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총 28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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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APEC이 산업계에 남긴 과제
[이코노믹데일리] "APEC은 외교의 무대가 아니라 산업의 전환점이다."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는 그 사실을 증명했다. 세계 기술 패권의 중심 인물인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한자리에 모여 '치맥회동'을 가진 것은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었다. 향후 10년을 좌우할 'AI-제조-모빌리티 동맹'의 서막이었다는 평가다. 젠슨 황은 이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내년까지 AI GPU 26만 장을 공급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는 단순한 거래가 아니라, 한국이 AI 반도체 생산·패키징·메모리 공급망의 필수 파트너로 부상했음을 상징한다. 엔비디아의 차세대 GPU '블랙웰(B100)' 생산에 삼성 파운드리(4나노)와 SK하이닉스 HBM4가 투입되면서, 한국은 미국 중심 AI 생태계의 핵심축으로 자리 잡았다. 이재용 회장은 이번 회동에서 반도체를 넘어 통신·클라우드까지 확장하는 'AI 인프라 전략'을 제시했다. "AI 반도체는 국가 경쟁력의 근간"이라는 그의 발언은 삼성전자가 메모리 중심 기업에서 시스템·서비스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정의선 회장 역시 "AI는 자동차 산업의 본질을 바꾼다"며 자율주행, 로보틱스, UAM(도심항공모빌리티)으로 확장하는 현대차의 전략적 방향을 명확히 했다. 엔비디아가 내년 현대차·기아에 공급할 자율주행용 AI칩 물량을 올해의 두 배로 늘리기로 한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번 APEC을 산업정책의 전환점으로 삼았다. "한국은 반도체·배터리·AI 중심의 글로벌 공급망 안정자이자 동반자가 되겠다"는 발언은 명확한 메시지였다. 대통령실은 APEC 기간 중 주요 그룹 총수들과 별도 간담회를 열어 해외 진출 및 인재 육성 전략을 직접 점검했다. 정부의 'AI 반도체 국가 프로젝트'와 '첨단산업 인력 10만 명 양성 계획'은 정책적 방향성과 일맥상통한다. 그러나 아쉬움도 있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정상회담만 마치고 산업 세션에 불참한 채 조기 귀국한 것은 산업계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 대신 그는 한국의 핵잠수함 보유를 승인하며 안보 측면에서 상징적 메시지를 남겼다. 방어용 핵 기술이 언제든 전략무기로 전환될 수 있다는 점은, 방산과 조선 업계에 거대한 파도로 다가올 것이다. 우리가 운영하는 참치가게에 대검을 든 강도가 들었을 때 사시미칼이 유사 시 우리를 보호할 수 있는 무기가 되는 것처럼 말이다. 이번 APEC은 외교, 산업, 안보가 얽힌 복합 공간으로 진화했다. 젠슨 황의 26만장 GPU 공급 약속은 한국 산업의 기술 주도권을 상징하지만, 동시에 미·중 신냉전 구도 속 새로운 균형점을 요구한다. 반도체와 배터리, 모빌리티와 AI를 잇는 '한·미·아시아 기술동맹'이 구체화되는 지금, 한국은 단순한 생산기지가 아니라 혁신의 설계자로 부상하고 있다. 하지만 승부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진짜 경쟁은 '속도와 깊이'에서 결정될 것이다. 정부의 산업지원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기업은 글로벌 현지화 투자, 핵심 인재 양성, 소프트웨어 생태계 구축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 AI 반도체와 모빌리티의 결합, 제조의 지능화, 서비스로의 확장 없이는 이번 APEC의 약속이 공허한 구호로 남을 수 있다. 경주에서 열린 이번 회의는 단순한 외교 행사가 아니었다. 한국 산업이 세계 질서 재편의 중심으로 도약할 수 있음을 예고한 '시작의 무대'였다. 이제 공은 우리에게 넘어왔다. 정부는 전략적 지원의 속도를 높이고, 기업은 기술력과 실행력으로 그 기회를 현실로 만들어야 한다. AI와 반도체, 그리고 모빌리티의 중심에서 대한민국이 세계 산업의 방향을 설계할 때, 이번 APEC은 진정한 전환점으로 기록될 것이다.
