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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기수정의 여행 in]건축미ㆍ선비 얼 깃든 '서원의 가을'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기수정 기자
2019-09-23 00:00:00

유네스코 세계유산 지정된 한국 서원으로 떠나는 여행

가치 있는 전통문화유산을 찾아 떠나는 여행은 언제나 매력이 넘친다. 조선 시대, 우리 선인들이 후학양성을 했던 ‘서원’도 그러하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서원은 전통 건축물의 아름다움이 물씬 풍긴다. 어디 외관뿐이랴. 선인들의 덕망과 학풍이 오롯이 배어든 곳이 바로 서원이다.

조선 시대 향촌 선비들의 멋과 전통건축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공간, 코끝을 간질이는 가을의 정취 덕에 여행의 즐거움은 배가 된다. 

마침 한국관광공사(사장 안영배)는 서원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기념해 가을에 가볼 만한 곳으로 한국의 서원 9곳을 추천했다. 이 중에서도 한국의 5대 서원을 추려 소개하기로 한다.

◆문을 들어 올리니 자연이 성큼 다가서네···영주 소수서원
 

소수서원 들어가는 길, 솔숲이 드넓게 펼쳐진다.[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우리는 경북 영주를 선비의 고장이라 부른다. 그 뒤에는 소수서원이 길러낸 숱한 선비와 선비 정신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리라. 

풍광이 빼어난 죽계천 앞에 터를 잡은 소수서원(사적 55호)은 우리나라 최초의 사액서원(조선 시대 국왕으로부터 편액·서적·토지·노비 등을 하사받아 그 권위를 인정받은 서원)이다.
 

우리나라에서 처음 사액을 받은 소수서원 전경[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1543년 풍기군수 주세붕이 세운 백운동서원이 쇠락하자, 퇴계 이황이 1549년 경상관찰사 심통원을 통해 조정에 편액(널빤지나 종이·비단에 글씨를 쓰거나 그림을 그려 문 위에 거는 액자)과 토지, 책, 노비를 하사하도록 건의했고, 명종이 이를 받아들여 이듬해 친필 편액을 내렸으니, 조선에서 처음이다.

소수서원은 원리 원칙을 중시하는 향교에 비해 자유로운 분위기가 특징이다. 입학하는 데 자격을 두지만, 수업료를 받았다는 기록이 전해진 바 없다. 배우려는 모든 이에게 열린, 진정한 무상교육의 공간이 아니었을까.

◆퇴계 이황이 꿈꾼 유교적 이상향 '안동 도산서원' 
 

퇴계가 지은 도산서당을 기초로 건물이 더해져 도산서원을 이룬다.[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퇴계 이황의 제자들은 스승이 돌아가시고 딜레마에 빠졌다. 스승을 모실 사당과 서원을 지어야 하는데 스승이 세운 도산서당(경북 안동)을 허물 수도 없고, 다른 곳에 터를 잡자니 스승이 ‘도산십이곡’을 지어 부를 만큼 아낀 곳을 외면할 수도 없었기 때문이다.

고심 끝에 도산서당 뒤쪽에 서원 건물을 지어 서당과 서원이 어우러지게 했다.

도산서당과 농운정사, 역락서재 등 앞쪽 건물은 퇴계의 작품이요, 전교당과 동·서광명실, 장판각, 상덕사 등은 제자들이 지었다.

퇴계가 꿈꾼 유교적인 이상향인 안동 도산서원(사적 170호)은 이렇듯 스승과 제자가 시대를 달리하며 완성한 의미 있는 공간이다.

퇴계를 존경한 정조는 어명으로 ‘도산별과’를 실시했는데, 이는 조선 시대에서 한양이 아닌 곳에서 과거를 치른 유일한 경우다. 시사단(경북유형문화재 33호)은 팔도에서 모여든 선비 7000여 명이 치른 도산별과를 기념한 곳으로, 낙동강과 어우러진 풍광이 보기 좋다.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병산서원'
 

병산서원의 첫인상은 자연에 몸을 낮춘 듯 보인다. [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서애 류성룡과 그 아들 류진을 배향한 조선 5대 서원 중 한 곳, 병산서원(사적 260호)도 안동에 자리한다.

