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산으로 '홈술'과 '혼술족'이 늘어나면서 가정용 주류 매출이 증가했다. 그러나 업소용 실적이 줄면서 1분기 주류업계 매출이 역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하이트진로는 호조세를 이어나갈 전망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올 1분기 가정용 주류 판매량이 증가했다. 롯데마트가 1분기 판매량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맥주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0.8%, 소주는 6.7% 각각 상승했다. 양주와 와인 판매량 또한 각각 4.25%, 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집에서 술을 즐기는 '홈술'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로 외식업체 소비는 감소하면서 주류시장 전반은 침체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1분기 주류 매출이 5~7% 역성장할 것으로 관측한다.
실제 하이트진로는 코로나19 이후 업소용 주류 판매량이 감소하면서 50%씩이던 가정용과 업소용 판매 비율이 지난 2~3월에는 60%, 40%로 바뀌었다. 오비맥주는 업소용 주류 소비가 줄어들면서 재고가 쌓이자 4주간 공장 생산을 중단했다. 생산을 중단한 청주공장은 외식업체·업소에 납품하는 맥주 '카스'를 주로 만드는 곳이다.
이에 따라 주류업계 매출 감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칠성음료 주류사업부(이하 롯데주류)와 오비맥주는 특히 직격탄이 예상된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홈술 증가로 홈채널 매출이 다소 늘었지만 기존 업소용 매출을 대체할 만큼은 아니다"라면서 1분기 매출이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두 업체 시장점유율 감소세도 지속할 전망이다. 오비맥주 시장점유율은 2018년 49.5%에서 2019년 48.9%로 0.6%포인트(p) 감소했다. 롯데칠성주류은 같은 기간 6.1%에서 4.3%로 1.8%p 줄며 5% 이하로 떨어졌다.
지난 2월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가 진행한 맥주시장 소비행태조사(MCR) 결과 최근 1개월간 맥주를 산 적이 있는 소비자 중 향후 구매 의향이 있는 제품으로 카스(오비맥주)를 꼽은 응답자는 14%뿐이었다. 클라우드(롯데주류)는 3%에 그쳤다.
반면 하이트진로는 3사 가운데 유일하게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상반기 출시한 맥주 '테라'와 소주 '진로이즈백'이 빠르게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있어서다.
대신증권은 1분기 하이트진로 연결 매출액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 증가한 5406억원으로 내다봤다. 영업이익은 327억으로 시장 전망치인 300억원을 웃돌 것으로 예측했다. 테라와 진로 판매량은 전년 동기보다 각각 2%, 29% 증가해 상승 추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다른 증권사도 비슷한 전망치를 내놓았다. 조상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판촉비가 많이 투입되는 유흥주점 매출 비중이 50%에서 43%로 하락하고 상대적으로 판촉비가 적은 가정용이 50%에서 57%로 확대하면서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1분기 목표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실적을 낼 것으로 보인다"면서 "코로나19가 이달 이후까지 장기화하면 악영향도 있겠지만 아직은 매출이 탄력받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2분기 주류업계 실적은 전분기보다는 나아질 전망이다. 박성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4월 매출은 3월보다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하고 "다만 전반적인 추이는 코로나19 진행 상황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