2025-11-04 14: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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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AI 고속도로로 미래 연다"…글로벌 기업 7곳, 한국에 13조 투자
[이코노믹데일리]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계기 행사에서 글로벌 주요 기업 대표들과 만나 외국인 투자 확대를 위한 정부의 적극적 지원 방침을 재확인했다. 이날 7개 글로벌 기업은 향후 5년간 총 90억 달러(약 13조원) 규모의 한국 내 신규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경 경주예술의전당에서 맷 가먼 아마존웹서비스(AWS) CEO를 접견하고, AI 산업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 정부는 글로벌 AI 3대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산업과 연구 현장에서 언제든지 AI가 활용될 수 있는 ‘AI 고속도로’ 구축을 추진 중”이라며 “아마존의 대규모 데이터센터 추가 투자가 한국 AI 생태계 발전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아마존이 국내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다양한 협력 모델을 만들어 나가길 기대한다”면서 “정부도 글로벌 경제인들과 함께 미래로 나아가는 번영의 가교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가먼 CEO는 “2031년까지 인천·경기권에 신규 AI 데이터센터를 설립하는 등 총 50억 달러 이상을 추가 투자할 계획”이라고 화답했다. 이는 지난 6월 발표한 울산 40억 달러 규모 AI 데이터센터 투자 계획에 이은 추가 조치다. 대통령실은 “이번 발표로 우리나라가 역대 최대 그린필드(신규 설비형) 외국인 투자 기록을 다시 세웠다”며 “이는 한국 AI 산업의 성장 잠재력과 정부의 산업 육성 의지가 반영된 결과”라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한 ‘글로벌기업 투자 파트너십’ 행사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는 가먼 CEO를 비롯해 니콜라 파리 르노코리아 CEO, 이진안 앰코테크놀로지코리아 CEO, 반 홀 코닝코리아 CEO, 니콜라 푸아리앙 에어리퀴드코리아 CEO, 뷔 트란 지멘스 헬시니어스 아태지역 CEO, 카레나 칸실레리 유미코아 배터리사업부 CEO 등이 참석했다. 참석 기업들은 AI 데이터센터, 반도체 패키징, 미래차, 디스플레이, 의료기기, 배터리 등 첨단 산업 전반에 걸쳐 5년간 총 90억 달러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밝혔다. 이 중 6억6000만 달러는 단기 외국인직접투자(FDI) 형태로 곧바로 유입될 예정이다. 각 기업 대표들은 “한국은 글로벌 사업 전략의 핵심 허브”라며 “이번 투자를 통해 한국 내 생산 역량 확충과 기술 혁신을 가속하겠다”고 말했다. 니콜라 파리 르노코리아 CEO는 “한국의 미래차 생태계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부산 공장 생산라인을 전기차 전용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뷔 트란 지멘스 헬시니어스 CEO도 “포항에 심장 초음파 의료기기 부품 생산라인을 증설해 3000평 규모의 시설과 400명 이상의 신규 고용을 창출하겠다”고 언급했다. 또한 앰코테크놀로지의 반도체 후공정 설비 확충, 코닝의 모바일 기기용 첨단소재 설비 투자, 유미코아의 배터리 소재 공장 증설, 에어리퀴드의 반도체용 특수가스 공장 확충 등도 함께 발표됐다. 대통령실은 “이번 투자는 국내 첨단 산업 공급망 안정화와 미래산업 경쟁력 강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개별 인사를 통해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제조업 기반과 ICT 역량, 우수한 인력, 그리고 K-문화 경쟁력을 가진 최적의 투자처”라며 “정부는 외국인 투자 확대를 위해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2025-10-29 11: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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