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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씨티은행 철수設] ②내부는 '답답' 고객은 '혼란'…유명순 "묵묵부답"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신병근 기자
2021-02-23 14:42:11

은행 "정보 파악 어렵다"…고객들 "내돈 어쩌지"

유명순 한국씨티은행장. [사진=씨티은행 제공/자료사진]

"제 예금은 어쩌죠? 돌려 받을 수 있나요?", "씨티에 신용대출 있는데, 언제 철수하나요?"

씨티은행의 '한국 철수설'이 나돌면서 이처럼 은행에 직접 문의하는 고객 전화가 잇따르고 있다. 인터넷 블로그와 익명 사이트에도 관련 내용이 끊이지 않고 오른다. 은행 측은 "전혀 결정된 바 없다"며 고객 달래기에 급급한 가운데, 내부에서는 모회사인 씨티그룹의 의중 파악이 어렵다는 입장만 되풀이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계 씨티그룹은 최근 감소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소매금융(리테일) 부문 수익을 근거로 이 지역 사업을 처분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철저한 전략적 검토에 착수했다"는 그룹 측 공식 설명과 함께 한국씨티은행이 그룹 아·태지역 사업장에 속한 만큼 직접적인 사업 구조조정 대상에 오를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은 내용의 블룸버그 통신 보도가 나온지 나흘 가량 지났음에도 씨티은행 측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사측과 노조 모두 그룹의 구조조정에 대한 정보 입수가 어려운 실정이라 답답한 기색이 역력할 뿐이다. 익명을 요구한 씨티은행 관계자는 "언론 보도로만 접하고 있어 현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전혀 알 길이 없다"고 토로했다.

이런 사정에 유명순 씨티은행장도 쉽게 입을 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최초의 내부 출신 여성 행장으로 각광 받으며 실적 부진을 털어낼 적임자로 지목받았지만 순익 반등 등 분위기 반전은 녹록지 않아 보인다.

고객들 역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온라인 게시판 등에는 이미 씨티은행의 철수와 매각이 기정 사실화된 듯 우려섞인 목소리가 상당수 실리는 모습이다. 한 네티즌은 "대출금 회수가 빠른 속도로 이뤄질테고 서울보증보험이나 다른 회수업체에 맡길 수도 있다"고 적었다. 이에 대해 은행 측은 "확실히 정해진 것이 없는 상황에서 공식 입장은 없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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