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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언택트시장 선점하라"…은행권, '디지털 혁신' 특명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신병근 기자
2020-05-25 11:59:09

그룹차원 전담조직 운영…잇딴 업권 최초 서비스

모바일·인터넷뱅킹 기반에 대출, 화상상담 인기

"포스트코로나 맞아 디지털경쟁 더욱 치열해진다"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맞아 은행권의 언택트(비대면) 디지털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사진은 하나은행이 선보인 PB 화상상담 서비스의 모습. [사진=하나은행 제공]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사태가 불러온 언택트(Untact·비대면) 열풍이 은행권의 디지털 혁신 경쟁에 불을 붙이고 있다.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맞아 은행별 디지털 전환 전략이 고도화되는 가운데 각 은행장도 최우선 경영과제로 언택트 시장 선점을 내세웠다.

25일 업권에 따르면 대고객 서비스의 판형 자체가 비대면 채널을 중심으로 변형됨에 따라 은행들은 그룹 차원의 전담조직을 구성하는가 하면 인터넷·모바일뱅킹의 기능 향상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KB국민은행은 허인 행장 주도의 'KB 디지털 전환'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낸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올해 1분기 실적 하락을 만회하고 언택트 시장 경쟁우위를 점한다는 목표로 디지털 인프라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우선 전국의 영업점에 태블릿 모니터 서식 기반의 종이 없는 '디지털 창구'를 도입한데 이어 대표 비대면 플랫폼인 '리브(Liiv) 시리즈'를 운영중이다.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으로 공인인증서나 기타 보안매체 없이도 간편송금, 대출, 외환, 결제, 선물하기 등이 가능해 최근 가입자는 440만명을 넘어섰다.

비대면 대출 채널도 확대한 국민은행은 기존 'KB스타뱅킹'과 인터넷뱅킹 외에 모바일 대출전용 플랫폼인 'KB스마트대출'을 출시해 별도 앱 설치나 회원가입 없이 서비스를 제공중이다.

신한은행은 은행 전체의 디지털전환 전략을 총괄하는 'DT(Digital Transformation) 추진단'을 신설했다. 추진단은 이달 업권 최초로 은행 본부와 PB센터의 자산관리 전문가가 태블릿PC를 통해 고객에게 상담을 해주는 '스마트 화상상담 시스템'을 선보였다.

고객이 평소 거래하던 영업점 직원을 신청하면 은행의 세무, 법률, 투자, 은퇴설계 전문가들과 화상상담을 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신한은행은 또 금융권에서 처음 도입한 인공지능(AI) 학습플랫폼인 'SACP(Shinhan AI Core Platform)'를 기반으로 은행 업무 전 영역에 AI를 적용하기 위한 과제를 추진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은행 콜센터를 'AI 지능형 상담센터'로 변형하고 기존 대고객 상담 챗봇인 '오로라'와 대직원 상담 챗봇 '몰리' 등의 업그레이드도 병행한다.

하나은행은 지난 2월부터 PB, 세무, 부동산, 법률 등 전문가 화상상담 서비스를 실시하며 고객의 편리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업권 최초로 PB의 태블릿PC와 내점이 불편한 고객의 스마트폰을 연결한 PB 화상상담 서비스가 특히 인기다.

빅데이터 분석으로 고객의 관심사와 특성을 파악, 외부 정보를 수집해 경조사까지 챙기는 것도 하나은행의 대표적인 언택트 서비스다. 고객의 상담 내용을 언급량과 중요도로 교차 분석해 이른바 '워드클라우드'를 생성하고 이를 다시 고객상담에 활용하는 등 맞춤형 상담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의 "지금이 디지털 혁신의 골든타임"이라는 특명에 따라 손 회장을 위원장으로, 권광석 우리은행장을 총괄장으로 하는 디지털혁신위원회를 구축했다.

혁신위는 그룹 내 디지털 전략 컨트롤타워를 수행하며 젊고 혁신적인 직원들로 구성된 '블루팀' 구성도 완료했다. 최대 계열사인 우리은행은 고객 스스로 점포 안에서 스마트키오스크를 활용해 예금, 외환, 카드 등 신규업무를 할 수 있는 디지털금융점포를 확장하는 등 언택트 서비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모바일 통합플랫폼 '우리WON뱅킹' 이용자의 증가 속에 지난 3월 직장인 대상 비대면 통합 신용대출서비스인 '우리 WON하는 직장인 대출'도 출시됐다. 지난달에는 인터넷뱅킹에서 고객이 직접 무역금융 대출을 실행할 수 있는 '인터넷 무역금융 실행 서비스'를 업권 최초 출시한 바 있다.

NH농협은행이 꼽은 대표 언택트 서비스는 모바일 전용 '올원 직장인대출'로, 최근 1년 간 농협은행 대출 거래가 없거나 첫 대출거래를 시작하는 직장인을 대상으로 0.5%의 우대금리 혜택을 선보였다.

디지털 격차로 정보소외계층이 발생하는 것과 관련, 농협은행은 이들을 돕기 위해 판매액의 0.1%를 기금으로 조성하는 비대면 전용 상품 'NH포디 예금'도 내놨다. 대학생을 겨냥한 '학생증 체크카드' 역시 비대면으로 발급받을 수 있고 올원뱅크 앱에서는 카드뿐 아니라 입출금 계좌개설 까지 한번에 해결할 수 있다.

이밖에도 농협은행은 복잡한 코로나19 관련 대출상품을 알기 쉽게 정리한 영상을 은행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올리며 언택트 서비스를 이어갈 방침이다.

SC제일은행은 디지털 자산관리 부문에 역량을 집중한다. 대표적으로 모바일뱅킹과 인터넷뱅킹을 통해 1만 원부터 펀드에 가입할 수 있도록 펀드상품 최저 가입금액을 낮춘 게 주목을 끌고 있다. 자산관리 상품에 일정금액 이상 가입하는 고객에게 상품을 제공하는 다양한 이벤트도 시행중이다.

SC제일은행은 또 모바일과 PC를 활용해 자산관리를 주제로 한 '웰쓰케어(Wealth Care) 웹 세미나'를 지속적으로 열 계획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언택트라는 신조어가 유행이지만 사실 새로운 개념이 아니듯 디지털 혁신전략 중 하나의 영역으로 보여진다"며 "요즘은 '업권 최초'라는 수식이 붙는 것처럼 포스트코로나를 맞아 은행의 디지털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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