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유럽연합(EU)이 6일(현지시간) EU택소노미 (Taxonomy·녹색분류체계)에 원자력 발전과 천연가스를 포함시키기로 최종 결정했다.
이로써 윤석열 정부의 이른바 '탈탈원전' 정책이 힘을 받을 전망이다. 원전·천연가스가 포함된 EU택소노미는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된다.
유럽의회 의원들은 이날 프랑스 동부 스트라스부르에 모여 원자력 발전과 천연가스를 택소노미에 포함하자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의 안을 328표 대 278표로 통과시켰다.
택소노미는 '녹색금융'으로 불리며 온실가스 감축과 탄소 중립을 실현하는 데 필요한 경제 활동을 각국 사정에 맞춰 분류한 목록이다. 이 목록에 포함돼야 친환경 관련 투자를 받을 수 있다.
그동안 유럽에선 원전을 '친환경 에너지'로 인정할지를 두고 각국 간에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왔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원전 안전과 가스 의존에 대한 문제가 부각되면서 원전과 가스를 '지속가능한 에너지원'으로 보면 안 된다는 기류가 조성됐지만 EU집행위의 초안을 뒤집지 못했다.
이번 표결 결과를 긴장하며 지켜본 한국 원전 업계는 한숨을 돌렸다. 윤석열 대통령이 '탈탈원전'을 선언하며 전 정부에서 소외받았던 원전 산업 부활을 위해 아낌없는 지원을 쏟고 있지만 EU택소노미에서 원전이 배제됐을 경우 '원전 부활'의 명분이 약해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윤 정부는 '탈탈원전' 정책을 더욱 힘 있게 밀어붙일 명분을 갖게 됐다. 앞서 문재인 정부에선 작년 말 원전을 제외하고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와 액화천연가스(LNG)를 넣은 K택소노미를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며 탄소 중립에 원전을 적극 활용하는 방향으로 전환됐고, 환경부도 다음달까지 원전이 친환경 산업으로 분류되도록 K택소노미를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EU택소노미에 원전이 최종 포함되며 K택소노미에도 원전 포함 여부가 확실해진 상황이다.
원전 업계 관계자는 "EU택소노미 투표 결과를 환영한다"며 "윤 정부의 '탈탈원전' 정책과 함께 체코와 폴란드에서 진행 중인 원전 수출 성과가 빠르게 나타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