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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 이용료發 통상 전쟁'… 플랫폼 규제·지도 데이터 '뇌관' 터지나
[이코노믹데일리] 미국 정부의 거센 통상 압박의 발단은 ‘망 이용료’ 입법 추진이었지만, 전선은 온라인 플랫폼 규제, 정밀지도 데이터 반출 문제까지 전방위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단순한 무역 마찰을 넘어 디지털 주권과 기술 패권을 둘러싼 국가 간 격돌, 이른바 ‘디지털 냉전’의 서막이 오른 것 아니냐는 우려가 팽배하다. 특히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 속에서 망 이용료 갈등은 디지털 대한민국의 미래를 좌우할 ‘격전장’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최근 발표한 국가별 무역장벽보고서(NTE)를 통해 한국의 망 이용료 입법을 ‘전자상거래·디지털 무역 장벽’으로 규정하며 맹공을 퍼부었다. USTR은 망 이용료 의무화가 구글, 넷플릭스 등 자국 콘텐츠 사업자(CP)에게 불리하게 작용, 국내 인터넷 서비스 제공 사업자(ISP)의 과점 체제를 심화시키고 콘텐츠 산업 발전을 저해할 것이라는 논리를 전개했다. 압박은 망 이용료에 그치지 않았다. USTR은 온라인 플랫폼 공정경쟁 촉진법(온플법)에 대해서도 노골적인 불만을 표출했다. 보고서는 온플법이 “한국 시장에서 활동하는 일부 미국 빅테크 기업과 한국 플랫폼 기업만을 규제 대상으로 삼고 있다”며 규제 대상 선정 기준의 불투명성과 이해관계자 의견 수렴 부족 문제를 지적했다. 이는 한국 정부의 플랫폼 규제 움직임 전반에 대한 ‘무역 장벽’ 공세의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논란의 핵심 쟁점은 ‘정밀지도 데이터 국외 반출’ 문제로까지 번졌다. USTR 보고서는 ‘위치 기반 데이터 국외 반출’ 제한을 한국의 무역 장벽으로 지목하며 사실상 구글의 정밀지도 데이터 반출 요구를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나섰다. 구글은 2011년부터 안보상의 이유로 불허된 국내 정밀지도 데이터 반출을 집요하게 요구해왔다. 미국의 통상 압박 수위가 높아짐에 따라 한국 정부가 재검토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안보 및 공간 정보 산업 생태계 붕괴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공간정보 업계 전문가는 “정밀지도 데이터 국외 반출은 국내 공간 정보 산업의 근간을 무너뜨리는 행위이며 장기적으로 국가 경쟁력 약화로 직결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특히 “구글이 요구하는 1:5000 축척의 정밀지도는 군사, 안보와 직결되는 핵심 정보로 해외 반출 시 대한민국의 지리 정보 주권이 심각하게 훼손될 수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 ‘디지털 주권’ vs ‘무역 장벽’… 엇갈린 시선, 평행선 달리는 미-한 미국의 ‘무역 장벽’ 공세에 맞서 한국 정부와 정치권, IT 업계는 ‘디지털 주권 수호’를 기치로 내걸고 정면 대응에 나섰다. 3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김우영 의원(더불어민주당)은 USTR 보고서에 대해 “이중 잣대이자 디지털 주권 침해”라고 일갈하며 “타국의 간섭에 굴하지 않고 ICT 산업의 선순환 발전과 이용자 후생 증진을 위해 망 무임승차 방지법 입법을 완수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김 의원은 USTR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는 “미디어 이용 패턴이 OTT 중심으로 급격히 변화하면서 국내 ISP의 IPTV 시장은 이미 성장이 정체된 상황”이라며 망 이용료 부과가 ISP의 과점화를 심화시킬 것이라는 주장이 현실과 괴리되어 있음을 지적했다. 오히려 망 이용료를 회피하는 구글, 넷플릭스 등 해외 CP만 고속 성장하는 불균형을 해소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더욱이 김 의원은 “미국은 자국 내 빅테크 기업의 망 투자 기여를 추진하면서 한국의 망 이용료 입법을 문제 삼는 것은 명백한 이중잣대”라고 비판하며 “망 무임승차 방지법은 해외 기업을 차별하는 것이 아니라 우월적 지위에 있는 대형 CP의 불공정 행위를 막고 건전한 디지털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라고 강조했다. 주요 매체들과 국제 전문가들은 망 이용료를 ‘무역 장벽’으로 규정하는 미국의 주장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견지하고 있다. 유럽 디지털 정책 전문가는 망 이용료를 “인터넷 망 생태계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필수불가결한 제도적 장치”로 규정하며 한국의 망 이용 계약 의무화 법안을 “디지털 주권 확립을 위한 정당한 정책적 노력”이라고 평가했다. 국제 통상 전문가는 미국 정부의 행태를 “자국 빅테크 기업의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보호주의적 행태”로 비판하며 “글로벌 디지털 경제의 공정 경쟁과 상호 이익을 위해서는 망 이용료 문제를 정치적 쟁점화하기보다 기술적, 경제적, 사회적 측면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합리적인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내 IT 업계 역시 망 이용료를 ‘무역 장벽’으로 규정하는 것은 ‘오판’이라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망 이용료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무임승차’를 방지하고 국내 CP와의 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최소한의 방어선”이라며 “망 이용료를 통해 확보된 재원은 통신망 투자 확대로 이어져 5G, 6G 등 차세대 통신 인프라 구축을 가속화하고, 궁극적으로 국가 디지털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 ‘디지털 냉전’ 시대, 대한민국의 활로는… ‘균형점’ 찾기 숙제 미-한 디지털 통상 갈등은 단순한 무역 분쟁을 넘어 디지털 주권과 기술 패권을 둘러싼 국가 간 경쟁의 심화 즉 ‘디지털 냉전’의 서막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해석될 수 있다. 