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건 브래들리(미국)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플레이오프 3차전 BMW 챔피언십(총상금 900만 달러)에서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플레이오프 최종전 진출이 불투명했던 브래들리는 이 대회 우승과 함께 극적으로 투어 챔피언십 30인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브래들리는 11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근교 뉴타운 스퀘어의 애러니밍크 골프클럽(파70)에서 열린 BMW 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8개와 보기 2개로 6언더파 64타를 쳤다. 최종합계 20언더파 260타를 적어낸 브래들리는 저스틴 로즈(잉글랜드)와 연장 접전 끝에 역전 우승을 이뤄냈다.
우승상금 162만 달러(약 18억2000만원)를 차지한 브래들리는 2012년 8월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 제패 이후 무려 6년 1개월 만에 투어 통산 4승째를 수확했다.
브래들리는 로즈와 19언더파 공동 선두를 달리던 18번 홀(파4)에서 샷 난조 끝에 3m 파 퍼트를 놓쳐 보기를 적어내 한 타를 잃고 먼저 경기를 마쳤다. 마지막 조에서 18번 홀에 오른 로즈가 파 세이브만 해도 우승을 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로즈는 약 5m 파 퍼트가 홀을 돌아 나오며 우승 기회를 놓쳤다.
18번 홀에서 계속된 첫 번째 연장에서 로즈가 약 3m 파 퍼트를 놓쳤으나 브래들리는 깔끔하게 파로 막아 오랜 만에 우승의 기분을 만끽했다.
이 대회 우승 문턱에서 좌절한 로즈는 이 대회에서 아쉽게 준우승에 그쳤으나, 이날 발표된 세계랭킹에서 3계단이 올라 더스틴 존슨(미국)을 근소한 차이로 제치고 생애 처음으로 세계랭킹 1위의 영예를 안았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는 마지막 날 버디 7개와 보기 2개로 5언더파 65타를 치며 선두를 맹추격했으나, 결국 최종합계 17언더파 263타로 웨브 심프슨(미국)과 함께 공동 6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우즈는 3라운드까지 선두 로즈에 5타 뒤져 있었으나 한때 1타 차까지 쫓는 등 저력을 과시했다. 하지만 끝내 우승까지 이루지 못하며 다시 다음 기회를 기약해야 했다.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도 최종일 2타를 줄이는 데 그치며 역전 우승에 실패하고 단독 5위(18언더파 262타)로 대회를 마쳤다. 이날 타수를 줄이지 못하고 이븐파에 머문 안병훈은 최종합계 10언더파 270타로 공동 29위에 그쳤다.
한편 이날 경기를 끝으로 PGA 투어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최종전인 투어 챔피언십에 출전할 30명의 명단이 확정됐다.
최대 수혜자는 우승자 브래들리였다. 이 대회 전까지 페덱스컵 랭킹 52위로 탈락 위기에 있었으나 이 대회 우승으로 6위까지 껑충 뛰어올라 가볍게 투어 챔피언십 출전권을 따냈다.
브라이슨 디섐보(미국)가 1위로 투어 챔피언십 진출을 확정했다. 그 뒤를 로즈, 토니 피나우, 더스틴 존슨, 저스틴 토마스(이상 미국) 등이 따랐다. 우즈는 5계단 오른 20위로 플레이오프 최종전에 나선다. 우즈가 투어 챔피언십 출전 자격을 얻은 건 2013년 이후 5년 만이다.
반면 안병훈은 아쉽게 플레이오프 최종전 진출이 좌절됐다. 이 대회 전까지 46위였던 안병훈은 순위를 4계단 끌어올리는데 그치며 42위에 머물러 30위까지 출전 자격을 주는 투어 챔피언십에 나갈 수 없게 됐다. 이로써 한국 선수는 올해 투어 챔피언십에 한 명도 진출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