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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ESG 평가 기준 모호" 우크라이나-테슬라發 후폭풍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문은주 기자
2022-05-25 18:44:43

ESG 핵심 '탄소중립' 주도해온 EU...에너지 안보 위기 직면

머스크 "ESG는 사기"...다양한 ESG 평가 기준 두고 설왕설래

[이코노믹데일리]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지표 관련 다양한 평가 기준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 평가 기관에 따라 다른 점수를 주고 있는 만큼 투자자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는 그동안의 논쟁이 수면 위로 올라온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4일(현지시간) 보도를 통해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ESG 투자자들 사이에 새로운 긴장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럽연합(EU)의 에너지 안보 위기가 고조되면서 ESG 기준의 재정립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EU는 글로벌 탄소 중립 기준을 주도해왔다.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실현한다는 목표를 골자로 탄소감축 입법안을 만들고 이산화탄소를 저감하는 기업 등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다른 국가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런 목표는 웬만한 기업이 추구하는 ESG 정책 중 'E' 항목의 실천 기준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가 유럽에 대한 에너지 공급을 차단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으면서 EU의 기후변화 대응에 변화가 생기는 게 아니냐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에너지 주권을 확보하기 위해 기존 탄소 저감 정책을 유지하는 대신 저감 기준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선회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어서다. 

여기다 S&P와 테슬라 간 설전이 불을 지폈다. 최근 S&P는 자체 평가하고 있는 S&P500 ESG 지수에서 테슬라를 제외했다. 경쟁 기업 대비 ESG 점수 상승폭이 적은 데다 흑인 노동자에 대한 인종 차별 등을 문제로 봤다는 것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트위터를 통해 "ESG는 스캠(신용 사기)이다"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투자전문지 배런스는 "(테슬라 사태에서 보듯) ESG는 혼동을 일으키거나 '그린워싱' 딱지를 붙인 마케팅 슬로건으로 전락할 위험이 있다"라며 "E, S, G 카테고리 각각에 사용되는 메트릭에 대한 공통 정의가 필요하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ESG 경영이 관심을 끌면서 평가 기준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평가 기관별로 다양한 기준을 채택하다 보니 기업 입장에서는 준비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관마다 요구하는 기준이 다르다 보니 대응이 어려운 게 사실이다"라면서 "다른 기업이 받은 점수를 참고하면서 기존에 해왔던 작업들을 발전시키는 수준이다"라고 말했다.  

다만 평가 기관마다 동일한 지표로 평가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ESG 평가 자체가 이미 공개된 자료를 바탕으로 이뤄지는 만큼 많은 기관이 같은 기준으로 평가하는 작업은 불필요하다는 것이다. 오히려 각 평가 기관이 보유한 가치와 철학을 바탕으로 다양한 평가를 내리는 것이 경영을 고도화하는 데 더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선경 한국ESG연구소 센터장은 "ESG 평가 결과를 ESG 경영 그 자체로 보고 '점수만 잘 받으면 된다'라는 생각을 갖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라며 "평가 결과를 보고 우리 기업이 어떤 위치에 속하는지, 어떤 점을 개선하면 좋을지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개선해나가는 지표 중 하나로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지적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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