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부터 중소·중견기업 지원...이번엔 '자가진단키트' 업체
삼성전자는 충남 천안 소재 자가진단키트 생산 업체 '젠바디'에 삼성전자 스마트공장 구축 전문가 19명을 급파해 지원 활동을 시작했다고 24일 밝혔다. 이에 따라 △설비당 작업 시간 단축을 통한 생산성 30% 향상 △생산라인 재배치와 재고 관리 시스템 도입 등을 통한 효율적 물류 관리 △젠바디 협력 회사의 금형·사출·인쇄 기술 지원 등을 실시할 예정이다.
또 젠바디의 신규 공장 조기 안정화도 지원할 예정이다. 건설 중인 공장이 4월말 가동되면 젠바디의 전체 자가진단키트 생산량은 현재 주당 300만개에서 600만개로 2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또 다른 자가진단키트 생산 업체인 '수젠텍'에도 제조 전문가를 파견해 물류·설비·공정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스마트공장 구축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전 지원 활동은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 국내 공급 확대를 위한 조치다. 일일 확진자가 연일 17만명대를 기록하는 등 상황이 악화된 가운데 방역정책도 바뀌면서
삼성전자는 지난 2015년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제조 환경 개선 사업인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 사업'을 시작했다. 2015년부터 2021년까지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 사업의 수혜를 입은 회사는 총 2819개사에 달한다.
2018년부터는 중소벤처기업부, 중소기업중앙회와 함께 삼성전자와의 거래 여부와 상관없이 지원이 필요한 모든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확대, 운영하고 있다. 제조 현장 혁신, 공장 운영 시스템, 제조 자동화 등의 분야에서 총 200여명의 사내 전문가를 선발해 각 기업별 상황에 맞게 노하우를 전수하는 방식이다.
단순히 생산성 향상과 현장 혁신 지원뿐만 아니라 △국내외 판로 개척 △전문 인력 양성 교육 △애로 기술 지원 △스마트365센터 운영을 통해 스마트공장 유지 관리와 고도화 등 해당 기업들의 지속 가능한 자생력 확보를 지원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공장 지원 사업은 전국 곳곳의 중소기업 대상으로 실시돼 지역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기여했다고 평가되고 있다"고 밝혔다.
◆'코시국' 구원투수 나선 삼성...이재용 '동행 비전' 반영
코로나19 창궐 후 지금까지 삼성전자는 위기 극복에 적극 대응해왔다. 코로나19의 급격한 확산으로 방역 물품 부족 현상이 빚어질 때마다 스마트공장을 통해 관련 물품 생산성을 비약적으로 끌어올리는 방식으로 협조하고 있다.
지난 2020년 2월 이른바 '마스크 대란'이 빚어졌을 때도 삼성전자는 마스크 제조 업체 4곳(E&W·에버그린·레스텍·화진산업)을 대상으로 삼성전자 제조 전문가 50명을 긴급 투입했다. 이들은 △금형 제작 지원 △신규 설비 세팅 △공정별 작업대와 이동 대차 제작 △필터 신규 공급처 연결 등 삼성전자의 노하우를 반영해 두 달 만에 생산 능력을 51% 끌어올리는 성과를 거뒀다.
2020년 5월부터는 해외 수요가 폭증한 코로나19 PCR 진단키트 제조 업체 대상으로 스마트공장 구축에 나섰다. 다품종 소량 생산 체제 특성상 갑자기 늘어난 글로벌 수요를 감당할 수 있는 생산 체제를 갖추지 못한 상황이었지만 삼성전자의 지원을 계기로 '솔젠트', '코젠바이오텍'은 주당 진단키트 생산성을 70% 이상 향상시키는 등 수출을 비약적으로 늘릴 수 있었다.
지원 대상 기업에는 주사기 생산 업체도 빠지지 않는다. 삼성전자는 2020년 말 백신 주사 잔량을 최소화할 수 있는 LDS(Low-Dead-Space) 주사기 생산 업체인 '풍림파마텍'에 스마트공장 구축 전문가 30명을 파견했다. 이후 통상 40일 정도가 소요되던 금형 제작을 단 4일만에 마치며 시제품 생산을 완료했고 1개월 만에 월 1000만대 이상 생산할 수 있는 대량 생산 체제 구축에 성공했다.
코로나19 상황 속 문제점 해소에 삼성전자가 발벗고 나선 데는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 철학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그동안 '사회와 함께 나눠야 한다'는 취지의 동행 비전을 강조해왔다. 스마트공장 지원을 통해 마스크부터 LDS 주사기까지 코로나19 관련 다양한 업체를 지원하는 데 적극 나서는, 일종의 사회 환원 전략인 셈이다.
실제로 LDS 주사기 대량 생산은 코로나19 상황의 전환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세계 각국에서 코로나19 백신 확보 전쟁이 확전하던 때 협상력을 높이는 '지렛대'로 급부상한 LDS 주사기의 생산량이 늘어나면서 우월한 위치를 얻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 부회장은 글로벌 제약사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 2000만명분을 확보하는 데도 협상의 징검다리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삼성전자는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의료 분야에서도 적극 나서고 있다. 2020년 코로나19 환자 급증으로 인한 병상 부족 해소를 위해 삼성인력개발원 영덕연수원과 삼성생명 전주연수원 등 회사 시설을 생활치료센터로 지원하고 삼성의료원 소속 전문 의료진을 파견한 것이 대표적이다.
또 코로나19 중증환자 전담치료병상 확보에 비상이 걸린 상황에서는 기존 병상에 추가해 삼성서울병원에 20개, 강북삼성병원에 7개의 중증환자 전담치료병상을 확대 운영했다. 삼성전자 측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의료진·자가격리자·확진자, 아동·청소년, 취약 계층 등을 위해 구호 물품과 성금 총 300억원을 전국재해구호협회에 기부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