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개발한 살얼음 생맥주는 카스 생맥주를 쓴다. 왜 카스 생맥주일까. 요즘 주류를 뛰어넘어 프랜차이즈업계 중 가장 핫한 역전할맥은 하이트진로 테라도 병맥주로는 판매한다.
7일 주류업계 등에 따르면 역전할머니맥주(역전할맥)는 코로나 타격을 모르는, 소위 요즘 가장 '잘 나가는' 생맥주 전문 프랜차이즈다.
역전할맥의 살얼음 생맥주는 수제맥주와 비등비등 인기로 코로나 사태도 뚫고 있다. 가성비 안주와 살얼음 생맥주, 그리고 원조 'OB베어 엘베강' 헤리티지가 MZ세대를 홀리고 있는 것이다.
살얼음 생맥주는 역전할맥이 국내 처음 개발한 것이다. 특히 저온 숙성한 생맥주는 맥주 잔뿐 아니라 맥주 안까지 살얼음이 낀 생맥주다. 공급장치 특허도 보유하고 있다.
이런 살얼음 생맥주와 함께 짜빠구리(8000원), 오징어입(7000원), 살얼음 파인애플(6000원) 등 가성비 안주도 인기 요인이다. 생맥주 '할맥' 가격은 500cc 3300원, 300cc 2200원이다. 지점별로 카스 캔 맥주를 파는 곳도 있다. 역전할맥은 하이트진로 테라 병맥주도 판매하고 있다.
무엇보다 생맥주로 카스 등 오비맥주를 쓰는 이유는 소종근 대표가 OB베어 엘베강 사장 김칠선 씨와 협의해 김 씨의 맥줏집 낸 사연과 노하우를 이어받아 노포를 프랜차이즈화한 데에 있다.
역전할머니맥주는 1982년부터 전북 익산역 전 노포 'OB베어 엘베강'이 원조다. 김칠선 씨가 잃어버린 딸을 찾으려고 역 앞에 낸 가게가 바로 OB베어 엘베강이다.
이런 스토리도 MZ세대 뉴트로 코드와 맞아떨어지면서 역전할맥을 번창하게 만든 요인이 됐다.
역전할맥은 코로나에도 450개점을 더 출점하며 독주 중이다. 750호점을 넘어 800호점 돌파를 앞둘 정도다. 실적도 급성장했다. 창업 다음해인 2017년 매출 14억원, 영업익 6억원에서 2019년 매출 330억원, 영업익 130억원으로 뛰었다. 모두가 어려웠던 2020년 코로나 시기에도 외려 매출은 607억원, 영업익은 212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83.9%, 63% 늘었다.
오비맥주는 역전할맥과 계약 관계는 없다. 역전할맥처럼 카스 등 특정 맥주 브랜드를 각별한 애정으로 대표 주류로 내세워 판매하는 맥줏집은 많아도 코로나에도 선전하는 곳은 많지 않다. 유흥 시장에서 직격타를 입고 있는 주류업계가 역전할맥을 긍정적으로 보는 이유다.
코로나 전 주류업계 생맥주 시장 비중은 전체 맥주 시장 약 15~16%선이다. 코로나로 생맥주 비중은 더 내려갔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카스 생맥주 매출 비중은 오비맥주 전체 맥주 10%도 채 되지 않는다. 코로나19로 유흥·외식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 맥주펍 소비 위축으로 생맥주 매출은 코로나 전 대비 절반 가량 줄어든 것으로 추정한다.
하이트진로도 테라를 출시하던 해에 생맥주도 내놓으며 적극적으로 유흥시장 공략에 나서왔다. 하지만 코로나로 오비맥주처럼 생맥주 시장이 녹록지 않긴 마찬가지다.
테라 생맥주 출시 당시 일각에서는 생맥주 시장 안착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측도 내놨다. 생맥주는 매장마다 통상 1~2년 단위로 생맥주 브랜드별로 계약을 체결하면서다. 다른 브랜드로 갈아타려면 매장마다 이 기간이 걸린다고 봐야 한다.
계약도 계약이지만 무엇보다 역전할맥이 카스를 좋아해준 것처럼 40년 동안 아껴준 스몰비어가 없다는 점도 이유인 것으로 보인다. 브랜드 역사만큼이나 팬덤도 깊고 오래됐다.
관련 업계 한 관계자는 "역전할맥이 지역별로 MZ세대 대세 스몰비어로 자리잡은 만큼 하이트진로 테라 병맥주라도 매장에 넣으려고 일선 영업 현장에서는 치열한 로비전이 펼쳐졌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28년 브랜드 역사의 오비맥주 주력 카스는 역전할머니맥주 덕분에 요즘 MZ세대와도 친해지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