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의 모빌리티사업부 ‘티맵모빌리티’가 이달 29일 분사한다. 투자업계에서는 티맵모빌리티 분사 결정과 사업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하지만 티맵모빌리티의 신사업 계획을 보면 임시주주총회에서 외친 '사회적 책임'을 고려한 것인지 의문이 생긴다. 일각에서는 박정호 부회장이 SK텔레콤 중간지주사 설립을 위한 자금 확보를 위해 수익성은 높고 진입 장벽이 낮은 사업에 진출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티맵모빌리티가 발표한 사업 계획이 고객과 소상공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분석했다.[편집자]
T맵은 현재 팝업 광고·‘최근 목적지 목록’ 내 광고·음성 광고 등 앱 내에서 다양한 형태로 광고를 표출하고 있다.
약 한 달 전 있었던 업데이트 이후 광고가 늘면서 T맵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플랫폼인 구글 앱스토어에는 광고로 인한 불편을 호소하는 댓글이 거의 매일 올라오고 있다.
댓글을 살펴보면 “팝업 광고를 끄려다 차를 긁었다”, “광고 때문에 길 안내를 듣지 못했다”, “운전 중 갑자기 광고가 나와 깜짝 놀랐다” 등 최근 한 달 사이 광고로 인한 피해 사례가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음성광고다. 기자가 직접 주행하며 확인한 결과 T맵 주행 중 나오는 음성광고는 정부 기관 캠페인·쇼핑몰 광고를 비롯해 특정 패스트푸드점에 가까이 가면 나오는 광고 등 여러 종류였다.
음성광고로 인한 피해가 심하다며 광고 문제를 해결하지 않을 경우 T맵을 더는 이용하지 않겠다는 고객도 많다.
한 소비자는 댓글을 통해 “길 안내 도중 광고가 나오는 건 상식 밖의 행동”이라며 “안전과 직결되는 문제인데 1000만명 이상이 사용하는 앱에 신중하지 못한 선택을 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개선이 없다면 중이 절을 떠나야겠다”고 토로했다.
최근에는 T맵 광고를 없앨 수 있는 방법을 설명한 블로그 게시글까지 등장했다.
하지만 많은 고객의 바람대로 광고 문제가 해결될지는 의문이다. ‘티맵모빌리티’ 측이 분사를 발표하면서 함께 내놓은 4대 핵심 모빌리티 사업에 ‘T맵 기반의 광고’가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광고가 늘면 늘었지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이 때문에 T맵이 초심을 잃고 수익에만 연연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다른 소비자는 “길을 제대로 찾지 못할까 긴장하면서 운전하는 중에 음성광고가 튀어나와 놀란 것이 한두 번이 아니다”라며 “T맵 잘 사용해 왔는데 이용자 안전을 담보로 수익을 내고자 하는 것은 한참 잘못된 일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심지어는 구글의 '안드로이드 오토'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 사이에서도 T맵은 광고 때문에 쓰지 않겠다는 말이 나온다. 안드로이드 오토는 차량 내에 있는 화면에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주요 기능을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든 플랫폼 서비스다. T맵은 현재 베타 서비스를 출시한 상황인데 정식 출시도 전에 부정적인 여론이 일고 있는 것이다.
고객 물음에 대한 SK텔레콤 측 답변은 일률적이다. 현재는 광고를 제거할 수 있는 기능이 별도로 마련돼있지 않아 개선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것. 이마저도 “광고를 없앨 수 없느냐”라는 직접적인 질문만 답변을 달 뿐 그 외 불편을 호소하는 댓글에는 ‘묵묵부답’이다.
SK텔레콤 측의 이러한 태도에 고객 사이에서는 “유튜브처럼 광고 없이 T맵을 사용할 수 있는 유료 서비스가 나오는 것이 아니냐”는 예상까지 나온다.
광고에 대한 고객들의 불만은 앱의 성능 문제로 이어졌다. 그동안은 참고 사용해 왔던 불편 사항들이 광고 문제로 인해 터져 나왔다.
특히 내비게이션 안내 음성이 나올 때 음악 볼륨이 줄어들었다가 안내가 끝나면 음악이 다시 커지는 자동 조정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제보가 많았다. 이 문제의 발생 시점과 음성광고 업데이트 시점이 겹치면서 음성광고를 넣다가 생긴 오류는 아닌지 의심을 갖는 고객들도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