB손보를 그룹 주요 계열사로 자리매김했다. 은행장을 거치지 않고도 KB금융 회장까지 오를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다. 지난 36년간 KB금융의 금색 배지를 달면서 한 조직에만 있었던 양 회장은 그룹 문화를 잘 아는 만큼 직원들과의 신뢰도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그의 꼼꼼한 업무 능력과 신속한 의사 결정은 그룹 전 계열사의 실적 개선과 혁신을 주도하는 데 크게 작용했다는 평가다. 대표적인 성과로는 홍콩ELS 손실 배상 문제가 꼽힌다. 양 회장은 피해자 손실 최소화를 위해 선도적으로 자율 배상을 결정하고 고객 신뢰 회복에 주력했다. 국민은행은 올해 1분기 홍콩ELS 충당부채를 선제적으로 비용 처리했다. 고객 배상 비용 8620억원을 영업외손실로 실적에 반영하면서 KB금융의 올 1분기 순이익은 1조491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5087억원) 대비 30.5% 줄었다. 그럼에도 대규모 ELS 손실 보상 등 일회성 비용을 제외한 당기순이익은 1조5929억원을 기록해 견조한 이익 체력을 유지했다. 이어 2분기에는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이익인 1조7324억원을 거두고 리딩 금융을 탈환했다. 양 회장의 과감하고 빠른 조치가 홍콩ELS 악재를 털어내고 안정적인 이익 창출력을 펼친 셈이다. 양 회장은 배임 등 금융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내부통제 강화에도 나섰다. 우선 인공지능(AI)을 적용한 '내부통제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을 운영하고, 대출 적정성 점검 프로세스 내 '공공 마이데이터'를 활용한다. 공공 마이데이터는 공공·행정 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본인에 관한 정보를 정보 주체의 제공 요구에 따라 본인 혹은 원하는 곳에 제공하는 서비스로, 금융사들이 공신력 있는 데이터를 안전하게 제공받을 수 있다. 또 새로운 성과 지표인 'CPI(Customer Performance Indicator)'를 도입했다. 인사평가 시 고객 문제 해결, 니즈 충족에 중점을 두고 평가하는 방식이다. 이와 함께 직원들의 윤리 의식 제고를 위해 임직원 전체를 대상으로 금융윤리 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No.1 디지털금융그룹…금융권 최초 '그룹 공동 생성형 AI 플랫폼' 구축 양 회장은 취임 후 디지털 금융 강화를 강조해 왔다. 지난 7월 열린 '디지털·IT부문 전략워크숍'에서 그는 "진정한 디지털 혁신은 고객이 차별화된 경험을 피부로 느낄 수 있을 때 이뤄지는 것"이라며 "디지털·AI는 KB금융의 미래 성장을 위한 핵심 동력이므로 고객 관점의 디지털 혁신을 통해 그룹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힘 써 달라"고 말했다. KB금융은 금융권 최초로 은행, 증권, 보험, 카드 등 지주를 포함한 9개 계열사가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그룹 공동 생성형 AI 플랫폼'을 구축하면서 디지털 혁신에 나섰다. 또 지난 2022년 10월 수립한 금융권 최초의 AI(인공지능) 윤리기준을 바탕으로 AI 위험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AI 거버넌스 프레임'도 연내에 도입할 예정이다. 특히 국민은행의 대표 플랫폼인 'KB스타뱅킹'은 올해 7월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 1260만명을 돌파하면서 단순 금융 애플리케이션(앱)을 넘어 생활밀착형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KB금융 계열사의 80여개 핵심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제공해 고객 편의성을 제고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양 회장은 지주·자회사의 조직 개편과 임원 인사를 실시하면서 디지털 부문 조직에 힘을 실었다. 디지털 부문을 신설해 산하에 DT(디지털전환)본부와 AI본부를 두고 생성형 AI 등 신기술 가치 창출을 통해 디지털 금융 선도에 나선다는 복안이다. ◆글로벌 도약에 속도…해외 사업 안정화 노력 양 회장은 지난해 조직 개편 당시 글로벌부문을 지주 전담조직으로 두고 조직도상 최앞단에 배치해 지주의 전략적 목표 우선순위를 분명히 했다. KB금융은 4대 금융(KB·신한·하나·우리) 중 국내 순이익 1위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평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우선 해외 사업의 선별적 확장을 위해 '3X3 전략'을 추진 중이다. 동남아, 선진국, 신대륙 시장으로 나눠 지역 맞춤형 전략을 적용한다는 게 골자다. 이미 거점으로 잡은 캄보디아에서 성과를 보이고 있다. 국민은행의 캄보디아 현지 법인인 KB프라삭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4415억원으로 현지 상업은행 중 ABA은행 다음으로 큰 규모다. KB금융은 지난 2020년 4월 캄보디아 프라삭 마이크로파이낸스 지분 70%를 인수하고, 양 회장이 글로벌부문 부회장으로 재임 중이던 2021년 10월 당시 잔여 지분까지 확보하면서 완전 자회사로 편입했다. 프라삭 마이크로파이낸스와 KB캄보디아은행의 합병 법인은 지난해 8월 캄보디아 상무부로부터 최종 승인을 받았다. 양 회장은 지난 2월 KB프라삭은행의 그랜드 오프닝 행사를 열고 "캄보디아 내 지역 간 균형 발전 그리고 상생과 공존의 레시피로 고객에게 최고의 경험을 주고 함께 성장하겠다"며 "고객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고객의 라이프 사이클에 맞춰 최적의 금융 서비스를 제공해 캄보디아 국민의 평생 금융파트너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또 지난해 2612억원의 순손실을 낸 KB뱅크 인도네시아(전 KB부코핀은행) 정상화를 위해 약 1조6000억원을 투입했다. 자금 수혈과 부실채권 매각 등으로 오는 2025년까지 흑자 전환을 이루겠다는 목표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 보험 등에서 전문성을 쌓은 양 회장 취임 이후 KB금융이 리딩 금융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며 "다양한 실무 경험에 기반해 비은행 계열사 성장을 위한 분야별 전문가 기용으로 경영 효율화에 나서면서 실적을 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핵심 경영 키워드 '상생'…"국민과 함께 성장" 양 회장은 취임 당시 4가지 경영 방향 가운데 가장 먼저 '사회와 끊임없이 상생하는 경영'을 강조했다. 이런 의지는 올해 초 신년사와 상반기 그룹 경영진 워크숍에서 더 구체화했다. 그는 지난 1월 워크숍에서 "우리 사회에서 금융이 기여할 수 있는 부분과 역할을 찾는 것이 KB의 시대적 소명"이라고 했다. 이어 "고객이 존재하는 곳이라면 KB가 어디든지 함께 해야 하고, 모든 순간 고객과 연결돼 최고의 가치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 돼야 한다"며 "국민과 함께하는 성장하는 KB금융그룹을 만들자"고 당부했다. 양 회장의 상생 경영 철학은 조직 개편과 상생 금융 확대로 이어졌다. 기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본부를 그룹 상생 금융을 총괄하는 'ESG상생본부'로 개편했고, 그 일환으로 은행권 최대 규모인 3721억원의 민생 금융 지원에 나섰다. 아울러 소상공인과 중소·중견기업이 경쟁력을 갖춰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저출생 극복을 위해 자녀 출산 및 양육 지원 관련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전국의 초등돌봄교실 및 국·공립 병설유치원의 신·증설, 지역 단위의 '거점형 돌봄기관' 확대 목표로 오는 2027년까지 총 500억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2024-10-10 06: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