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각국의 백신 접종에도 델타 변이 확산 등 코로나 국면이 계속해서 불확실성을 보이고 있어 호텔신라 측도 신중하게 의사결정에 나설 방침이다.
23일 호텔신라에 따르면 오는 9월 서울 중구 호텔신라 영빈관·면세점 부지에 들어서는 한옥호텔 공사 재개여부를 놓고 검토가 진행 중이다. 앞서 호텔신라는 코로나19로 현금창출력이 저하되면서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8월까지 10개월 간 한옥호텔 건립을 보류하겠다고 공시했다. 한옥호텔 건립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지난 2010년 12월 취임한 직후부터 추진해온 숙원사업으로 꼽힌다.
한옥호텔 부지에서 다량의 유구(遺構)가 발견돼 공사 변수로 떠오르기도 했지만, 문화재청이 최근 해당 유적들에 대해 현지보존이 아닌 이전보존하는 것으로 결정을 내리면서 공사 재개도 탄력을 얻게 된 상황이다.
투자 보류 등 경영 효율화를 통해 올해 들어서는 흑자전환에도 성공했다. 호텔신라는 올 1분기 영업이익 266억원을 기록하며 코로나 이후 첫 흑자를 거둔 바 있다.
그러나 호텔·레저 부문에서는 여전히 적자가 지속되고, 신라호텔 서울의 투숙률이 32%에 그치는 등 아직 회복세가 뚜렷하지 않아 쉽사리 공사 재개를 결정하지 못하는 상황이기도 하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한옥호텔 공사 재개 여부를 검토 중이지만, 코로나19 불확실성이 아직까지도 지속되고 있어 서둘러 건립할 필요성은 줄어든 상태"라면서 "상황을 지켜보면서 충분히 여유를 갖고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호텔신라는 면세점 사업에서 중국 현지시장 진출을 검토 중이다. 신라면세점은 최근 중국 하이난성 하이요우면세점(HTDF)과 양국 면세점 운영 활성화를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MOU)도 맺었다. 신라면세점은 하이요우면세점과 상품 소싱과 시장 개발, 인적자원 교류, 상품 공동개발 등을 협력하고 이를 위해 추후 합작사도 설립할 예정이다.
앞서 시장 다변화를 위해 해외 사업 비중을 늘려온 신라면세점은 2013년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에 한국 기업으로는 첫 해외 매장을 오픈한 데 이어 2014년 마카오공항 면세점, 2015년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 화장품·향수 전 매장을 그랜드 오픈했다. 2017년에는 홍콩 첵랍콕 국제공항에 화장품·향수 매장도 오픈했다.
그러나 이번 중국 진출은 단순히 해외에 매장을 오픈하는 것을 넘어 해외 면세점에 상품을 공급하고, 합작사 설립으로 중국 규제 안에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한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해외시장 공략의 리스크는 최소화하면서 효과는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은 것으로 풀이된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면세업계 모두가 포스트코로나를 대비해 고민 중"이라면서 "신라면세점은 코로나 위기 속에서도 해외시장 진출을 통해 면세 시장의 어려움을 극복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