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벨기에 빌딩 기초자산으로 삼은 해외부동산 리츠인 제이알 글로벌리츠가 기관투자자 모집에 18.4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해 기대에 못 미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관투자자모집이 저조한 탓에 일반 청약에서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는 관측이다.
이 밖에 이달 공모청약을 진행한 이지스레지던스리츠의 청약경쟁률은 2.6대 1, 미래에셋맵스리츠1호는 9대 1에 불과했다. 지난해 상장한 롯데리츠(63.28대 1)와 NH프라임리츠(317.62대 1)가 높은 경쟁률을 올렸던 점과는 대조적이다.
업계에서는 최근 리츠에 대한 투자자 관심도가 떨어진 것이 청약에 고스란히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공모 리츠에 대한 관심이 낮아진 가장 큰 원인으로는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리츠가 제공하는 수익률보다 더 높은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곳으로 이동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코로나19 관련 수혜종목들이 예상을 웃도는 수익률을 기록하는 상황에서 연 6% 안팎의 배당률을 기대하는 리츠의 선호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빠르게 변한 시장분위기 속에 기관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하고도 공모청약을 연기한 사례도 나왔다. 해외부동산 리츠 1호로 관심을 모았던 ‘마스턴프리미어제1호리츠’는 지난 16~17일 이틀 동안 기관수요예측을 진행한 이후 22일부터 공모청약이 예정돼 있었지만 공모시기를 하반기 중으로 조정했다.
하반기에도 코람코에너지플러스리츠, 디앤디플랫폼리츠, 신한서부티엔디리츠, 이에스알켄달스퀘어리츠 등 대규모 공모리츠가 청약을 앞두고 있지만 이들 리츠 역시 흥행을 장담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최근 공모에 나선 리츠들보다 매력적인 투자요소를 갖췄다는 점에서는 희망을 가져볼 만하다. 앞서 청약에 나섰던 리츠는 부동산을 직접 갖지 않고 자산을 소유하고 있는 리츠나 부동산펀드에 재투자하는 재간접리츠였다. 그러나 향후 청약이 예정된 리츠들은 실물자산에 투자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지녔기 때문이다.
리츠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주식시장에서 리츠 투자수요가 빠져나가면서 공모가 이하로 주가가 형성되는 경우가 많아졌다”며 “이 같은 시장가 형성과 최근 단기 투자수요들의 쏠림현상이 이어지면서 중장기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하는 리츠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최근 주식시장 흐름에서 연 6%의 배당수익률에 만족하는 투자자가 많지 않다”며 “공모리츠가 활성화 되기 위해서는 은퇴 후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하는 수요와 연기금 등을 상대로 적극적인 홍보에 나서 신규 유입을 촉진시킬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