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르노코리아자동차와 쌍용자동차, 한국지엠 등 이른바 '르쌍쉐'로 불리는 국내 완성차 업체 3사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르노코리아와 쌍용차의 하반기 전망은 맑은 반면 한국지엠에는 먹구름이 드리웠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르노코리아의 소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XM3가 유럽 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으면서 지난 4월 국내 수출 1위로 등극했다. XM3가 현대자동차·기아 차종을 제치고 최다 수출 차종에 이름을 올린 것은 차량 출시 이후 처음이다.
XM3의 수출 실적 증가는 하이브리드 모델이 이끌었다. 4월 수출된 XM3 1만6267대 가운데 하이브리드는 1만1939대로 전체의 73%를 차지하며 친환경차 부문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르노코리아는 이 기세를 이어가기 위해 올 하반기(7~12월) XM3 하이브리드 모델을 국내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다. 하이브리드 차량은 친환경 시대를 맞아 휘발유·경유차 인기가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전기차로 갈아타기에는 아직 시기상조라 여기는 국내 소비자들이 몰리면서 판매량이 늘고 있다.
르노코리아 관계자는 "XM3가 르노코리아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며 "하반기 XM3 하이브리드 모델 출시를 계기로 국내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과시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재매각을 앞두고 있는 쌍용자동차는 '토레스' 출시를 계기로 부활의 기지개를 펴고 있다. 업계에서는 쌍용차가 토레스 출시와 '인수 성공'을 계기로 과거 SUV 명가의 자존심 되찾을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출발은 산뜻하다. 쌍용차는 지난 13일 사전계약에 들어간 토레스의 첫날 사전계약 대수가 1만2000대를 넘어섰다고 15일 밝혔다. 쌍용차가 출시한 신차 사전계약 물량 기록 가운데 역대 최고치다.
토레스는 쌍용차의 전설적인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무쏘의 후속작으로 티저 이미지 공개 당시부터 네티즌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은 바 있다.
쌍용차 관계자는 "기존 SUV들과 차별화해 정통 SUV 스타일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레트로(Retro) 감성을 더한 것이 소비자들의 시선을 끌면서 쌍용차 브랜드 역시 최대 실적을 기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쌍용차는 토레스가 시장의 뜨거운 관심을 받으면서 재매각 작업이 진행 중인 회사의 경영 정상화를 견인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재매각 작업은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재계 71위 KG그룹이 쌍용차를 인수할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쌍방울그룹이 도전장을 던진 상황이다. 쌍용차는 다음달 초 최종 인수 예정자와 본계약을 체결하고 8월 말 관계인 집회를 열어 회생 계획안에 대한 채권단 동의를 받을 계획이다.
한국지엠의 상황은 좋지 못하다. 내수 판매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지엠은 지난 5월 내수 2768대 판매를 기록했다.
내수 시장에서는 쉐보레 스파크와 트레일블레이저가 각각 1247대, 876대가 판매됐지만 지난해 같은 달보다는 24.3%, 34.5%씩 감소 추세를 보였다. 말리부는 57대 판매돼 75.8% 감소했으며 트랙스도 107대로 69.5%의 감소세를 기록했다.
내수 판매의 부진은 공장 가동 중단으로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한국지엠은 말리부와 트랙스 판매 부진으로 인천 부평2공장에서 올해 11월까지만 차량을 생산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부평2공장의 근무조는 2교대에서 1교대로 전환되며 일부 인력은 부평1공장과 창원공장으로 배치된다.
업계 관계자는 "르쌍쉐가 살아나 현대차·기아의 독주를 견제해야 한국 자동차 산업에 미래가 있다"며 "한국지엠이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부활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