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대형 증권사들이 자산관리(WM) 분야 경쟁력 강화를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새로운 조직을 신설하고 담당 직원들을 대규모로 승진시켜 힘을 싣는 모습이 대표적이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여파로 개인 투자자가 늘어나면서 WM 분야의 실적이 개선돼 관련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는 2021년 정기인사에서 WM 분야 담당자들을 대거 승진시키고 조직을 개편했다. 전체 승진 인사 66명 중 22명이 WM 부문에 집중됐다. 최준혁 WM영업부문대표와 김기환 WM강남파이낸스센터지점장이 상무로 승진하고, 각 지점 센터장들을 비롯한 지역본부장들이 상무, 이사급으로 직급이 올라갔다.
미래에셋대우도 지난달 조직개편에서 WM마케팅본부와 VIP솔루션본부를 WM총괄 직할로 편제했다. 또 서울의 지역본부를 4개에서 5개로, WM총괄 직할 본부는 1개에서 3개로 늘렸다.
NH투자증권도 조직개편을 진행하며 'WM 디지털사업부'를 신설했다. 온라인을 활용한 비대면 고객 관리에 중점을 두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WM 디지털사업부는 산하에 디지털 영업본부와 디지털 솔루션본부를 두고 비대면 고객 자산관리서비스와 디지털 기반에 최적화된 상품과 시스템을 개발할 계획이다.
삼성증권은 고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하는 자산관리 서비스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정기 임원 인사에서 김상훈 리테일전략담당과 백혜진 SNI강남파이낸스센터 지점장을 상무로 승진시켰다. SNI는 30억원 이상의 초고액 자산가를 위한 서비스다. 출범 10년째인 올해까지 고객 수 2배, 자산은 2.2배의 증가세를 기록하는 성과를 냈다.
증권사들의 WM 강화 전략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유동성 장세가 지속한면서 리테일, 자산관리 실적이 개선될 여지가 크기 때문이다. 실제 미래에셋대우 WM 부문 수익은 올해 3분기 기준 1329억원으로 전년 동기(1234억원) 대비 약 100억원 정도 상승했다. 대형 증권사들이 전반적으로는 수익 하락세를 보이는 속에서도 해당 분야 사업은 개선될 여지가 크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목소리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WM부문은 지속적인 부진에 '애물단지' 취급을 받아왔지만 최근 유동성 장세가 지속하면서 증시에 개인투자자들이 몰려 리테일 부문과 더불어 실적이 개선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며 "코스피 3000시대가 거론되고 있는 만큼 앞으로 투자자들의 수요가 늘어날 여지가 커 WM 분야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