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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과열된 IPO 시장] ②초대형 IPO 릴레이, 기업가치 왜곡 우려 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김태환 기자
2021-04-30 16:42:43

IPO 시가총액 주식시장의 4.5%…100조원대

투자자금 IPO에 쏠려 기존 종목 수급 부담

[사진=픽사베이]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의 IPO가 역대급 흥행 성적을 갈아치운 가운데, 최근 이어지고 있는 대업급 IPO가 전체 주식시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초대형 IPO에 투자자 자금이 집중되면서 기존 상장 주식의 수급에 악영향을 미치고 주가 과열 현상도 나타날 수 있어 초과배정옵션 등의 안전장치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9일 마감된 SKIET 일반 공모주 청약에서 주간 증권사 5곳에 모인 청약 증거금은 80조9017억원을 기록해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청약 경쟁률은 288.17대 1로 집계됐다.

예상보다 훨씬 많은 청약이 몰리면서 개인 투자자에게 배분되는 물량을 따로 배정한 ‘균등 배정 방식’임에도 공모주를 한 주도 못 받는 ‘0주 사태’가 속출했다. 주간사 4개사 중 SK증권을 제외한 4개사는 개인 투자자 배정 물량보다 청약 건수가 많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최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27개 기업 중 시가총액 1조원을 상회하는 기업은 5개로 집계됐다. 특히 올해는 카카오뱅크, 크래프톤, LG에너지솔루션, 비바리퍼블리카, 야놀자, 카카오페이지 등 ‘대어급’ IPO가 줄줄이 예정돼 있다.

이처럼 대형 IPO가 지속되면서 주식시장에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대형사에 투자자금이 쏠리면서, 상대적으로 기존 종목의 투자 수급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올해 상장한 25개 기업의 시가총액 합계는 이미 21조7000억원에 이른다. 여기에 SKIET(7조5000억원)을 비롯해 카카오뱅크(34조원), 크래프톤(22조7000억원), 비바리퍼블리카(8조2000억원), 야놀자(6조6000억원), 컬리(2조4000억원), 카카오페이지(1조9000억원), 빗썸코리아(1조5000억원) 등이 상장 예정이다. 사실상 올해 IPO를 진행한 기업들의 시총이 100조원에 육박한다. 이는 주식시장 전체 시가총액의 4.5%를 웃도는 수치다.

비상장기업의 주가 과열로 기업들의 가치평가가 왜곡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IPO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카카오뱅크는 장외시장 가격을 기준으로 기업가치가 34조원에 달한다.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들이 가치는 15조원 안팎이다. 은행 하나만으로도 금융지주보다 높게 평가되는 셈이다. 숙박예약 업체인 야놀자도 비상장 시장에서 올해 주가가 273% 급등하고, 시가총액이 7조2947억원으로 불어났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초과배정옵션과 같은 안전장치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초과배정옵션은 IPO 진행 시 공모물량보다 초과수요가 나오면 대표주간사가 공모물량의 15% 범위 내에서 해당 주식을 차입해 기관투자자 등에 초과배정을 하는 제도다.

이 제도는 상장 후 주가가 상승할 때 초과배정 옵션을 행사해 차입분을 상환(short position 청산)하고, 주가가 하락하면 시장에서 공모가로 매수해 이를 상환하게 된다. 주가가 하락할 때 매수의무가 있기 때문에 하락세를 조정할 수 있는 등 간접적인 시장조성 효과가 나타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기업가치가 고평가된 비상장기업들이 상장할 경우 결국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커지는 등의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며 “과열된 시장에 들어오는 개인투자자들이 늘어나면 장기적으로 공모가 대비 손실률이 커질 수 있다. 수요예측제도와 초과배정옵션 등 제도 개선을 통해 안전장치를 마련할 필요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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