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불가리스’ 역풍 거센 남양유업, 위기타개책은?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문은주 기자
2021-04-22 08:05:28

중역 맡은 회장 두 아들 주목ㆍ장차남 모두 지분율 0%…실적 위해 '무리수' 의혹

'로고 지우기' 효과 없어…대국민 사과 만지작

[사진=남양유업 인스타그램]


남양유업이 자사 발효유 제품인 불가리스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효과를 주장했다가 역풍을 맞고 있다. 역성장 위기 속에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비상경영체제'로 전환하겠다고 밝힌 지 보름 만에 발생한 악재인 만큼 향후 남양유업이 내놓을 대책에 관심이 모아진다.

◆대국민 사과 선택할 경우 전면에 누가 나서나?

앞서 지난 16일 남양유업은 "불가리스의 코로나19 억제 효과 관련 발표가 소비자의 오해를 불러 일으켰다"며 사과하는 취지의 입장문을 냈다. 해당 발표가 나온 뒤 사흘 만이다. 이후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고발로 세종시 소재 공장이 2개월 간 영업 중지된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자 사실 무근이라고 밝힌 뒤엔 아무런 입장 표명이 없는 상태다. 

업계에선 이번에도 대국민 사과를 할지 주목하고 있다. 대국민 사과가 아니더라도 앞서 나온 입장문보다 깊은 수준의 사과문이 나올지, 그 내용을 발표하는 임직원이 누구일지 여부도 관심사다. 지난 2013년 이른바 갑질 논란 당시에는 1월 의혹이 불거진 뒤 넉 달 만에 녹취록이 공개되자 곧바로 당시 남양유업 김웅 대표가 임직원 10여명과 함께 카메라 앞에서 대국민 사과를 했다. ​이번에도 지난 3월 27일 주주총회에서 비상경제체제 전환을 언급했던 이광범 남양유업 대표이사가 나설 가능성이 가장 높다.

다만 불가리스 효과론을 주장했던 심포지엄을 누가 기획했는지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경영기획과 마케팅을 총괄하는 홍진석 기획마케팅총괄본부장이 거론되는 이유다. 제품의 효능을 알리는 행사였던 만큼 홍 상무가 직간접적으로 움직였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지난 2월 이 자리에 오른 홍 상무는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의 장남이기도 하다. 남양유업의 부정적 이미지와 매출 개선 등의 과제 앞에서 아버지에게 인정 받기 위한 승부수가 필요했을 것이라는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업계 특성상 특별한 문제가 없는 경우 장남인 홍 상무의 승계가 유력해 보이지만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회사에서 중역을 맡고 있는 것과 별개로 형제의 남양유업 보유 지분은 없는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 현재 남양유업의 지분은 홍 회장이 가장 많고(51.68%) 홍 회장의 배우자(0.89%)와 동생 홍명식 씨(0.45%) 등도 일부 보유하고 있다. 디저트카페 브랜드 '백미당' 대표이자 홍 회장의 차남인 홍범석 외식사업본부장이 이미지 개선에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홍 상무의 위기감이 고조됐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사진=남양유업]

◆뜨거운 불매운동 열기에 '상표' 모습 감출까

회사 존폐 위기까지 거론되는 상황에서 이번엔 홍 회장까지 전면에 나설지 여부도 주목된다. 회사 주력 상품의 효과를 발표하는 대형 행사였던 만큼 회장의 결재가 반드시 필요했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실제로 홍 회장은 지난해 일어난 동종 업계 경쟁사에 대한 음해 행위 사건에서도 홍보대행사를 동원하는 등 직접 개입한 것으로 드러났었다.

앞으로 회사 이미지 재고와 자사 제품 마케팅에 어떤 변화를 줄지 여부도 주목된다. 신규 제품 등 일부 자사 제품에 로고를 전면에 내세우지 않는 이른바 '로고 지우기'는 이미 시도해왔다. 지난 2013년 갑질 논란에 이어 2010년과 2020년 경쟁사에 대한 음해 행위 등으로 경고를 받은 데다 창업주 외손녀의 마약 혐의 등 오너가의 도덕성 문제까지 눈총을 받으면서 내놓은 자구책이다.

로고 지우기는 직접 생산한 제품이나 외부 업체와의 협업으로 만든 제품의 경우 남양 로고를 작게 넣거나 로고를 지우는 식이다. 회사 브랜드 가치가 떨어지면서 차라리 로고를 전면에 내세우지 않는 게 효과적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소비자들이 정보를 공유하면서 불매운동에 적극 나선 탓에 매출에 큰 영향을 주지는 못했다는 평가다. 유제품의 바코드를 스캔하면 남양유업 제품인지 아닌지를 가려주는 애플리케이션 '남양유없' 등도 등장한 상태여서 이 방법만으로는 이미지 재고가 힘들 수 있다는 비관론도 나온다. 

추가 매출 하락도 예상된다. 10년 가까이 이어진 불매운동 등으로 남양유업의 매출은 매년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1조308억원, 영업이익 4억원, 당기순이익 292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13배 넘게 올랐지만 영업이익만으로는 전년(85억원)보다 95%이상 사라진 것이다. 주주총회에서 난관을 돌파하기 위해 비상경영체제가 필요하다는 자성이 나온 이유다.

공장 가동 중단이라는 초유의 결론이 나올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앞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불가리스 제품 관련 남양유업의 발표가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보고 공장 소재지인 세종시에 행정처분을 의뢰했다. 이후 세종시는 19일 식품표시광고법 위반으로 남양유업 세종공장에 2개월의 영업정지 행정처분을 부과한다는 내용의 사전 통보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 처분은 열흘 이상의 의견 제출 기한을 거쳐 남양유업 측의 의견을 검토한 뒤 확정될 예정이다. 최악의 영업정지 2개월의 행정처분 또는 10년 이하 징역,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남양유업 측은 지난 13일 한 심포지엄에서 불가리스의 항바이러스 연구 성과를 공개했다. 실험 결과 감기 바이러스인 인플루엔자(H1N1)를 99.999%까지 사멸하는 것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억제 부문에서도 77.8% 저감 효과를 보였다는 설명이었다. 그러나 인체 실험을 거치지 않은 만큼 효과를 입증하기 어렵다는 질병관리청 등 전문가들의 반박이 나오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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