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CJ그룹은 CJ푸드빌 주력 사업부문인 ‘뚜레쥬르’를 매각을 결정했다. 어려워진 사업 환경 극복을 위한 유동성 확보 일환이다.
CJ푸드빌은 지난 2015년부터 줄곧 영업이익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2017년에는 자본잠식에 빠지는 등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 2018년 유상증자로 잠식에서는 벗어났지만 적자 규모는 대폭 확대됐다. 2019년 투썸플레이스와 중국법인 등 매각으로 연결손실은 감소했다. 이 과정에서 수익성 제고에 큰 기여를 했던 뚜레쥬르를 매각한다는 것은 CJ푸드빌이 처한 상황이 극에 달했음을 뜻한다.
특히 해외부문 실적이 신통치 않다. 현재 CJ푸드빌이 종속회사에 채무보증을 선 총 잔액은 504억원으로 지난해 말 기준 총자본(1021억원) 대비 50%에 달한다. 보증을 받은 CJ Foodville USA Inc.(보증잔액 73억원), CJ Bakery vietnam Co Ltd.(133억원), PT CJ Foodville Bakery and Cafe Indonesia(298억원) 중 미국 지역을 제외하고 손실이 지속되고 있다.
채무보증은 재무제표상 부채로 표기되지 않는다. 자회사들이 상환불능에 빠지면 대신 갚아야 하는 우발부채 성격을 지닌다. 채무보증 대상 기업들의 부채비율은 무려 700~6000% 수준이다. CJ푸드빌 부채비율은 600%로 적자가 지속되면 자회사는 물론 본체까지 위험에 처하게 된다. 뚜레쥬르를 매각하면 CJ푸드빌의 중단기 영업손실 규모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비우량 신용등급(BBB+, 안정적)을 보유하고 있어 사실상 시장조달도 어렵다.
CJ푸드빌은 지난 11일 공시를 통해 ‘비비고’ 브랜드 상표권을 CJ제일제당에 양도(169억원)한다고 밝혔다. 공동 보유에서 완전히 손을 뗀 것이다.
그룹 주력 계열사인 CJ제일제당은 ‘비비고’ 브랜드를 앞세워 ‘K-food’를 알리는데 집중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CJ푸드빌이 뚜레쥬르 매각과 브랜드를 양도하면서 사실상 그룹 차원에서 추진하는 ‘K-food’에서 제외된 것으로 보고 있다. 프렌차이즈 사업과 그룹 지향점이 맞지 않는다는 점에서 일각에서는 향후 CJ푸드빌이 통으로 매각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 확산 이전부터 CJ푸드빌 사업은 신통치 않았다”며 “중소기업 적합업종 등 정책 문제에 시달리면서 해외부문 성장을 꾀했지만 재무부담만 늘었다”고 말했다. 그는 “CJ푸드빌 내 가장 믿을만한 사업부인 뚜레쥬르 매각으로 CJ그룹이 외식사업을 전면 중단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