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신세계 단독으로 인수를 추진하게 됐다.
네이버는 22일 “당사는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일환으로 이베이코리아 지분 일부 인수 등을 검토했으나 최종적으로 인수 절차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업계에 따르면 미국 이베이 본사는 15일(현지시간) 진행된 이사회에서 이베이코리아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신세계그룹의 이마트를 선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네이버가 이베이코리아 지분 20%를 인수해 신세계그룹의 재무적 부담을 낮출 것으로 관측됐다.
네이버도 지난 17일 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에 "이베이코리아 인수 추진 보도와 관련해 당사는 본건 입찰 절차에 참여했다"며 "본 입찰은 계속 진행 중이고 네이버의 참여방식 또는 최종 참여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답한 바 있다.
하지만 5일 만에 '불참'을 공식화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네이버가 인수전 참여를 철회한 배경으로 시장 독과점에 따른 견제를 우려한 게 아니냐는 시각을 내놓고 있다.
네이버는 연간 거래액 28조원으로 시장 점유율 18%의 국내 이커머스 1위다. G마켓, 옥션, G9를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는 시장 점유율 12%로 네이버(18%), 쿠팡(13%)에 이은 3위다. 신세계 SSG닷컴(3%)이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면 단숨에 15%로 업계 2위로 올라선다.
네이버가 신세계와 함께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게 되면 독과점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된다. 공정위원회의 기업결합심사 통과도 난항이 예상된다.
특히 업계는 네이버가 이베이코리아와 사업영역이 겹치기 때문에 인수 이후 시너지 효과가 크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이베이 쪽에서 신세계-네이버 컨소시엄보다는 신세계와 양자 협상을 통해 이번 인수 협상을 마무리 짓기를 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 역시 인수 과정에 3자 협상을 하는 것보다 이베이와 신세계 간 양자 협상을 해야 속전속결로 마무리지을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신세계가 단독 인수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신세계와 네이버는 이번 이베이코리아 공동 인수가 무산된 것과 별개로 양측의 사업 협력에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네이버와 신세계 관계자는 “올 초부터 양사가 협약을 맺고 추진하고 있는 협력 사업은 변함없이 추진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