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무원이 지난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불황을 뚫고 눈에 띄는 성장을 거뒀다. 주력 제품인 두부뿐만 아니라 냉동피자, 만두 등 냉동 가정간편식(HMR) 제품 매출이 국내외에서 크게 증가하면서 수익성을 견인했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풀무원은 지난해 459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전년보다 50.3% 성장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2.9% 줄어든 2조3112억원을 나타냈다. 풀무원은 내식 증가와 온라인 채널 성장, 해외 법인 매출증가와 원가개선 등을 통해 수익구조가 개선됐다고 밝혔다.
풀무원은 기존 제품의 약점을 보완하는 제품을 꾸준히 내놓으면서 혁신제품 개발에 힘을 쏟았다. 그 결과는 시장 점유율 상승으로 나타났다. 특히 출시 2년도 채 되지 않은 냉동HMR제품 '신인' 제품들이 두각을 보이며 실적 상승을 견인했다. 냉동만두인 '얇은피꽉찬속 만두'(이하 얄피만두)와 냉동피자 '노엣지피자'는 단숨에 시장점유율 2위까지 올라섰다.
'얄피만두'는 풀무원이 지난 2019년 3월 만두피를 0.7mm로 얇게 만들어 출시한 제품이다. 이 제품은 출시 이후 점유율이 20%까지 상승하면서 CJ제일제당 '비비고 만두'를 잇는 2위 제품으로 올라섰다. 얄피만두 출시 이후 신세계푸드, 동원F&B등의 업체에서 '얇은피 만두' 신제품을 속속 출시하면서 얇은피 만두 경쟁 구도가 형성되기도 했다.
지난 2019년 12월 출시한 '노엣지피자'도 출시 1년 만에 매출 목표 150억원을 훌적 뛰어넘는 33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4분기 기준 20.1%로 오뚜기(47.7%)를 이어 2위로 자리잡았다. 2016년과 2017년 일찍이 냉동피자 시장에 진출한 오뚜기와 CJ제일제당과 비교해 빠르게 점유율을 높인 것이다.
특히 냉동 피자의 고질적 문제점이었던 '딱딱한 도우', '빈약한 토핑'을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추면서 엣지 끝까지 토핑을 풍부하게 덮을 수 있는 공정을 도입해 완전 자동화 생산이 가능하도록 했다.
풀무원은 냉동피자 시장 진출에 앞서 2년간의 연구개발을 거쳤다. 이를 위해 '피자 선진국' 이탈리아와 미국 등에서 최신 피자 제조 기술을 도입했다. 시행착오를 거쳐 탄생한 노엣지피자는 출시 두 달 만에 누적 판매량 100만 판을 넘어섰다.
지난해 해외 실적도 크게 개선됐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는 지난해 3분기 누적 실적으로 매출액 1940억원, 영업이익 4억6000만원을 기록하면서 29년 만에 첫 흑자를 거뒀다.
식물성 단백질 열풍으로 두부 판매량이 크게 늘어난 점이 영향을 미쳤다. 이와 함께 일찍이 국내에서 인기를 얻었던 냉동 핫도그가 해외에서 인기를 얻으며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
풀무원은 핫도그 안에 치즈를 넣은 '모짜렐라 핫도그', '체다모짜 핫도그' 등으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했다. 핫도그 안에 치즈를 넣는 '한국식 핫도그'가 익숙하지 않은 해외에서 빈틈을 노린 것이다. 국내에서 2017년 처음 국내 치즈 핫도그 시장의 포문을 연 이후 2019년 일본에, 지난해 미국으로 수출을 확대했다.
지난해 미국과 일본의 냉동 핫도그 수출량은 1000만여개에 달했다. 올해는 동남아시아까지 공략한다는 계획으로 1500만 개의 수출 목표를 잡았다. 중국에서는 현지 위탁제조방식으로 '모짜렐라 핫도그'를 직접 생산해 판매할 계획이다.
풀무원은 장기적으로 해외 현지 공장을 설립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육가공 수출이 까다로운 특성상 국내에서 제조한 만두를 해외로 수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현재 핫도그의 해외 수출분도 어육소시지로 변경해 판매하고 있다.
풀무원 관계자는 "HMR제품은 레스토랑이나 전문점에서 먹는 제품과 집에서 조리해 먹는 제품의 간극을 줄이는 것을 최대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만두나 피자, 핫도그, 냉동밥 외의 다양한 영역의 제품을 선보일 수 있도록 꾸준히 연구개발과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