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업계에 따르면 보령제약은 유상증자 신주발행가액이 1만7750원으로 확정됐다고 전날 공시했다. 이에따라 보령제약이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하게 되는 자금은 총 985억1250만원이 될 예정이다.
보령제약은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레거시 브랜드 인수와 개량신약 개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레거시 브랜드(Legacy Brand), 즉 특허 만료 후에도 높은 브랜드 로열티에 기반해 일정 수준의 매출 규모와 시장 점유율을 유지할 수 있는 오리지널 의약품을 인수하는 데 700억원을 사용하고, 비뇨기·고혈압·당뇨 등의 개량신약 연구개발(R&D)에는 285억1250만원을 사용키로 했다.
개량신약은 기존 오리지널 의약품의 구조나 제제, 용도 등을 변형시켜 개발한 의약품으로 안정성, 유효성, 유용성, 복용 순응도 등에 있어 이미 허가된 의약품에 비해 개량됐거나 의약 기술에 있어 진보성이 있다고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인정한 의약품을 의미한다. 단순 제네릭에 비해 높은 제제 연구 기술력이 요구되며 임상 1상과 3상 수행에 따른 고비용이 수반되지만, 개발에 성공할 경우 단순 제네릭과의 차별성 및 약가 가산을 통해 높은 매출과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다.
보령제약은 연내 레거시 브랜드 인수를 추진해 700억원을 우선 소진하고, 개량신약 개발은 올해 108억원, 2022년 83억원, 2023년 94억1250억원 순으로 집행할 예정이다.
앞서 보령제약은 지난해 5월에도 최대주주인 보령홀딩스를 대상으로 4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한 바 있다. 보령제약이 2년 연속으로 유상증자에 나선 까닭은 그간 외부 차입 의존이 과도했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보령제약은 2017년 이후 예산 신공장 투자, 2019년 안산공장 부지 매입 등 대규모 유형자산 투자를 집행하면서 자금소요가 늘어난 바 있다. 지난해에는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 릴리로부터 항암제 '젬자'의 국내 판권을 인수하는 데 추가로 비용을 투입했다.
외부 차입을 통한 자금조달은 재무안정성 저하로 이어졌다. 지난해 말 기준 보령제약의 개별기준 총 차입금은 1911억원으로 전년(988억원) 대비 93% 늘었다. 같은기간 부채비율은 78.5%에서 86.7%로, 차입금의존도는 19.3%에서 29.7%로 확대됐다.
나이스신용평가 관계자는 "보령제약은 지속적인 투자자금 소요 지속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4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시행해 순차입금 확대 폭을 제한한 바 있으며, 올해에도 1000억원 수준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어 이에 따른 재무구조 개선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유상증자로 조달한 자금을 바탕으로 연구개발 확대 및 판권 인수 등 적극적 투자활동을 계획하고 있어 중기적 재무안정성에는 변동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