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 중 비건은 동물 성분이나 동물 실험을 거친 음식 등은 먹지 않고 채식(과일·채소)만 하는 가장 엄격한 단계다.
이들을 위한 비건푸드 중 업계 연구·개발 등 투자, 출시가 가장 활발한 분야는 '대체육'이다. 대체육은 콩 등 곡물에서 식물성 단백질을 추출, 모양과 식감을 고기와 비슷하게 만든 식재료다.
17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국내 대체육 시장 규모는 약 200억원 수준이다. 글로벌 시장은 2019년 5조2500억원, 작년 6조1900억원으로 2023년 7조원대 성장이 예견되고 있다.
이런 성장은 채식 확대와도 맞물려 있다. 한국채식연합에 따르면 국내 채식 인구는 2008년 15만명에서 2020년 기준 250만명으로 크게 늘었다.
CJ제일제당은 이달 초 초편리·개인화·ESG 등 올 식문화 키워드 4개 중 하나로 푸드테크를 제시하고 대체육 기술을 발전시켜 라인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CJ제일제당은 지난 12월 비건 인증의 100% 식물성 '비비고 플랜테이블 만두'를 출시했다. 왕교자 오리지널·김치 2종이다. 고기 대신 대체육을 사용했다.
CJ제일제당은 "플랜테이블 만두는 대체육을 적용하고 통상 야채 만두소 질컹거림을 푸드테크 기술로 잡았다"며 "비건만을 위한 게 아니라 맛있는 채식을 위한 '식물성 식품'"이라고 강조했다. 이보다 앞서 지난해 10월 풀무원도 비건만두 '얇은피 꽉찬 세모만두 두부김치'를 내놨다.
국내 많은 기업들이 비건 사업을 확대해오고 있다. 롯데푸드는 자체 개발한 식물성 고기 '엔네이처 제로미트'(2019년)가 있다. 동원F&B는 2018년 12월 미국 비욘드미트와 국내 독점 공급 계약을 맺고 비욘드 버거·소시지 등을 선보여왔다.
신세계푸드는 2016년부터 대체육을 연구, 브랜드 '베러미트'를 론칭하고 작년 7월 첫 상품으로 돼지고기 대체육 햄 '콜드컷'을 선보였다. 신세계는 지난해 4월 대체육 치킨 너깃도 출시, 10만개가 완판되며 호응이 컸다. 수출용으로 '올반 미트프리 만두'도 생산한다. 농심은 지난해 대체육 제조기술을 간편식에 접목한 '베지가든'을 출시하기도 했다. 농심은 짜파게티를 출시한 1984년부터 콩고기 건더기를 넣어온 대체육 역사가 있다.
동원홈푸드는 재작년 샐러드 카페 '크리스피 프레시'를 론칭하기도 했다. SPC삼립은 샐러드 전문점 '피그인더가든'을 2017년 선보였다. 현재는 마켓컬리·쿠팡 등 샐러드 키트도 전년 대비 30% 이상 늘며 호응이 크다. 농심도 올해 4월 식물성 재료 음식으로 비건 레스토랑을 예정하고 있다.
풀무원(고단백 두부텐더, 다논 식물성요거트)과 오뚜기(그린가든 만두), 삼양식품(맛있는 비건라면), 롯데푸드(제로미트 베지 함박), 조인앤조인(비건 초코파이 예파이) 등 비건푸드는 대체육 이외 이를 적용한 만두나 함박스테이크, 식물성 참치부터 비건조미료, 비건소스, 비건김치와 비건우유, 비건마요, 비건와인까지 다양하다. 비건식빵, 심지어 비건마카롱 디저트까지 내놨다. 대부분 우유와 계란, 버터 등을 쓰지 않았다.
지난 9월 미국 기업 잇저스트와 협력한 SPC삼립 식물성 계란 '저스트 에그'도 일례다. 계란이나 유제품 사용 없이 녹두 단백질로 만든 대체 계란이다. SPC삼립은 종합 푸드 플랫폼 비전을 통해 저스트 에그 활용도 늘리면서 푸드테크 등 고부가가치 시장 창출에 적극 나선다고 밝히기도 했다.
마트·편의점 등 유통업계 자체 비건 브랜드도 있다. 롯데마트는 2020년 업계 처음 비건 인증을 받은 자체 브랜드(PB) '해빗 건강한 마요'를 선보였다. 계란 대신 기능성 대두를 사용한 비건마요다. 비건스낵류도 6개 품목, 비건 냉동식품류도 24개 품목을 운영하고 있다. 작년 말엔 비건존을 70개점으로 확대하기도 했다.
이마트 키친델리는 샐러드 전문 '스윗밸런스'와 협업해 지난달 간편식 PB '오늘채식'을 론칭, 확대해나간다. '참깨 치킨 샐러드' 3종을 취급한다.
홈플러스는 PB 베이커리 몽블랑제 비건식빵 '순식물성 식빵'을 판매하고 있다. 우유와 계란, 버터를 사용하지 않았다. 작년 10월 52개 주요 점포에 대체육 브랜드를 운영하면서 '비건존'을 조성, 론칭한 것이다.
편의점 CU는 삼각김밥, 유부초밥 등을 '채식주의 시리즈' 상품으로 판매하고 있다. 2019년부터 콩불고기 버거 등을 선보여온 세븐일레븐은 작년 말 자체 채식 전문 브랜드 '그레인 그레잇'을 론칭하고 제품 3종을 내놨다.
국내 대체육 등 전문 스타트업도 많다. 홈플러스·파리바게뜨·도미노피자·편의점 간편식 등과 협업해온 대체육 '언리미트'를 2018년 선보인 푸드테크 스타트업 '지구인컴퍼니'가 대표적이다. 이외 '양유', '위미트', '조인앤조인', '오픈소스랩', '바이오믹스테크', '베브리웨얼', 중소 '베지푸드', '비건 스프라우트' 등이 있다.
실제 국내는 콩고기·밀고기 등 대체육 제품은 스테이크·두루치기·진미채·스팸·너비아니·어묵·장조림·육포 등 여러 형태로 제조, 판매되고 있다.
국내 대체육 시장은 글로벌 대비 규모가 작지만 환경적 소비 관심 확대와 맞물려 식문화로 자리잡고 있다. 발전 가능성을 보고 여러 기업이 산업군을 확대하며 시장을 키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