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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KDB생명 인수 제안에 우리금융 ‘시큰둥’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이혜지 기자
2020-05-28 13:01:01

RBC 비율 낮아 증자 필요…인수의향 無

KDB생명 “금융지주 들어가야 시너지 커”

우리금융지주가 KDB생명 인수를 검토한다는 소식이 언론보도를 통해 전해진 직후 우리금융 측은 해당 보도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사진=KDB생명]

우리금융지주가 KDB생명 인수를 검토한다는 언론 보도가 나온 직후 우리금융 측이 해당 보도 내용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KDB생명으로부터 인수 제안을 받은 사실은 있지만 내부적으로 인수를 검토한 사실이 없다는 것이다.

28일 우리금융지주 관계자는 KDB생명 인수 검토설에 대해 “KDB생명 측에서 매각과 관련해 티저레터를 수신한 것으로 알고 있지만, 현재 검토하는 바 없다”고 밝혔다.

티저레터란 잠재투자자에게 매각물건에 관한 간략한 정보를 제공해 투자관심을 유도하는 투자유인서다. 티저레터를 수령한 잠재투자자들은 매각물건의 투자가치를 판단해 투자에 참여할 의사가 있으면 매각주관사에 투자안내서를 요청하게 된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KDB생명의 RBC 비율이 좋지 않고, 증자도 더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매력적인 물건이었다면 최초 매각 이슈가 나왔을 때 지주회사들이 달려들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한 언론매체는 앞서 “JC파트너스의 KDB생명 매각 건에 대해 우리은행이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하는 방안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후 금융권에서는 우리은행이 내부적으로 KDB 인수를 검토했지만 조건이 좋지 않아 포기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벌써 3차례나 매각에 실패한 KDB생명은 자산 규모에 비해 매력이 덜한 M&A 매물로 인식돼 왔다. 지난해 KB금융지주에 팔린 푸르덴셜생명의 지급여력비율(RBC) 비율은 425%였지만 KDB생명의 RBC 비율은 215.12%로 200%포인트 정도 낮다.

개성이 약한 것도 약점이다. 다양한 보험 상품을 취급하고 있지만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효자 상품 경쟁력이 약하다. 게다가 장기간에 걸쳐 상호가 자주 바뀐 점 역시 고객들에게 강한 브랜드 이미지를 주지 못한 요인 중 하나로 지적된다.

KDB생명의 뿌리는 1988년 설립된 광주생명으로부터 시작한다. 1993년 광주생명에서 아주생명으로 상호 변경하고 1996년에는 아주생명에서 금호생명으로 상호 변경한다. 2010년 금호생명에서 KDB생명으로 상호 변경하게 된다. 최대 주주는 KDB칸서스밸류PEF로 산업은행과 칸서스자산운영이 각각 68.20%, 2.47%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수년간 수차례의 매각 실패 과정을 거치면서 개선되는 부분도 있다. 지난해 KDB생명 당기순이익은 345억원으로 1년 전과 비교 시 356억원이 개선됐다. 2017년 대대적인 구조조정과 사업비 절감, 3000억원 증자 등에 힘입어 64억원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2017년 말 108.48%에 불과했던 RBC비율은 지난해 215%로 두 배 이상 높아졌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KDB생명의 재무구조가 개선되고 있지만 새 주인을 찾지 못하면 결국 독자생존의 길을 걷게 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재무구조가 우량하고 독자적인 길을 개척한 라이나생명을 롤모델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보험사가 금융지주 울타리 안에 있으면 시너지가 발생해 기업이 성장하는 데 유리한 점이 많다”면서도 “회사가 많이 안정화 된 만큼 만약 인수 의사를 밝히는 금융사가 없다면 독자적인 길을 가는 방안을 고민해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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