서애는 이순신 장군을 발탁해 임진왜란을 승리로 이끌었고, 나라를 위해서라면 임금 앞이라도 주저하지 않았다. 후학이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장소를 물색해 지금의 자리로 서원을 옮긴 이도 그다.
 

서애 류성룡과 그 아들 류진을 배향한 병산서원[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이곳은 우리나라 서원 중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손꼽힌다. 그림 같은 풍경을 고스란히 건물 안으로 들여놓은 솜씨 덕분이다. 만대루 앞에 서면 그 감동이 그대로 전해진다.

서원 앞으로 낙동강이 휘돌아 흐르고, 낙동강에 발을 담근 병산은 푸른 절벽을 펼쳐놓는다.

◆태고의 자연 속에서 학문과 사색의 즐거움을 찾다···경주 옥산서원
 

경주 옥산서원 구인당 대청에서 자옥산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조선 시대 유교 교육기관이자 명문 사립학교였던 경북 경주의 옥산서원(사적 154호)은 풍광 좋은 안강의 자계천 중에서도 숲과 계곡이 가장 아름다운 자리에 위치해 있다.

옥산서원은 회재 이언적의 덕행과 학문을 기리고 배향(配享, 학덕이 있는 사람의 신주를 문묘나 사당, 서원 등에 모시는 것)하는 곳이다.

회재는 엄격한 강학과 성현의 문화가 만나는 이곳에서 학문과 사색의 즐거움을 찾았다.

역락문을 지나 무변루, 구인당, 민구재와 암수재까지 작은 문고리 하나 무심히 지나칠 수 없을 만큼 회재의 학문적 열정이 스며들었다.
 

회재 이언적의 덕행과 학문을 기리고 배향하는 옥산서원[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서원 앞 계곡에는 책을 차곡차곡 쌓아 올린 듯 넓고 평평한 너럭바위가 절경이다. 회재가 이름을 붙인 5개 바위 가운데 세심대(洗心臺)에는 퇴계 이황이 새긴 글씨가 남아 있다.

‘마음을 씻고 자연을 벗 삼아 학문을 구하라’는 뜻에서 그가 이 천혜의 자연을 얼마나 아꼈을지 짐작할 만하다.

◆조각보처럼 예쁜 기단, 계단에 새긴 꽃송이… 달성 도동서원
 

도동서원 중정당으로 들어가는 환주문. 몸을 낮춰야 배움터로 들어갈 수 있다.[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낙동강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자리엔 우리나라 5대 서원 중 하나인 대구 달성 도동서원(사적 488호)이 있다.

400여 년 세월을 고스란히 전하는 은행나무를 지나 수월루로 들어서면 소소하면서도 섬세한 공간이 마법처럼 펼쳐진다.
 

달성 도동서원 강학 공간인 중정당 마루에서 본 풍경[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도포 자락을 여미고서야 겨우 오를 수 있는 계단과 고개를 숙여야 들어설 수 있는 문이 소박하면서도 사랑스럽다.

12각 돌을 조각보처럼 이은 기단 앞에 서면 온몸에 전율이 흐르고, 지루한 강학 공간에 보물처럼 숨은 장치를 하나하나 짚다 보면 어느새 선조의 깊은 마음을 느끼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한편 한국관광공사는 유네스코에 등재된 서원 9곳 중 한 곳을 방문한 후 ‘#가을맛집사진전, #한국의서원’ 등 해시태그와 함께 SNS에 소개하면 추첨을 통해 선물을 받을 수 있는 ‘#가을맛집 사진전’ 이벤트를 오는 29일까지 진행한다. 자세한 내용은 여행주간 홈페이지 내 이벤트 메뉴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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