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연결 기준으로 각각 77조 2000억원, 영업이익 14조 1000억원을 기록했다고 28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1.25%, 영업이익은 12.18% 증가한 규모다. 매출 기준으로 최고치를 경신했던 지난 1분기(77조 7800억원)보다는 줄었으나 역대 두 번째 실적을 기록했다. 2분기 기준으로도 가장 좋은 실적이다.
◆반도체 '효자'...반도체 영업이익, 전체의 70% 차지
악재 속에서도 선방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는 반도체(DS) 부문과 네트워크 부문의 실적 향상이 꼽힌다. DS 부문의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8조 5000억원, 9조 9800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영업이익의 70%에 달한다. 선제적인 시장 예측을 바탕으로 견조한 서버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시스템 반도체 공급을 확대한 전략 등이 호실적을 견인했다.
시스템 반도체의 영업이익은 직전 분기 대비 61% 증가했다. 대량판매 단일칩 집적회로(SoC)와 디스플레이 구동칩(DDI) 판매가 늘고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첨단 공정 수율이 정상궤도에 진입한 데 영향을 받았다. 세계 최초 3나노 GAA 공정 양산과 2억 화소 이미지 센서 공급을 통한 기술 경쟁력도 한층 강화했다.
SDC(디스플레이)의 2분기 매출은 7조 7100억원, 영업이익은 1조 600억원을 기록했다. 스마트폰 비수기 속에서도 주요 플래그십 모델 수요가 지속되면서 중소형 패널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최대치를 달성했다.
세트 사업(DX) 부문도 양호한 프리미엄 스마트폰 판매와 에어컨 등 계절 가전 판매 호조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다. DX 부문의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44조 4600억원, 3조 200억원을 기록했다. 부품 공급 상황이 개선되고 갤럭시 S22와 갤럭시 탭 S8 시리즈 등 프리미엄 신모델 판매가 증가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증가했다.
네트워크는 수주된 사업을 안정적으로 진행하면서 전분기 대비 매출이 소폭 성장했다. 미국 디시 네트워크의 대규모 5G 통신장비 공급사로 선정되는 등 수주 활동도 지속적으로 이뤄졌다. 영상디스플레이는 글로벌 TV 수요 둔화에 따른 매출 감소와 판매 비용 증가 등으로 이익이 감소했다. 생활가전 부문의 이익은 감소했으나 비스포크 글로벌 확산과 에어컨 성수기 진입으로 지난 분기에 이어 최대 분기 매출을 달성했다.
◆"3분기 D램 가격 하락 전망"...3분기 호실적 '글쎄'
삼성전자는 여러 악재 속에서도 반도체 부문 호조와 달러 강세 등 환율 효과에 힘입어 2분기에 비교적 선방한 실적을 올렸다. 다만 3분기까지 이런 호재가 이어질지 여부는 확신할 수 없다. 실제로 지난해 3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3개 분기 연속 사상 최고 매출을 기록한 것과 달리 이번 분기에는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도체 부문의 의존도가 높은 만큼 하반기 반도체 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것도 부정적인 전망에 무게를 싣게 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분기 D램 평균 계약가는 전년 동기 대비 10.6%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분기별 D램 가격이 하락한 것은 2년 만에 처음이다.
트렌드포스는 3분기 D램 가격이 전년 동기 대비 21% 떨어질 것으로도 내다봤다. D램은 자동차와 스마트폰, PC 등에 두루 사용되는 반도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기업들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삼성전자도 이런 상황을 염두에 두고 하반기 투자를 강화한다는 입장이다. 일단 DS 부문에서는 고부가·고용량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운영할 계획이다. DX 부문에서는 프리미엄 라인업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스마트싱스(SmartThings) 사용자 기반 멀티 디바이스 경험 확대를 본격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파운드리는 GAA 2세대 공정 개발에 집중하는 등 기술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방침이다. 또 신규 글로벌 고객사 확대를 통해 시장 대비 초과 성장을 추진할 예정이다.
MX 부문에서는 글로벌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차별화된 소비자 경험을 통해 갤럭시 노트 이상의 판매를 창출해 폴더블폰을 본격적으로 대중화할 방침이다. 또 웨어러블 신제품을 성공적으로 출시해 갤럭시 생태계를 확대하고 전반적인 운영 효율화도 강화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