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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 만에 마주앉은 삼성전자 노사…마라톤 협상에도 합의 실패
[이코노믹데일리] 삼성전자 노사가 23일 올해 임금교섭을 재개했지만 끝내 접점을 찾지 못했다. 이번 교섭은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이 파업에 들어간 지난 8일 이후 15일 만에 성사됐다. 삼성전자 노사는 이날 오전 경기 용인시 기흥캠퍼스 나노파크에서 교섭을 시작해 8시간 넘게 대화를 이어갔다. 교섭장에는 손우목 전삼노 위원장을 비롯해 노사 양측 교섭위원이 참석했다. 전삼노는 교섭에서 임금 인상과 성과급 제도 개선, 휴가 확대 등을 요구했으나 회사 측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핵심 요구 사항은 총 4가지로 △조합원 임금 기본 인상률 3.5%(평균 인상률 5.6%) △초과이익 성과급(OPI)과 목표달성 장려금(TAI) 제도 개선 △노조 창립일 휴무 △파업 참여자 임금 손실 보상 등이다. 회사 측은 4가지 모두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노사협의회에서 결정된 평균 임금 인상률 5.1%를 전삼노 측에 제시한 바 있다. 회사는 OPI와 TAI에 대해서도 기준 변경이 불가하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OPI는 연초에 계획한 목표보다 많은 이익을 거뒀을 때 초과 이익의 20% 한도로, 연봉의 최대 50%까지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제도다. TAI는 사업부문과 사업부 평가 결과에 따라 월 기본급의 최대 100%를 상·하반기에 각각 지급된다. 노조 요구안과 관련해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노조가 도저히 받을 수 없는 안을 냈는데 어떻게 협상을 하느냐"는 강경론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교섭은 결렬됐지만 노사가 이른 시일 안에 극적으로 합의점을 찾을 가능성은 남아있다. 노사가 소모적인 파업 국면을 지속하기보단 출구전략을 찾아야 할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전삼노는 오는 8월 대표교섭노조 지위를 상실하면 교섭권을 잃게 된다. 이렇게 되면 쟁의권도 사라져 파업 참여 조합원들은 일터로 복귀해야 한다. 삼성전자 내 다른 노조들과 교섭권 위임 절차를 다시 밟아야 한다. 무엇보다 요구안 중 아무 것도 얻어내지 못한 채 교섭을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우려도 크다. 회사 측은 전삼노 조합원 대다수가 속한 반도체 사업장의 생산 차질을 걱정할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는 파업 기간 내내 "파업으로 인한 조업 차질은 없다"고 강조해 왔지만 파업이 길어지며 일부 생산라인에서 결원이 발생했다는 노조 조합원의 증언이 잇따르고 있다. 장기간 노사 분규로 인한 고객사의 신뢰도 하락도 걱정스러운 대목이다. 전삼노는 이날 오후 7시께 온라인 생방송을 통해 '교섭 결렬'을 알리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손 위원장은 방송에서 "7월 29일까지 안을 가지고 오지 않는다면 더는 교섭에 의미가 없다고 보고 끝까지 파업할 것"이라면서도 "만약 협상안을 들고 나온다면 3일간 집중 교섭을 벌여 31일까지는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2024-07-23 20:4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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