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업계에 따르면 SK건설은 10일 공모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 나설 예정이다. 총 규모는 1500억원이며 2~3년물로 구성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직전 같은 등급이었던 한화건설(A-, 안정적)은 청약 0원이라는 수모를 겪었다. 국내 1위 아파트 브랜드 ‘자이’를 보유한 GS건설 역시 3년물로 1000억원 모집에 나서 금리 상단인 2.7%에 210억원만 모집돼 싸늘한 투심을 확인하는 데 그쳤다.
유일하게 대림산업만이 지난달 21일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1000억원 모집에 4500억원 수요를 확보, 만족스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이 같은 청약 흥행을 통해 모집액도 2000억원으로 늘렸다. 대림산업은 한화건설, GS건설과 달리 신용등급이 AA-급을 갖춘 우량채로 건설업 디스카운트를 극복하는 데 성공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 같이 A급 건설사들이 공모채시장에서 어려움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SK건설이 공모채 조달에 나선 것은 실적개선에 따른 자신감이 바탕이 됐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SK건설은 코로나19에도 1분기 매출 1조8253억원, 영업이익 125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에 비해 6.5%, 영업이익은 100.5% 상승했다. 영업이익률도 6.9%로 크게 높아졌다.
SK건설이 코로나19에도 호실적을 기록한 것은 타 건설사와 달리 사업포트폴리오가 국내 주택시장이 아닌 국내외 플랜트 위주로 구성돼 있기 때문이다.
다만 A급 채권에 대한 투심위축을 극복할 수 있을지는 주목해 볼 포인트로 꼽힌다. 공모채시장은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 된 3월 중순 이후부터 A급 이하 회사채에 대한 투자심리가 급격하게 위축됐다.
앞서 공모채 조달에 나선 A급 건설사들이 줄줄이 실패를 거듭한 가운데, SK건설의 수요예측은 A급 건설사에 대한 투심을 확인할 수 있는 또다른 척도가 될 가능성이 높다.
SK건설 이후 공모채 조달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롯데건설(A+), 포스코건설(A0), 대우건설(A-) 등도 비슷한 신용등급을 받아든 상황에서 이번 공모채 흥행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울 것이란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SK건설은 지난 2018년 라오스 댐 붕괴 사태를 겪은 이후 꾸준히 외형성장을 이뤄가면서 코로나19 여파도 받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며 “최근 A급 건설사 공모채 조달 실패가 이어지고 있음에도 자신있게 회사채 조달에 나선 배경”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