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1980년 5월 18일에 태어난 여자, 그날 사라진 아버지, 남편을 찾아 헤매다 민주투사가 된 엄마, 가해자이자 피해자인 공수부대원의 이야기다.
태어난 여자와 그 여자의 엄마, 공수부대원, 이 3인이 5·18로 인해 찢겨진 상처를 안고 각자의 방식으로 살아가다가 결국은 어느 한 지점에서 만나 서로 소통하며 치유한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핵심은 민주주의를 향한 그들의 싸움과 희생이다.
심리학자 칼 융은 “고독은 내 곁에 아무도 없을 때가 아니라 자신에게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을 의사소통할 수 없을 때 온다”고 말했다.
저자는 ‘융 프로젝트’라는 만화의 이 한 문장에서 원하는 답을 얻었고 39년 동안 본인이 마주하며 살아왔던 것들을 밖으로 끌어내 소통하는 것을 시도했다. 이 책은 그 첫 번째 결과물이다.
저자는 5·18 광주 민주화 운동 당시 재수생으로 매일 전남도청 앞에서 독재 타도와 민주주의를 외친 시민군이었다. 그는 현장에서 시신 수습을 하고 관을 옮기면서 치열하게 투쟁했다. 공수부대에 붙잡혀 죽을 고비도 넘겼다. 이에 따라 이 소설에는 실전적인 현장감이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