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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증자가 뭐길래 투자자들이 화가 났나… 한화에어로·삼성SDI는 왜?
[이코노믹데일리] #김인규의 기분상승은 '기업 분석'을 통해 주가가 '상승'하는 흐름을 짚어보고 산업군을 읽는 맥락과 용어 그리고 기업 분석의 상식을 제공합니다. 산업군을 보는 새로운 시각과 깊이 있는 분석을 통해 독자 여러분의 '기분도 자산도 상승'하도록 돕겠습니다. <편집자 주> 자산을 불리고 더 나은 미래를 꿈꾸기 위해 많은 사람이 투자에 관심을 쏟고 있는 요즘입니다. 하지만 바쁜 일상을 살면서 여러 기업에 대해 구체적으로 공부하긴 어렵고, 그러다 보면 내가 투자한 기업의 주가가 왜 올랐는지도 알기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취업과 이직, 성공적인 커리어를 위해서라도 유관 산업 분석은 필요해 보이지만 경제신문은 읽어봐도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고 재무제표는 어렵기만 하죠. 그래서 주말마다 일주일간 주식시장에서 이슈가 됐던 기업, 산업군의 맥락·용어·재무제표 등을 살펴보려 합니다. 이번주는 최근 대규모 유상증자로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삼성SDI의 사례를 통해 기업의 자본 조달 수단과 부채 비율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 대규모 유상증자 발행···대체 뭐길래 투자자들이 화 났나 유상증자는 기업의 대표적인 자본 조달 수단 중 하나예요. 일반적으로 기업이 처음 만들어지면 스타트업의 경우 사업 단계에 따라 시드투자· 시리즈 A·B·C 등의 투자 유치를 하고, 이후 사업 모델이 충분히 성숙된 비상장 기업은 기업공개·상장(IPO)을 준비합니다. 사업 초기 단계에서는 지인, 벤처캐피탈(VC)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다 점차 대기업, 사모펀드, 투자은행(IB) 등을 통해 자금 확보를 이어나가고 그 이후엔 IPO을 통해 기관은 물론 일반 투자자들에게도 자금을 조달받는 거죠. 기업은 그 자본을 기반으로 성장을 이어가고, 투자자들은 그 성장에 대한 이익을 배당·시세차익 등을 통해 나눠 갖는 게 자본시장의 기본 구조예요. 이미 상장된 기업은 일반적으로 분기, 반기 등 필요한 시점에 신용등급을 기반으로 회사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해요. 하지만 회사채는 채권의 일종으로 구매자들에게 돈을 빌려온 개념이기 때문에 재무재표 상에서 부채로 인식되죠. 이 때문에 사업보고서 상에서 부채비율이 높게 나타날 수 있고 이는 투자자 혹은 고객 업체에게 악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에 기업들은 부채비율 관리에 신경을 쓰게 됩니다. 특히 방산 분야처럼 장기 계약을 해야 하는 업종의 경우 계약 수주 시의 재무재표 상 재무건정성의 중요성은 더 높아져요. 이럴 때 선택할 수 있는 수단이 유상증자예요. 주식을 추가로 발행하면 부채로 인식되지 않는 대규모 자본금을 조달할 수 있거든요. 하지만 기존 주주들의 주식 가치가 희석되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주주들에게 피해가 갈 수 있어요. ◆ 취지 납득하지만 '결과' 예측이 불가능한 유상증자 유상증자 자체는 잘못된 것이 아니지만 그 목적과 시점에 따라 논란이 될 여지가 있어 주주들에게 명확한 이유와 향후 계획 제시를 통해 설득하는 과정이 꼭 필요해요. 하지만 이번 사례에는 납득하기 어려운 지점들이 있었고, 한국 증시 환경을 생각했을 때 아쉬움이 크다는 의견이 많아요. 삼성SDI는 지난 14일 이사회를 열고 미래 경쟁력 강화와 중장기 성장 가속화를 위한 시설 투자 자금 확충 명분으로 2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의했어요. 이번 유상증자 주식 수는 1182만1000주로 증자 비율은 16.8%에 해당돼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지난 20일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3조6000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했어요. 이는 보통주 595만주로 전체 발행 주식의 13%에 해당됩니다. 삼성SDI는 어려운 업황을 극복한 타개책을 마련하기 위해, 한화에어로는 역대급 호황에 사업 규모를 확장하기 위해 유상증자를 진행한 것으로 보여요. 하지만 실제 피해를 본 투자자들은 물론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등 전문가들로부터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전문가들은 삼성SDI에 대해 최근 차입금이 급증한 상태에서 대규모 설비 투자를 하려는데 자체 영업 현금 흐름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우니 유상증자를 통해 재무 구조를 훼손하지 않고 설비 투자를 하겠다는 설명은 타당하지만 낮은 밸류에이션에서 유상증자를 하는 이유는 좀 더 설명이 필요하란 의문을 제기했어요. 