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네이버클라우드가 야심 차게 선보인 고성능 추론형 인공지능(AI) 모델이 글로벌 주요 평가 지표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리며 기술력을 입증했다.
30일 글로벌 AI 성능 평가 기관 '아티피셜 애널리시스(AA)'에 따르면 네이버클라우드의 신규 추론 모델은 AA가 집계하는 '지능 지수(Intelligence Index)'에서 44점을 획득해 국내 개발 모델 중 2위를 차지했다.
이번 평가는 2025년 현재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국산 AI 모델 간의 기술 경쟁 현주소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네이버클라우드 모델은 첫 등재와 동시에 44점을 기록하며 43점을 받은 LG AI연구원의 '엑사원 4.0'을 1점 차로 제쳤다. 국내 1위는 45점을 기록한 모티프테크놀로지스의 '모티프 12.7B'가 차지했다. 업스테이지의 '솔라 프로2'는 38점으로 그 뒤를 이었다. 1점 단위로 순위가 뒤바뀌는 초접전 양상은 국내 AI 기술 생태계가 상향 평준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글로벌 빅테크와의 격차는 여전히 존재하지만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이번 평가에서 최상위권은 각각 73점을 기록한 구글의 '제미나이3 프로'와 오픈AI의 '챗GPT 5.0'이 차지했다. 네이버를 비롯한 국내 기업들이 이들과의 점수 차를 좁히기 위해서는 단순한 연산 능력 향상을 넘어 복합적인 추론 능력 고도화가 필수적인 상황이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에이전트(Agent)' 활용 능력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통신사 고객 지원 시나리오를 가정해 AI의 도구 사용 능력을 검증하는 평가 항목에서 네이버 모델은 87%의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이는 국내 AI 모델 중 가장 높은 수치다. 복잡한 고객의 요구사항을 이해하고 적절한 도구를 찾아 문제를 해결하는 실무 적용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의미한다.
업계에서는 이번 성과를 두고 네이버의 AI 전략이 '멀티모달'을 넘어 '옴니모달(Omni-modal)'로 성공적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옴니모달은 텍스트와 이미지 및 음성 등 서로 다른 형태의 데이터를 개별적으로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처럼 동시에 받아들이고 실시간으로 이해하는 차세대 기술이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전날 이러한 기술이 적용된 추론 모델과 기존 '하이퍼클로바X'를 확장한 '네이티브 옴니 모델' 2종을 전격 공개하며 기술 주도권 잡기에 나섰다.
특히 87%라는 높은 에이전트 점수는 해당 모델이 단순한 챗봇을 넘어 기업용 비즈니스 솔루션으로 즉시 투입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졌음을 보여준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이번 평가 결과를 발판 삼아 금융과 공공 및 의료 등 고도의 정확성과 보안이 요구되는 B2B(기업 간 거래)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2026년을 기점으로 옴니모달 AI가 글로벌 표준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IT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가 글로벌 평가 지표에 등재됐다는 것은 세계 시장에서 비교 가능한 '선수'로 인정받았다는 뜻"이라며 "구글이나 오픈AI와 같은 절대 강자들이 선점한 시장에서 특화된 도구 사용 능력과 한국어 처리 강점을 앞세워 독자적인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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