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뇌동맥류는 대부분 뚜렷한 증상 없이 진행되지만 동맥류가 급격히 커져 주변 뇌신경을 압박하면 '안검하수(눈꺼풀 처짐)', '복시(사물이 겹쳐 보임)'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이 경우 즉시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파열 시 뇌 안 '지주막' 공간에 출혈이 발생하면서 뇌 전체에 피가 퍼지고 뇌압이 상승해 극심한 두통, 구토, 어지럼증, 의식 저하 등이 나타난다. 뇌동맥류 파열될 시 사망률은 50~60%에 달하며 생존하더라도 심각한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
신동성 순천향대 부천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지주막하 출혈을 경험한 환자들은 '살면서 처음 느껴보는 극심한 두통'과 '머릿속에서 천둥이 치는 느낌'을 호소한다"고 설명했다.
지주막하 출혈로 인해 뇌는 직접적인 손상을 입어 혈관이 수축하는 '혈관 연축'과 뇌척수액 통로에 피가 고여 발생하는 '수두증' 같은 합병증이 뒤따를 수 있다. 혈관 연축은 출혈 후 3~4일째부터 발생해 뇌 혈류를 급감시켜 이차적인 뇌부종이나 뇌경색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수두증은 뇌압 상승으로 생명을 다시 위협할 수 있다.
뇌동맥류는 한 번 파열되면 수술로 뇌출혈을 막았다 하더라도 이미 발생한 뇌 손상은 회복이 어려워 일상으로 돌아가기 쉽지 않다.
뇌동맥류는 MRI, CT 혈관조영술로 진단 가능하며 대한신경외과학회는 크기가 4mm 이상일 경우 치료를 권고한다. 치료법으로는 △클립 결찰술(혈관 밖에서 튀어나온 동맥류를 클립으로 집어 혈류 차단) △코일 색전술(부푼 혈관 안에 금속 코일을 채워 혈류 차단)이 있다.
신 교수는 "뇌동맥류는 파열 전에 발견하면 비교적 안전하게 치료가 가능하지만 한 번 터지면 회복이 어렵고 환자와 가족 모두에게 큰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뇌동맥류의 원인이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가족력이 있거나 폐경 이후 여성은 위험도가 높다. 폐경 이후 혈관을 보호해 주던 여성호르몬이 감소하면서 45~50세 이상 여성에서 뇌동맥류 환자가 급격히 증가한다. 또한 흡연과 고혈압은 파열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주의가 필요하다.
신 교수는 "뇌동맥류 파열은 예고없이 찾아오며 삶을 송두리째 바뀔 수 있는 질환"이라며 "혈압을 관리하고 증상이 없더라도 가족력 등 위험인자가 있다면 검사를 고려해야 한다. 터지기 전에 발견하고 치료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예방법"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