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삼성생명법으로 불리는 보험업법 개정안이 발의된 가운데 국회 통과 여부를 앞두고 있어 금융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며 "법이 국회를 통과하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을 매각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시장에 미칠 파장이 커 양사는 블록딜 방식으로 주식을 매각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근 보험업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상태다. 보험업법 개정안은 보험사가 투자할 수 있는 특정 기업의 주식인 총 자산의 3%를 따지는 기준을 ‘취득원가’에서 ‘시장가격’으로 바꾼게 핵심이다. 이렇게 되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당장 삼성전자 지분 13.61%(각각 8.51%, 6.1%) 중 20조원(각각 19조6000억원, 4000억원)에 달하는, 0.76%의 지분을 매각해야 한다. 삼성전자 전체 주식의 6.86%(19조3000억원)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앞서 시장에서는 보험업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각각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 물량이 대거 시장에 내놔야 하므로 삼성전자 주가가 폭락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블록딜은 기관이나 투자자가 지분을 대량 매입하기로 미리 약속하는 대신 당일 종가보다 얼마간 할인된 가격에 주식을 받아가는 형태로 이뤄져야 유리하다.
황 연구위원은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은 시장에서 매각하기에는 규모가 커서 서너개로 쪼갠 블록딜 형태로 거래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재용 부회장의 대응도 관심시다.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8.51%)은 이 부회장이 삼성전자를 지배하는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있다. 사실상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주식을 매각하면 이 부회장의 그룹 지배력이 약해지는 구조다.
황 연구위원은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주식에 투자한 것은 삼성생명이 고객의 보험료로 삼성전자 주식을 산 것"이라며 "약화된 이 부회장의 삼성전자 지배고리를 강화하기 위해 삼성물산이 삼성전자 지분을 다시 사들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지분을 매각 시 약 4~5조원대 세금을 지불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