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차세대 원전 소형모듈원자로(SMR)에 대한 투자가 본격화되고, 해외 원전 수주 가능성 소식이 들리는 등 전 정부의 이른바 '탈원전' 정책으로 고사 위기에 처했던 원전 산업이 부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는 원전 관련 기업들이 반사이익을 누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원전 사업 부활에 따른 대표적인 수혜 기업은 두산에너빌리티, GS에너지, 삼성물산, 현대건설 등이 꼽히고 있다.
원자력설비 산업을 영위하고 있는 두산에너빌리티는 사실상 국내 원자력 발전설비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상태다. 또 SMR 관련 투자에서도 한 발 앞서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 2019년 국내 투자사들과 함께 글로벌 SMR 시장 선두주자인 미국 뉴스케일파워에 1억380만 달러의 지분을 투자하며 수조원 규모의 기자재 공급권을 확보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뉴스케일파워의 원자로 모듈에 대한 제작성 검토 연구를 2021년 완료했다. 현재 주기기 제작을 준비하고 있다. 2022년 원자로 모듈의 주단소재 제작에 이어 2023년까지 주요 기자재 제작에 착수할 예정이다.
원전 해체 기술 개발도 국내에선 두산에너빌리티가 가장 앞서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사용후핵연료 운반·저장용기 설계 기술을 국산화해 초도 사업을 수주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미국 NAC의 기술이전을 통해 2017년 국내 원자력안전법에 적합한 한국형 건식 저장 시스템을 개발했다.
윤 정부가 원전 수출을 강조하고 있는 것도 두산에너빌리티에게 긍정적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한수원 등과 함께 체코 신규 원전 사업 수주에 나선 상태다.
한수원은 지난 3월 체코전력공사로부터 입찰 안내서를 받았고 오는 11월 말까지 입찰서를 낼 계획이다.
아울러 최근 40여 년 전 공사가 중단된 필리핀 바탄 원자력 발전소 재개 사업을 한국이 수주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두산에너빌리티를 비롯한 한국 원전 기업에게 기회가 확대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윤석열 정부가 SMR과 원전해체 연구개발 사업에 총 7400억 원에 달하는 투자를 집행하기로 했다"며 "관련 기술을 모두 확보하고 있는 두산에너빌리티가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GS에너지와 삼성물산, 현대건설도 또 다른 수혜 기업으로 거론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 GS에너지, 삼성물산은 지난달 뉴스케일파워와 전 세계에 SMR 발전소를 건설하고 운영하는 사업개발을 공동으로 추진한다는 내용의 협약을 맺었다. 국내 i-SMR 개발이 본격화되면 사업 기회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대형원전 건설 경험이 있는 현대건설도 웨스팅하우스, 홀텍사 등과 협업을 강화해 SMR 개발 및 원전 해체 등 원자력 전 분야에 걸쳐 대응체계를 구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