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히트엔터, 카카오게임즈, SK바이오팜 등 IPO 대어들의 증거금 대비 수익률이 예상보다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장 직후 따상(공모가 2배로 시초가 형성)으로 차익을 얻을 수 있지만 계속 주식을 쥐고 있으면 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해 수익률이 떨어지는 공통된 특징을 보여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증거금 1억원 넣고 '따상'해도 수익률 0.432%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빅히트 엔터테인먼트가 코스피 상장을 위한 공모주 청약을 마감한 결과 통합 경쟁률은 606.97대 1. 총 증거금은 58조4236억원으로 집계됐다.
개인투자자가 빅히트 공모 청약으로 1억원 증거금을 넣을 경우 2주(공모가 13만5000원)의 주식을 받게 된다. 빅히트 주식이 상장한 뒤 '따상'에 성공하면 시초가가 27만원으로 시작해 35만1000원까지 오르게 된다. 1주에 공모가(13만5000원)의 160%인 약 21만6000원, 2주를 받는다면 43만2000원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이를 증거금(1억원) 대비 수익률로 환산하면 0.432%가 되는 셈이다.
문제는 주가가 지속적으로 오르지만 않는다는 점이다. 실제 IPO 흥행몰이를 했던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의 경우 상장 초기 오버슈팅(시장가격 일시적 폭등)한 뒤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이어갔다.
공모가 2만4000원이었던 카카오게임즈는 7일 11시 기준 주가가 5만4300원으로 126% 증가한 상태다. 증거금 1억원을 넣고 5주를 받았다면 현재 15만1500원의 수익을 낸 것이다. 증거금 대비 수익률은 0.15%에 불과하다. SK바이오팜도 최근 14만1000원 가격 기준으로 환산하면 1억원 증거금 대비 수익률 1.19%가 된다. 두 회사 모두 따상 혹은 따따상하며 주가가 급상승했을 당시 주식을 팔지 않았다면 수익률이 그다지 높지가 않다.
◆IPO 과열···"단기 차익보다 장기 투자 필요"
만일 증거금을 개인자산으로만 넣지 않고 마이너스통장 등 빚을 내 넣었다면 수익률은 더 떨어진다. 1금융권 은행 기준 신용대출이나 마이너스통장의 경우 금리가 2~3%대에 형성돼 있다. 1억원 중 5000만원을 연이자 3%로 빌렸다고 가정했을 때, 단순 계산으로 3일간 이자가 1만2000원이며 한달에 12만원 선이다. 빅히트 기준으로 '따상'에 성공해서 43만원을 벌어도 이자를 감안하면 실제 손에 쥐는 돈은 41만원에 그친다.
'IPO 대어'를 제외한 나머지 성적표는 더 초라하다. 공모가 아래로 시초가가 형성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하고 주가가 하락해 오히려 손실이 나타나는 경우도 다반사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국내 증시에 입성한 29개 상장사 중 첫날 시초가 아래로 주가가 떨어진 곳은 무려 20곳, 평균 낙폭은 -19.65%로 나타났다. 해당 업체들은 단기차익조차 노리기 어렵다는 결론에 이른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일부 공모주들의 경우 기업의 가치평가가 고평가되거나, 펀더멘털과 무관하게 외부 요인으로 과열된 상태"라며 "단기 차익만을 위한 투자는 투기에 가깝기 때문에 투자 대상의 재무정보와 기업 가치를 면밀히 분석하고 (투자에) 들어가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