삼성SDI의 주가순자산 비율(PBR)은 0.64배였거든요. 중국 업체들처럼 PBR 3배에 비슷한 규모로 증자했으면 5배 많은 10조원 규모 자본 확보가 가능하고, 2조원으로 충분하다면 3% 수준의 주식 희석화로 일반 주주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거든요. 한화에어로의 경우에는 지배주주 지배력 강화에 회사 여유 자금을 사용하고 신규 투자금은 일반 주주에게 받는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어요. 한화에어로 이사회는 지난 2월 1조3000억원을 투입해 한화에너지 및 한화임팩트파트너스가 보유한 한화오션 지분 7.3%를 인수해 지배력을 강화했기 때문이에요. 이후 한달 만에 이뤄진 유상증자는 일반 주주에게 대규모 부담을 떠안게 만드는 게 아니냐는 지적인 것이지요. 게다가 이들은 회사채 등급이 'AA-'로 높아 조 단위 회사채 발행에 지장이 없어 더 논란이 됐어요. ◆경영진의 임시방편, 자사주 매입으로 투심 달래기… 앞으로는 어떻게 되나 양사 경영진은 주주들을 달래기 위해 자사주를 매입했어요. 최주선 삼성SDI 사장은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로 선임된 19일 당일 1억9000만원 규모의 자사주 1000주를 매입하며 책임경영 의지를 밝혔고 한화에어로도 김동관 부회장을 포함한 최고 경영진들이 지난 24일부터 총 48억원 규모의 주식을 매입한다고 밝히면서 주주 달래기에 나섰어요. 이에 따라 실제 주가가 일부 회복하기도 했고 긍정적인 시각도 있지만, 증자 규모와 주주 피해에 비하면 소액에 불과해 허울만 좋은 구색 갖추기란 비판도 투자자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해당 기업들이 이번 유상증자를 토대로 가파르게 성장해 경기를 부양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며 투자자들에게도 공정하게 이익을 배분하면 더할 나위 없을 텐 데, 정말 그렇게 될 수 있을까요? 시장에서는 일반 투자자와 전문가들의 기대와 우려의 시각이 교차하고 있어요.
2025-03-29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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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아파트 PF 사업장 매물 속출… 공사비 급등·분양 침체 직격탄
[이코노믹데일리] 부동산 경기 침체가 지속되는 지방을 중심으로 아파트를 짓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이 매물로 나오고 있다. 공사비 급등과 분양 시장 침체로 인해 사업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중도 매각에 나서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19일 PF 사업장 정보공개 플랫폼에 따르면, 지난달 부실 사업장으로 분류돼 매각이 추진 중인 PF 사업장 369곳 중 아파트 건설 사업장이 66곳(18%)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 사업장의 최저 입찰가는 감정평가액보다 많게는 50% 이상 낮게 형성됐다. 부산의 한 착공 전 단계 아파트 사업장은 감정평가액이 3019400만원이지만, 최저 입찰가는 1697200만원으로 44% 낮은 수준이다. 충남 천안의 한 사업장 역시 감정평가액(5577800만원)보다 52% 낮은 2688600만원에 입찰가가 책정됐다. 아파트 사업장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되지만, 최근 부동산 시장 악화와 공사비 증가로 사업 수지가 급격히 악화되면서 매물로 나오고 있다. 원자잿값과 인건비 상승으로 공사비가 급등한 데다, 분양 부진으로 인해 투자금 회수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브릿지론에서 본 PF로 전환하지 못한 사업장이 시장에 할인된 가격으로 매물로 나오고 있으며, 일부는 아파트를 완공하고도 매각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72624가구로 전년 대비 8869가구 증가했다. 특히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은 전국적으로 22872가구로, 11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부동산 플랫폼 ‘직방’에 따르면, 2월 아파트 분양 실적률도 42%에 그쳤다. PF 사업장 매각 현상은 지방에서 두드러지고 있다. 매물로 나온 아파트 건설 사업장 중 80%가 대구·부산·대전·광주·울산 등 지방에 위치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수도권 사업장은 20%에 불과했다. 