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내일부터 출근길 지하철 탑승 시위를 재개한다고 밝혔다. 이유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내놓은 장애인 정책이 미흡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장애인의 날인 20일 전장연은 "인수위에서 브리핑한 장애인 정책은 장애인 차별을 철폐하기는커녕, 21년째 외치고 있는 장애인들의 기본적인 시민권을 보장하기에 너무나 동떨어지고 추상적인 검토에 불과했다"라고 했다.
이어 "오는 21일 오전 7시부터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2호선 시청역, 5호선 광화문역 세 군데에서 동시에 '출근길 지하철을 탑니다'를 진행하려고 한다"라고 알렸다.
전장연은 "인수위는 전장연에서 제시한 2023년에 반영돼야 할 장애인 권리예산과 관련해서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 않았다"라며 "이번 브리핑이 전장연의 제안을 검토한 결과라면 더는 소통을 통한 장애인들의 시민권 보장이 의미를 지니기 어려울 것이라는 심각한 문제의식을 느꼈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인수위는 지난 19일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강화하기 위해 교통약자가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는 장애물 없는 교통환경(Barrier Free)을 확대해 나간다는 취지의 ‘장애와 비장애와의 경계 없는 사회 구현을 위한 장애인 정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전장연은 보건복지분야에서는 '장애인 개인 예산제'보다 '장애인 권리 예산제'가 더 시급하고 탈시설 예산이 언급되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이동권 분야에서는 휠체어 탑승이 가능한 고속·시외버스 도입 등 명확한 계획이 제시되지 않았고 마을버스 및 시외 저상버스 확대에 대한 언급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 장애인 콜택시 광역이동 보장 등을 위한 국비 지원 근거 마련에 대한 입장도 밝히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이 밖에도 권리 중심 중증장애인 맞춤형 공공일자리 기준과 장애인 평생교육법 제정 및 중앙정부 예산 지원 등에 대한 답변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전장연은 “죽을지언정 장애인의 권리가 잊히지 않게 하겠다”라며 “21년 동안 외치고 기다려도 기본적인 장애인의 시민권도 보장되지 않는 비장애인만의 문명사회는 장애인에겐 비문명 사회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전장연은 지난달 30일부터 출근길 지하철 시위를 중단하고 경복궁역에서 삭발 결의식을 매일 진행해 왔다. 그러나 인수위의 대책 미흡이라는 판단 하에 출근길 지하철 시위를 재개하기로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