특히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한국은 강대국 사이에서 ‘디지털 주권’과 ‘경제적 실리’ 사이에서 딜레마에 직면하게 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한국 정부가 미국의 통상 압박에 굴하지 않고 디지털 주권 수호 원칙을 견지하되 경제 통상 관계를 고려하여 ‘합리적인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IT 정책 전문가는 “망 이용료 문제는 단순한 요금 문제가 아닌 디지털 시대의 주권, 공정, 혁신이라는 가치가 충돌하는 복합적인 문제”라며 “정부, 기업, 전문가, 시민사회 등 모든 이해관계자가 머리를 맞대고 지혜로운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격화되는 디지털 영토 분쟁 속에서 대한민국의 미래는 ‘디지털 주권’을 확고히 하면서도 ‘개방적 경제’를 유지하는 절묘한 균형점을 찾는 데 달려있다. 이번 통상 갈등은 대한민국 디지털 생존 전략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2025-04-03 17:5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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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국내 인터넷 기업 최초 연매출 10조…검색·커머스 '쌍끌이' 쾌거(종합)
[이코노믹데일리] 네이버가 국내 인터넷 기업 역사상 최초로 연간 매출 10조 원을 돌파하는 새로운 역사를 썼다. 7일 네이버가 발표한 2023년 연간 실적 발표에 따르면 연결 기준 매출액은 10조 7377억 원으로 전년 대비 11.0%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1조 9793억 원으로 32.9%나 급증했다. 이는 네이버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이며 국내 IT 업계에서도 전례 없는 기록으로 평가된다. 네이버의 눈부신 성과는 검색 플랫폼과 커머스 사업 부문의 '쌍끌이' 성장이 핵심 동력이 됐다. 여기에 핀테크, 콘텐츠, 클라우드 등 전 사업 부문이 고르게 성장하며 힘을 보탰다. 특히 4분기 실적은 매출 2조 8856억 원, 영업이익 542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7%, 33.7% 증가하며 연간 실적 상승세를 주도했다. 지난해 각 사업 부문별 매출액을 살펴보면 서치플랫폼이 3조 9462억 원, 커머스가 2조 9230억 원, 핀테크가 1조 5084억 원, 콘텐츠가 1조 7964억 원, 클라우드가 5637억 원을 기록했다. 서치플랫폼은 맞춤형 광고 도입과 홈피드 강화 등 플랫폼 경쟁력 강화에 힘입어 9.9% 성장했으며, 커머스 부문은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출시와 멤버십 혜택 확대를 통해 14.8%의 높은 성장률을 나타냈다. 커머스 부문의 성장은 특히 두드러졌다. 네이버는 지난해 10월 개인 맞춤형 쇼핑 서비스인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를 선보이며 초개인화 쇼핑 경험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AI 기술을 활용해 사용자 취향과 관심사를 분석하고 상품 추천뿐 아니라 맞춤형 혜택과 쇼핑 콘텐츠까지 제공하는 전략이 주효했다. 여기에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에 넷플릭스 이용권 혜택을 추가하며 신규 가입자 수가 증가, 멤버십 매출이 15.9% 상승하는 등 시너지 효과를 창출했다. 핀테크 부문은 스마트스토어 성장세 지속과 더불어 외부 결제액 증가에 힘입어 11.3% 성장했으며, 클라우드 부문은 뉴로클라우드와 라인웍스 유료 ID 증가, 사우디아라비아 디지털 트윈 사업 매출 발생 등 요인으로 26.1% 성장하며 미래 성장 동력으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콘텐츠 부문은 네이버제트 연결 제외에도 웹툰 AI 콘텐츠와 연계된 카메라 앱 유료 구독자 증가에 힘입어 3.7% 성장세를 유지했다. 네이버는 올해에도 AI 기술을 전면에 내세워 플랫폼 경쟁력 강화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올해는 네이버 서비스 전반에 걸쳐 온디바이스 AI 전략을 본격 구현하는 중요한 시기"라며 "AI 기술을 기반으로 플랫폼을 고도화하고 새로운 가치와 사업 기회를 창출해 네이버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네이버는 상반기 중 개인 맞춤형 쇼핑 서비스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를 별도 앱으로 출시하고 온라인 쇼핑몰 사업자를 위한 AI 기반 광고 플랫폼 'AD 부스트'를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사용자 맞춤형 'AI 브리핑' 검색 서비스를 도입하여 정보 접근성을 높이고 사용자 편의성을 강화할 계획이다. 자체 개발한 AI 대형언어모델(LLM) '하이퍼클로바X'의 고도화에도 지속적으로 투자하며 AI 기술 경쟁력을 더욱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네이버는 이날 실적 발표와 함께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의 사내이사 복귀를 공식화했다. 다음 달 26일 주주총회에서 이 GIO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이 통과되면 이사회 의장으로 복귀하게 된다. 2017년 의장직에서 물러난 이후 7년 만의 복귀로, 창업주이자 IT 업계 거목인 이해진 GIO의 복귀는 네이버의 미래 성장 전략에 더욱 힘을 실어줄 것으로 전망된다.
2025-02-07 10:3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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