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국내 사모펀드 순자산은 396조7098억원이다. 지난해 4월 16일 기준 300조2856억원으로 '300조원 시대'를 연 지 1년4개월여만이다. 사모펀드 순자산은 올해 들어 63조4104억원이 늘었다. 이런 추세라면 조만간 40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유형별 증감액을 보면 올해 인프라, 선박, 유전 등 다양한 분야에 투자하는 특별자산펀드의 증가액이 16조2365억원으로 가장 컸다. 이어 부동산펀드 14조1167억원, 증권펀드 13조2485억원, 혼합자산펀드 10조504억원 등 순으로 증가했다.
증권펀드 중 채권펀드(9조620억원), 재간접펀드(5조1599억원), 혼합주식펀드(2502억원) 등은 늘고 주식펀드(-9604억원)와 혼합채권펀드(-8080억원)는 감소했다.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의 순자산은 539억원 줄었다.
사모펀드는 49인 이하의 투자자들로부터 돈을 모아 투자하는 펀드로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공모펀드와 다르다. 고액 자산가나 연기금, 법인 등 소수를 대상으로 판매하는 만큼 규제 강도가 공모펀드보다 낮고 운용이 자유로워 위험도는 높지만 위험한 만큼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점은 장점이다.
금융당국이 2015년 10월 자산운용사의 자기자본 요건을 낮추고 회사 설립요건을 인가제에서 등록제로 바꾸는 등 사모펀드 활성화에 나서면서 사모펀드 규모의 증가 속도가 빨라졌다. 저금리 기조에 주식시장도 불안한 모습을 보인 점 역시 사모펀드에 대한 투자 수요를 자극했다.
이에 비해 현재 공모펀드 순자산은 251조2868억원으로 연초의 214조104억원보다 37조원가량 늘어나는 데 그쳤다. 공모펀드 순자산 규모는 이미 2007년 200조원대에 진입했지만 10여년째 200조원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펀드 수도 사모펀드 1만1450개가 공모펀드 4206개의 2.7배 수준이다.
정부는 지난달 고위험 투자를 할 수 있는 개인 전문투자자 진입요건을 완화하는 등 사모펀드 활성화 정책을 꾸준히 펴고 있다. 다만 최근 금리연계형 파생결합펀드(DLF·DLS)의 손실 사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가족이 가입한 사모펀드를 둘러싼 논란 등을 계기로 사모펀드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확산되면서 '사모펀드 전성시대'가 지속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