미분양 주택은 대구(8742가구)가 가장 많았고, 경기 평택(6438가구), 부산(4526가구), 울산(3943가구) 순으로 집계됐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주택 사업은 일정 수준의 분양만 이뤄져도 공사비 회수가 가능해 비교적 안정적인 사업으로 평가됐다”며 “그러나 공사비 급등과 미분양 증가로 중소 시행사가 자금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결국 브릿지론 대출 이자조차 감당하지 못하고 본 PF 전환이 어려운 사업장이 시장에 매물로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2025-03-19 07:4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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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파트너스, CJ제일제당 그린 바이오 사업부 인수 협상
[이코노믹데일리] 홈플러스의 기업 회생 신청으로 경영 능력을 의심 받고 있는 대주주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를 위한 경쟁에 더해 CJ제일제당의 그린 바이오 사업부 인수 협상을 벌이고 있어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MBK는 CJ그룹 측과 최근 인수 협상을 본격적으로 시작해 가격 등 세부 조건을 협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CJ제일제당의 그린 바이오 사업부는 동물 사료용 첨가제와 식품 조미 소재 등을 생산하는 조직으로, 지난해 매출은 4조1343억원으로 회사 전체 매출의 23%를 차지했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말 모건스탠리를 주관사로 선정하고 그린 바이오 사업부 매각에 나섰지만, 지난 2월 진행한 본입찰에서 중국계 전략적 투자자 2곳만 참여해 절차를 중단했다. 당시 매각가를 놓고 MBK 등 국내외 투자 기관과 회사 사이에 견해차가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MBK와 CJ 측은 구체적인 가격에 관해 합의를 이루지 못해 협상 중이며, CJ 측은 바이오 사업부의 인수 가격으로 5조~6조원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정치권에서는 MBK의 행태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수석 대변인은 6일 서면 브리핑에서 "홈플러스가 기업 회생 절차에 돌입하기 직전까지 법인은 물론 개인 투자자를 상대로 기업어음(CP)을 팔았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사실상 사기나 다름없는 MBK 행태에 철퇴를 내려야 한다"고 규탄했다. MBK는 아시아 최대 사모펀드 운용사라는 위상에 걸맞지 않게 인수 기업들의 경영에 잇따라 실패하거나, 투자금을 회수했더라도 사실상 '껍데기'만 남은 경우가 많다는 평가다. 금융투자(IB)업계에 따르면, MBK는 차입 매수 방식으로 기업을 인수한 뒤 알짜 자산을 매각하고 이자 부담을 피인수 기업에 전가하는 방식을 사용해왔다. 홈플러스도 MBK에 인수된 후 알짜 매장 등 자산을 매각했지만 실적 개선을 이루지 못하고 기업 회생을 신청했다. 이러한 방식은 홈플러스뿐만 아니라 네파, 딜라이브, 영화엔지니어링 등에도 적용됐다. MBK는 2013년 네파를 9970원에 인수하면서 인수 대금 중 4800억원 가량을 인수 금융을 통해 조달했다. 이후 네파에 매년 200억~300억원대 이자 부담을 전가했다. 합병 이후 2023년까지 9년간 네파가 부담한 금융 비용은 2730억원에 달하는 등 재무 건전성이 악화됐고, 2013년 1052억원에 달했던 당기순이익은 2023년 1101억원의 당기순손실로 적자 전환했다. 2008년에는 케이블TV 사업자인 씨앤앰(현 딜라이브)을 맥쿼리와 함께 1조4600억원에 인수했지만, 인수 대금을 상환하지 못하면서 2016년 채권단으로 경영권이 넘어갔다. 2009년에는 철강 구조물 전문 업체인 영화엔지니어링을 인수했다. 이후 영화엔지니어링의 경쟁력이 급속도로 약화하자 투자금 배당 및 회수를 위한 단기 실적에 치중한 MBK는 인수 5년째인 2013년 큰 폭의 적자를 기록했다. 결국 2014년 채권 금융 기관 협의회와 자율 협약 체결, 2016년 법정 관리 신청에 이어 2017년 매각했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MBK는 신규 투자를 고민하기보다는 홈플러스 사태 해결에 적극 나서는 게 우선"이라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사모펀드가 기업들을 대규모 차입을 통해 인수하는 데 여론이 매우 좋지 않은 만큼 우선순위를 잘 살펴 판단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2025-03-08 05: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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