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은 14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윤여을 한앤코 회장 등을 신규 이사로 선임하고, 집행임원제도를 도입하는 정관 변경 안건 2개를 모두 부결시켰다. 이길호 학교법인 연세대학교 감사실장을 감사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은 철회됐다.
이날 홍원식 회장은 위임장을 통해 대리 출석했다. 한앤코 측 위임을 받아 참석한 대리인은 없었다. 정관 일부 변경 건도 부결되면서 감독과 경영을 분리하는 집행임원제도 도입 등 지배구조 개선 등 사안도 이사진 구성 현안에 밀리게 됐다.
이에 따라 남양유업 홍원식 회장 등 기존 사내이사진은 직을 유지하는 상태가 됐다. 남양유업은 10월 주총에서 지배 구조 개선을 비롯한 현재 남양유업 임원진의 변동 및 이사회 재구성 등 실질적인 내용들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임시 주총은 지난 7월 30일 "주식매매계약 종결에 준비 시간이 필요하다"는 사유로 연기돼 해당 주총에서 의결할 예정이던 3개 안건을 그대로 안건으로 상정, 진행했다.
앞서 10일 남양유업은 이달 27일 기준으로 주주명부 폐쇄 기간을 설정했다고 공시했다. 주주명부 폐쇄는 주총을 앞두고 일정 기간 주주명부 기재 사항 변경을 정지하는 것이다. 이는 총회 의결권 행사, 이익배당 및 기타 권리 행사 권한 확정을 위한 것이다.
내달 임시 주총은 10월 첫째주쯤 이사진 주총 소집 결의를 거쳐 주총 안건 등을 채택하면 약 2주 후경으로 예상되고 있다.
홍원식 회장은 남양유업 지분율 51.68%로 대주주다. 이외 아내 이운경 씨 0.89%, 홍원식 회장 동생 홍우식 서울광고기획 대표와 외식 사업가 홍명식 씨 각각 0.77%, 0.45%, 손자 홍승의 씨 0.06%를 보유, 오너 일가 지분만 53.85%다.
지난 5월 27일 한앤코와 홍원식 회장이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한 지분은 홍 회장 지분 51.68%를 포함, 오너 일가 지분 53.08%다.
최근엔 박윤배 서울인베스트 대표가 남양유업 대표로 내정됐다고 주장하면서 파문이 일기도 했다. 현재까지 홍 회장 측이 새 대표를 물색하는 움직임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월 초 불가리스 사태 물의에 대한 책임을 지고 대국민 사과에 나서며 홍원식 회장을 비롯한 이광범 대표 등이 퇴진을 공식화했다.
현재 남양유업 주가는 지난 5월 30만원대에서 홍원식 회장 퇴진 발표 후 남양유업 쇄신 기대감이 일면서 장중 80만원대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달 1일 지분 매각 결렬 후엔 다시 40만원대로 급락했다.
참석한 한 주주는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며 어두운 안색으로 주총장을 빠져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