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해도 변종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사례가 잇달아 확인되면서, 변종 바이러스에도 강한 대응력을 보이는 리보핵산(mRNA) 백신이 주목받고 있다. mRNA 백신 시장이 10조원 이상 새로 형성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 가운데, 국내에서는 모더나 위탁생산으로 주도권을 잡은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이어 다수의 국내 제약사들이 백신 개발 및 생산에 뛰어들고 있다.
◆mRNA 백신 해외 기업 주도···한국 기업 동참 확대
2일 김지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향후 부스터 샷(Booster Shot, 추가접종) 수요가 늘어나면 연간 약 10조원 규모의 코로나19 mRNA 백신시장이 새롭게 형성될 것”이라며 “mRNA 백신은 독감부터 개인 맞춤형 항암 백신까지 만드는 등 기존 백신 제품들이 커버하지 못한 질환들을 공략할 수 있는 강력한 백신으로 자리매김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mRNA 방식의 백신은 변이 바이러스에도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기존 백신들은 죽거나 약해진 바이러스를 몸속에 주입해 항체를 만들어낸다. 반면 mRNA는 인체 세포의 겉모양을 코로나19 바이러스와 똑같이 만들어 면역을 형성하는 방식이다. 몸에 설계도 역할을 하는 ‘RNA’를 주입하므로 신속하게 후보 물질을 만들어 변이 대응력을 높인다.
글로벌 백신 기업이 전세계 시장을 주도하는 가운데, 국내 제조사들도 속속 백신 개발 및 생산 경쟁에 참여하고 있다. 화이자는 최근 코로나19 3차 접종분과 폐렴구균 백신 후보 ‘20vPnC’를 동시에 접종하는 부스터샷 임상시험을 개시했다. 이번 시험이 성공한다면 코로나19와 폐질환을 동시에 예방하는 효과가 나타난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mRNA 백신을 만드는 미국 모더나와 백신 위탁생산(CMO) 계약을 맺고 오는 3분기부터 본격 생산에 돌입한다. 이번 CMO는 핵심 원료인 mRNA를 지방 입자로 감싼 원액을 해외에서 들여와 병에 넣는 ‘완제생산(DP)’이다. 이를 위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최근 2000억~30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인천 송도에 있는 mRNA 백신 원료 의약품 생산 설비를 확장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국내 mRNA 원료 생산업체 주목···실적 개선 기대
최근 정부가 mRNA 백신 전문위원회 회의를 개최하면서 수혜가 예상되는 관련주도 급등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가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 범정부 실무추진위원회 산하에 마련한 mRNA 백신 전문위는 지난달 17일 국내 mRNA 기술에 대한 정부 지원 방향을 논의했다.
회의 다음날인 5월 18일에는 이연제약(29.9%), 진원생명과학(25.84%), 아이진(13.91%) 등 관련주들의 주가가 상승하기도 했다. 이연제약은 이달 완공을 앞둔 충주 공장에서 국내에서 유일하게 유전자 치료제와 백신 원료와 완제의약품을 모두 생산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mRNA 완제 생산도 할 수 있어 국내 mRNA 백신·치료제 개발사와 협력이 전망된다.
지난해 11월 이연제약과 코로나19 백신 생산 관련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아이진, mRNA 백신 원료를 위탁생산하는 진원생명과학도 코로나19 mRNA 백신 대표 수혜주로 손꼽힌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mRNA 핵심 원료인 ‘플라스미드 DNA’ 공급이 부족한 가운데, 올해부터 모더나와 화이자 등이 개발한 mRNA 백신들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연제약, 진원생명과학 등은 mRNA시장의 직접적인 수혜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