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1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개막한 유럽 최대 가전 박람회 'IFA 2022'의 화두는 '연결성'이다. 글로벌 가전업계에서 쌍두마차로 통하는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여기에 주목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날 IFA 2022 개막을 앞두고 현지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본격적인 스마트홈 시대 개막을 알렸다.
한종희 삼성전자 DX(디바이스경험)부문 부회장은 '스마트싱스 대중화 원년'을 선포했다. 스마트싱스는 삼성전자의 스마트홈 플랫폼이다.
한 부회장은 "스마트싱스 개념이 단순한 사물인터넷(IoT) 플랫폼이 아닌 통합된 연결 경험으로 확장된다"라며 "타사 기기와 서비스까지 연동해 풍부한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전자는 한 발 더 나아가 스마트홈 플랫폼 'LG 씽큐'로 가전제품 기능을 추가할 수 있는 'LG 업(UP)가전'으로 차별화를 꾀했다.
류재철 LG전자 H&A(홈앤어플라이언스)사업본부 부사장은 "단순 연결·제어만으로는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연결성을 기본으로 하되 앞으로 나오는 제품은 모두 업가전으로 전략을 잡았다"라고 밝혔다.
스마트홈은 가전제품을 인터넷에 연결해 서로 연동하고 원격 제어까지 가능한 가정 자동화 시스템이다. 산업 현장에서 스마트팩토리를 도입해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것처럼 가정에서는 스마트홈을 구축해 편의성을 높일 수 있다.
가전은 점점 인간의 노동을 덜어주는 방향으로 진화했다. 세탁기를 예로 들면, 초창기 모델은 옷에 물과 세제를 붓고 손으로 문지르는 일만 대신 수행했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탈수 기능이 통합되고 의류별 맞춤 코스나 삶음, 건조 기능까지 갖췄다.
스마트홈 시대로 넘어오면 세탁기는 사용자의 생활 리듬에 따라 움직인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작동 규칙을 설정해 두면 그에 맞춰 알아서 빨래를 하고 건조까지 마친다. 사용자가 할 일은 빨랫감을 넣고 빼서 개는 것뿐이다.
다른 가전과 연동하면 가전은 더 복잡한 규칙을 이해하고 동작한다. 주방 인덕션이 켜지면 에어컨이 함께 작동해 조리 과정에서 더워진 공기를 식혀 주고 환기 후드를 작동하는 식이다.
주차장 차단기, 거실 월패드, 실내 조명 등으로 연동 범위가 넓어지면 작동 가능한 경우의 수는 무한대로 늘어난다.
여기서 가전업계의 고민이 생겼다. 제조사가 달라도 서로 연동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한 부회장도 이날 "삼성전자를 포함한 수많은 기업이 경쟁적으로 IoT 플랫폼을 내놨지만 아직 많은 소비자가 다양한 기기를 연결해 사용하는 데 제약을 느끼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결성 강화에 대한 해결책을 찾기 위해 지난 1월 섬성전자 주도로 HCA(홈 커넥티비티 얼라이언스)가 출범했다. LG전자도 지난달 HCA에 의장사로 합류했다. HCA 회원으로 가입한 13개사는 이번 IFA 2022에서 다른 브랜드 간 연동 기능을 시연한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당분간 스마트홈 기능을 강화하는 전략을 추진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내년 말까지 거의 모든 생활가전에 와이파이(무선망)를 탑재한다. LG전자는 모든 신제품을 업가전으로 출시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업계 관계자는 "IFA 2022는 본격적인 스마트홈 시대 개막을 알리는 신호탄"이라며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경쟁·협력을 병행하며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