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논란의 중심에 선 쿠팡이 사업 기반은 한국에 두면서도 실질적인 지배 구조는 미국에 둔 '이원 구조'를 유지하고 있어 재계와 정치권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문제 발생에 대한 책임은 국내 법인이 부담하는 반면 최종 의사결정권은 해외 법인에 있어 규제·책임 구조의 제도적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업권에 따르면 쿠팡은 한국에서 영업 활동과 사업 운영이 이뤄지지만 최상단 지배법인은 미국 법인인 쿠팡Inc로 설정돼 있다. 서울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미국으로 이민 간 김범석 의장은 지난 2010년 한국으로 돌아와 쿠팡을 창업했다.
쿠팡은 소프트뱅크 그룹의 대규모 투자를 바탕으로 성장했고 2021년 3월 미국 증시에 상장했다. 그러나 상장 직후 김 의장은 한국 법인에서 맡고 있던 모든 공식 직위를 내려놓고 미국으로 돌아갔다.
당시 김 의장은 해외 진출 등 글로벌 경영에 집중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지만 재계 안팎에서는 중대재해처벌법을 비롯한 국내 규제 부담과 공정거래위원회의 동일인(총수) 지정 가능성을 염두에 둔 선택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실제 김 의장은 미국 국적자라는 점과 함께 한국 내 계열사 지분을 직접 보유하지 않고 있다는 점 등을 근거로 공정위의 동일인 지정 대상에서 제외됐다. 김 의장의 동생 부부가 쿠팡 계열사에 재직 중이지만 공정거래법상 '임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도 예외 인정 사유로 작용했다.
공정위의 동일인 지정은 국내 계열사 지분 보유 여부와 경영 지배력, 친족의 임원 재직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따지는데, 김 의장의 경우 형식적으로는 이 기준을 비켜간 구조라는 설명이다.
다만 김 의장의 동생 김유석 씨는 지난해에만 보수 43만 달러와 7만4401주의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을 받았다. 김유석 씨의 배우자 역시 26만3000 달러의 보수와 4387주의 RSU를 지급받았다. 2021년 이후 4년간 김유석 씨가 쿠팡에서 받은 보수와 인센티브는 약 14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은 그간 김유석 씨가 임원이 아니라고 주장하며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공시에도 같은 내용을 기재해 왔다. 그러나 국회 청문회 증인 채택 과정에서 김유석 씨의 직책이 '부사장'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인정하면서 논란이 확산됐다. 임원 여부는 공시 책임과 지배구조 투명성 판단의 핵심 기준인 만큼 기존 설명과 다른 직책이 확인되면서다.
김범석 의장은 지난해 보유 중이던 클래스B 보통주를 클래스A 보통주 1500만주로 전환해 매각하며 약 4846억원을 현금화했다. 현재도 쿠팡Inc 의결권의 70%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경영권에 영향을 주는 의결권은 그대로 유지한 채 투자금 일부만 회수한 것으로, 지배력과 현금 유동성을 동시에 확보한 셈이다.
그럼에도 김 의장은 국회 출석 요구가 있을 때마다 해외 체류 등을 이유로 불참해 왔다. 지난해 말 불거진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에도 여러 차례 국회 출석 요구가 있었지만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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